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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안재홍 “‘임금님의 사건수첩’, 최선을 다 하면서 치열하게 임했던 작품”

기사 등록 2017-04-2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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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오서린 기자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스틸 컷 중 윤이서(안재홍)가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고 집중하는 사진이 있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안재홍과 100%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인터뷰 내내 신중한 태도를 취했으며 가벼운 질문에도 고심 끝에 최선의 대답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면모가 엿보였다. 배우 안재홍은 진중한 사람이었다.

“처음엔 영화 출연 결정을 망설였어요. 당시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지만 이렇게 많은 자본이 들어간 큰 역할은 처음이었거든요. 제 몫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되고 대중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컸어요. 그럼에도 출연 결정을 하게 된 건 작품이 재밌을 것 같았어요. 거의 모든 장면에 함께 나오는 이선균 선배님과의 호흡도 기대됐어요. 평소에 워낙 좋아하는 연기자 선배님이기도 했고 배우로서 팬이기도 하고요.”

안재홍은 이선균과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안재홍은 작품 속 제자들 중 한명이었으며 이선균은 주연배우로 출연, 이때부터 인연을 이어갔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촬영 당시에는 이선균 선배님과 막역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친근하게 느끼고 있었어요. 그리고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먼저 캐스팅이 되셨고 같이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입장에선 얼마나 좋았겠어요? 하지만 처음 선배님과 호흡을 맞춰보니 서로 리듬이 안 맞더라고요. 처음부터 잘 맞을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선균 선배님께서 절 많이 이끌어 주셨어요.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요. 그리고 이선균 선배님께서 저를 편하게 해주셔서 저도 진심으로 좋았어요. 이 작품에서 예종(이선균)과 윤이서가 호흡이나 ‘케미’가 보기 좋았다고 해주시는 게 선배님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녹아들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재밌는 대사나 호흡으로 재미를 유발하는 것도 있지만 서로에게 집중하면서 나오는 앙상블이 잘 담긴 걸로 보여요.”

이선균의 리더십 덕택이었는지 극중 예종과 윤이서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예종은 논어보다 해부학, 궁궐보다 사건 현장을 더 관심 있어 하며 민심을 뒤흔든 소문의 실체에 접근해가며 윤이서는 천재적 기억력으로 예종의 옆에서 사관의 본분을 다한다.

“여러 장면 중에 예종이 윤이서한테 발길질 할 때 피하는 것도 계산된 동선은 아니에요. 저도 모르게 도망가는 건데 그런 것들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만약 상대 배역에서 5를 주는데 저는 7로 받으면 안 맞는 거잖아요. 이선균 선배님하고도 사극이라는 것에 가치를 두지 말고 상황에 집중하자고 얘기했었어요. 이런 것들에서 나오는 것들이 극의 재미를 유발한 것 같아요.”

▲ 사진=오서린 기자

윤이서와 안재홍의 닮은 점은 무엇일까. 영화 인터뷰 중 가장 가벼운 질문임에도 안재홍은 몇 분간 골똘히 생각했다. 이는 ‘응답하라 1988’의 김정봉을 연상케 했고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기억을 되짚는 윤이서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어떤 부분이 저랑 완전하게 비슷하다고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제가 어리바리할 때도 있고 극 말미 이서가 성장한 모습처럼 듬직한 면모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배신한다거나 뒤통수를 치는 일은 잘 없거든요. 그런 면은 비슷한 것 같아요.”

영화 ‘족구왕’에서는 족구를 위해 한 몸 받치는 복학생 만섭으로 분하더니 ‘응답하라 1988’에서는 공부 빼고 뭐든지 열심히 하며 미옥과 은근한 로맨스를 뽐냈다. 이후 ‘조작된 도시’ ‘널 기다리며’ ‘위대한 소원’ ‘굿바이 싱글’ 등 크고 작은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다채로운 면모를 발산했다. 안재홍은 최근 촬영을 마친 ‘소공녀’에서는 가난하지만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이솜씨와 연인관계로 나와요.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밝은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죠.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는 설정을 하거나 계획하지는 않았어요.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져서 다양한 작품을 많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 사진=오서린 기자

인터뷰 초장부터 신중함을 유지하던 안재홍은 말미까지 한결같은 면모를 내비쳤다. 안재홍 스스로에게 ‘임금님의 사건수첩’이 어떠한 작품이 될 것 같은가의 질문에도 동일한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지나 봐야 알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즐겁고 최선을 다 하면서 치열하게 임했던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소중하게 남아있죠. 영화가 대중들에게 많이 사랑받았으면 하는 솔직한 마음은 있어요. 어렵지 않고 유쾌한 작품이니까요.”

김지영기자 b33151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