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칼럼] 한문희의 트렌드킬

기사 등록 2015-09-3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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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다시 돌아온 70년대 패션

‘다시 돌아온 70년대 패션’이라는 제목을 달기도 했지만 ‘다시’ 또는 ‘돌아온’이라는 표현 자체가 패션은 반복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패션은 과거를 돌아보고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대의 트렌드라는 것은 누누이 강조하지만 어느 한 가지 방향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본 편에서는 올 가을 트렌드 중 필자의 눈을 사로잡은, 그리고 독자들도 곧 일상에서 마주하게 될, 70년대 스타일에 관해 부족한 지면이나마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봄 트렌드에 관한 칼럼에서도 70년대 패션을 언급했을 만큼 올해는 복고가 트렌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오늘은 지난 칼럼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그 시절의 대표적인 스타일과 함께 올 가을 트렌드킬 독자들이 일상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 몇 가지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 패션, 저항의 상징이 되다

1973년 7월 29일 미국 뉴욕시 메디슨 스퀘어 가든(Madison Square Garden)에서는 전설적인 록밴드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마지막 북미투어 콘서트가 있었다. 당시 영상자료를 보면 보컬 로버트 플랜트 (Robert Plant)는 골반에서는 꼭 끼고 밑단에 가서는 넓어지는 벨 보텀(bell-bottom) 팬츠, 소위 나팔바지라 불리는 청바지와 비즈로 만든 히피 스타일의 장신구를 착용하고 긴 곱슬머리를 찰랑이며 무대 위를 누볐다. 그 시절, 노동자의 옷에서 저항의 상징이 된 청바지와 히피룩이 유행했던 것에는 인권에 대한 높아진 인식과 반전운동의 영향이 컸다. 특히 1960년대를 지나 70년대 중반까지 계속되었던 베트남 전쟁은 당시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는데, 그 파장은 패션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예를 들어, 반전을 외치는 평화주의자이자 자유주의자였던 히피들은 몸을 옥죄는 옷보다는 헐렁한 셔츠나 통 넓은 바지, 그리고 자연이나 에스닉(ethnic)한 것에서 모티브를 따온 스타일을 의복에 접목시켰다.

▶ 올 가을 추천할 만한 70년대 아이템들

1970년대 대표적인 스타일하면 많은 이들이 머릿속에 나팔바지라 불린 벨 보텀 팬츠를 떠올릴 것이다. 70년대는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바지를 입기 시작한 시기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여성들이 바지를 입었던 기록은 있지만, 그들이 일상에서 바지를 입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프랑스 디자이너인 앙드레 쿠레주(André Courrèges)가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긴 바지를 소개한 이후의 일이다. 그 당시에 유행했던 나팔바지가 올 가을 다시 돌아왔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통이 넓어지는 실루엣과 함께 더욱더 ‘그때 그 느낌’을 살려줄 소재로는 무엇이 있을까.

로버트 플랜트가 입었던 데님(denim) 소재의 진(jean), 흔히 골덴이라 부르는 코듀로이(corduroy), 그리고 좀 더 본격적으로 복고의 느낌을 살려줄 프린트가 가미된 바지 등을 첫 손에 꼽을 수 있겠다. 소재의 변화나 프린트가 꺼려진다면 그저 심플한 기본 소재에 나팔모양으로도 충분하다. 나팔바지의 긴 기장 때문에 신발은 자연스럽게 굽이 높은 것을 찾게 되는데, 이것이 부담스러운 트렌트 킬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 하나! 이번 시즌에는 보다 다양한 기장의 나팔바지들이 선보일 예정이므로, 각자의 취향과 신체조건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다고 하겠다.

70년대 히피 스타일에 빼놓을 수 없는 꽃무늬나 에스닉한 문양이 들어간 아이템들 역시 올 가을 여러분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너무 튀는 무늬가 부담스러운 독자들이라면 이를 경감시킬 수 있는, 그리고 가을에도 어울리는 차분한 톤의 색상을 골라보자. 무늬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미니멀리스트들이라면 과감한 색상 매치만으로도 70년대 느낌을 물씬 살릴 수 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본격적으로 쇼핑을 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의 옷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70년대 스타일을 내고 싶다고 앞서 언급한 모든 아이템들을 새로 구입할 것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과 어울리면서 내가 원하는 그 시절 그 느낌을 살려줄 수 있는 새 구두 한 켤레, 나팔바지 하나, 복고적인 느낌의 소재나 문양이 들어간 아이템 한 두 개면 충분하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스카프 하나로도 어느 정도 복고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요즘 스카프야 말로 패션니스타의 필수 아이템 아닌가.

만인의 연인 가을, 진정한 패셔니스타로 거듭나길 바란다.
여의치 않은 지갑사정을 위해 최소한의 구매로 기존의 내 스타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도, 또 최신 트렌드에도 뒤쳐지지 않는 그런 성공적인 가을의 패션니스타로.

*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이미지 출처 - http://www.mtv.com/artists/led-zeppelin/photos


[칼럼리스트 한문희 : Fashion Designer / Dickinson's Room Ltd. CEO]


- 전문가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정리 / 여창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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