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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쌈 마이웨이’ 이엘리야, 청춘에게 건넨 따뜻한 한 마디

기사 등록 2017-07-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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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오서린 기자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비주얼부터 연기력, 화제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드라마 속 대사인 “니네 혜란이”로 ‘느그란’이란 애칭까지 만들어지기도 했다. 배우 이엘리야는 최근 종영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김동휘)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강렬하게 인식시켰다.

이엘리야는 극중 유명한 앵커로 부와 명성, 외모까지 모두 갖춘 재벌 이혼녀 박혜란 역을 맡았다.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을 지녔고, 솔직한 성격과 쎈 고집, 직설적인 화법을 가진 인물. 대학시절 고동만(박서준 분)의 첫사랑이자 최애라(김지원 분)의 라이벌 구도를 그렸다.

이엘리야는 등장만으로 극의 재미를 가속화시켰다. 얄미운 ‘전 여자친구’의 모습들을 실감나게 그려내면서 극의 몰입을 높였다. 실제 아나운서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연기력 또한 그를 빛나게 했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북카페’에서 이엘리야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혜란이란 역할이 이에일리야 본 모습인 듯 했다. 그만큼 안정적인 연기력과 활약은 ‘이엘리야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낼 정도였던 것. 하지만 실제로 만난 이엘리야는 드라마 속 비춰진 혜란의 모습과 정반대였다.

“실제 혜란이 성격은 아니에요. 밝은 사람이죠. 자존감은 상대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비교하거나 그런 편은 아니죠. 저에게 집중하는 편이에요. 기준점도 저에게 있고요. 스스로에게 엄했는데 관대해지려고 해요. 자존감이 높은 혜란이를 보면서 되게 멋있는 여성상이라고 생각했어요.”

▲ 사진=오서린 기자
이엘리야는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지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단발머리로 방송직후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도회적인 패션 스타일도 캐릭터의 몰입을 더했다. 또 완벽한 발음, 억양, 톤 등은 ‘아나운서 박혜란’을 자신의 것으로 완성시켰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에는 이엘리야의 ‘노력’이 원천이 됐다.

“제가 드라마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합류했어요. 학원을 다니면서 급속도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죠. 사촌언니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언니 덕에 빠르게 이해하고 습득했어요. 하지만 흉내는 흉내 내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목소리가 중저음이라 저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데 노력했어요. 녹음하고 들으면서 연습했는데,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3년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빠스껫 볼’로 데뷔한 이엘리야는 줄곧 긴 머리를 고수했다. 하지만 ‘쌈 마이웨이’에서는 데뷔 후 첫 단발머리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의 변신은 곧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감독님께서 ‘변신해보는 게 어떨까’ 권유하셨어요. 생각해보니 혜란이 캐릭터에는 단발머리가 어울리는 것 같더라고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과감하게 잘랐어요. 주변에서도 ‘자른 게 낫다’라고 하셨죠. 캐릭터도 잘 어울리고, 반응도 좋아서 변신하고자 하는 시도에 있어 성공한 것 같았어요. 긴 머리였을 때는 여성스럽게 봐주셨다면, 단발로 하니까 친근하게 생각해주시더라고요. 편하고, 건강한 느낌이 들어서 만족 중이에요. (웃음)”

연기과에 진학한 이엘리야는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연기에 대해 공부를 할 즈음 ‘빠스껫 볼’ 주연 최신영 역을 맡게 됐다. 데뷔 5년차인 그는 간절하고 치열했던 데뷔 당시를 잊지 못한다고. 그렇기에 지금의 이엘리야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대학 다닐 때 방송연기를 할 생각이 아니라 무대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아무것도 모르겠고 어려워서 진심을 담아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었죠. 그래서 주연 이런 걸 신경 쓰기보다 캐릭터 자체를 봤어요. 신영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찾아왔고, 열심히 하고 진심을 담으려 하면 알아봐주시지 않을까란 생각에 정말 간절하게 했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도 가끔 그때를 생각하면서 긴장하려 해요. 그때를 기준으로 연기의 부끄러움을 잊었죠.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간절했고 치열했던 그때를.”

‘빠스껫 볼’을 시작으로 드라마 ‘참 좋은 시절’ ‘돌아온 황금복’을 통해 연기 필모그래피를 쌓아간 이엘리야. 아직 대중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있기에 잠재력 또한 무궁무진하다. ‘연기자’로서 10년 후, 20년 후 청사진을 그려나가는 그에게 롤모델은 누구일까.

“특정인은 없어요. 오래도록 연기하는 선생님을 보면 모두가 롤모델이 돼요. 모든 과정을 극복하셨으니까. 그분들도 제가 겪는 것을 고민했고, 그것을 이겨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사람이 좋다’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단역 배우께서 출연하셨어요. 나이가 꽤 있으신데 갑자기 촬영을 하게 됐음에도 대사 한 줄에도 너무 행복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도 저의 롤모델이 될 수 있어요. 위치를 떠나서 연기 열정에는 나이 상관없이 도전하는 분들이 진짜 저의 롤모델이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기 열정을 가지고 묵묵히 가시는 분들이 저의 롤모델입니다.”

▲ 사진=오서린 기자
‘쌈 마이웨이’는 세상이 보기엔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 인생을 강요하는 현실 속에서도 남들이 뭐라던 ‘마이웨이’를 가려는 마이너리그 청춘들의 성장 로맨스를 그려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을 이야기하면서 공감을 통해 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것. 이엘리야가 맡은 박혜란 역시 성공, 목표지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현실적인 것을 반영했기에 보는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이엘리야가 박혜란, 그리고 ‘쌈 마이웨이’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색다른 캐릭터를 소화했다는 것? 또 하나의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어요. 또 비슷한 나이또래와 일해서 즐거웠죠. 좋은 감독님을 만났고, 청춘을 다루는 드라마를 하는 게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있어 하나의 챕터(Chapter)가 된 것 같아요. 다음에는 연기적으로 함께 즐겁고 웃으면서 하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그로인해 보는 사람들도 희망과 기쁨을 얻는 따뜻한 작품을 하고 싶죠. 추리극도 좋고, 멜로, 영화 ‘라라랜드’나 ‘노다메 칸타빌레’ 같은 음악 드라마도 하고 싶어요.”

이엘리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가슴 따뜻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청춘’이라는 의미가 만물은 푸른 봄철이라는 의미에요. 현실과 상황이 아무리 그러하더라도 내 삶에 봄날을 만들어가면서 하루하루 지낸다면 내 인생의 봄을 늘 만끽하지 않을까요? 나이 드신 분들도 고충이 있을 거예요. 누가 뭐라 해도 내 인생의 봄을 믿고,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봄을 느끼는 많은 분들이 생기길 바라죠.”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다. 안정적인 연기력은 물론, 변신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 같은 이유에서 이엘리야가 선택할 차기작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또 어떤 역할로, 또 다른 변신을 할지까지. 분명한 점은 그의 연기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평가가 기대되는 사람이고 싶어요. 열심히, 부끄럽지 않게 잘 해내면 시간이 흐른 뒤 제가 가진 역량보다 좋은 수식어가 생기지 않을까요? 제 본업이 연기자인 만큼 충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그 진심이 통해서 좋게 봐주시는 날들이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이죠.”

(장소제공=서울 강남구 논현동 ‘북티크’)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