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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고소영 “‘완벽한 아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본 작품”

기사 등록 2017-05-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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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킹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배우 고소영이 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김정민)로 10년만의 복귀를 알렸다. 작품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 대중들은 고소영의 컴백으로 많은 관심을 보였으나 기대에 미치치 못한 아쉬운 성적을 거두게 됐다. 제작 초기 고소영이 맡은 억척 아줌마 심재복의 성장기를 그리겠다고 밝혔으나 극의 전개가 진행될수록 일명 ‘산을 타는’ 내용으로 흘러갔기 때문. 세달 여간 심재복으로 분한 고소영의 심정은 어땠을까. 최근 서울 강남 압구정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나 그의 진심을 들을 수 있었다.

“심재복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도 어떻게 보면 뻔하지만 신선했기 때문에 결정을 했던 거였어요. 평범한 아줌마가 엄청난 일을 겪으면서 ‘줌마파워’로 꿋꿋하게 헤쳐 나가고, 굴하지 않는 그런 태도가 마음에 들었죠. 억척스럽다는 것이 나쁜 표현이 아니고 당당한 자세가 좋았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주체성이 없고 개연성이 떨어지면서 스스로도 혼란스러웠어요. 이은희라는 캐릭터는 바르게 크지 못한 성장 과정과 그렇게 행동했어야하는 목적의식이 있지만 심재복은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주체성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주인공이지만 그저 사건이 일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인물처럼 그려졌어요. 안타까웠죠.”

그동안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던 고소영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편안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그는 그동안 다른 이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공주 이미지가 싫었다“고 고백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 편안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었던 것은 해소가 된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 오랜만에 컴백해서 럭셔리하게 나오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사실 남편 장동건 씨도 처음엔 ‘이걸 왜 하고 싶냐’고 했었어요. 저는 한쪽 이미지로만 보여 지는 것이 싫었어요. ‘10년만의 복귀‘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싶었고 배우들하고 어려움 없이 현장에서도 호흡 잘 맞았어요. 사탕 한 쪽이 있으면 나눠먹을 정도로 좋았죠.”

작품에 본격적으로 임하기 전과 막을 내린 후, 생각했던 것이 달랐음에도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덕분에 앞으로의 가능성을 봤다.

“첫 스타트를 끊었다는 것에 홀가분함이 있고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봤어요. 온갖 장르의 연기를 다 한 것 같아요. 공포, 스릴러, 코믹, 생활밀착 하루에도 몇 번씩 울었다 웃었다하는 게 많았어요. 사실 좀 혼란스러웠지만 이젠 어떤 작품을 해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 사진=킹 엔터테인먼트 제공

촬영에 임하면서 들었던 생각, 현재의 심정까지도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 그를 바라보니 가족들의 반응도 함께 궁금해졌다. 조심스레 물어보니 역시나 고소영답게, 여느 일상처럼 전했다.

“같은 배우니까, 캐릭터가 잘 풀어지지 않을 때 제가 스트레스 받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그래서 응원은 많이 해줬고요. 완전 제 편이니까 같이 짜증도 내고, 한숨도 쉬더라고요. 때로는 대본 보면서 저보다 화를 내길레 그럴 거면 보지 말라고 너스레 떨었기도 했었어요. 드라마 들어가기 전,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던 것 같아요. 더 아줌마처럼 입어야하지 않냐고 잔소리도 하고 메이크업도 뭐라고 하고요. 나중에 재복이의 씩씩한 캐릭터가 없어지니까 누구보다 안타까워했어요.”

‘완벽한 아내’로 복귀 첫 스타트를 끊은 고소영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많은 여자 배우들이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말하지만, 고소영은 지금까지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왔듯이 앞으로도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며 대중들에게 보다 더 편안한 이미지를 각인시킬 듯 했다.

“작품 계속 찾아보고 있어요. 예전엔 대본을 그냥 받아봤다면 요즘에는 직접 발품을 팔고 PD, 작가님을 만나서 자기 어필을 해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좋은 작품이 있으면 그렇게 할 생각이고요. 그리고 제 바람은 드라마 영화 상관없이 너무 오래 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작품의 흥망성쇠는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작품의 출연 여부에 대해 결정하는 것 보다 그 캐릭터가 나타낼 수 있는 가짓수에 대해 연구를 심도 있게 하고 싶어요. 배역이 보다 더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게 오랫동안 준비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배우로서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거든요.”

김지영기자 b33151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