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칼럼] 한문희의 트렌드킬

기사 등록 2015-06-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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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is capitalism's favourite child.
- WERNER SOMBART, Der Moderne Kapitalismus

자본주의를 적대시하는 북한에도 패션은 존재하는 것인가.

패션을 단순히 그 시대에 유행하는 최신 스타일의 옷이라든가,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등으로 정의 내린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뿐 아니라 공산주의 사회에서도 그것은 존재할 것이다. 물론 북한처럼 중앙정부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유로운 표현 수단으로서의 패션과는 거리가 있겠지만 말이다. 우리에게 6월은 봄의 끝이자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달임과 동시에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달이기에 큰 의미를 갖는다. 분단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남과 북은 떨어져온 세월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경제적·문화적 차이가 생겨났다. 이러한 차이는 우리가 매일 착용하는 의복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6월 25일을 앞둔 이 주의 트렌드킬은 특별히 북한의 패션에 관해 다루려한다. 기존에 알려진 북한의 의상은 물론 최신 트렌드 역시 살펴본다.

▷ 북한 룩 (North Korean Look)

필자에게 각인되어 있는 대표적인 ‘북한 룩’은 남성은 인민복이나 노동복, 여성은 흰 저고리와 검정치마이다. 마치 유니폼처럼 획일적으로 보이는 이 의상들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1970년대에 들어서까지도 계속되어온 스타일이다. 1980년대부터는 서구 문명의 유입과 함께 양복과 간편복 의상이 선보이기도 했는데, 개인의 선택이었다기보다는 중앙정부의 정책에 기인한 것이었다 하겠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주민들은 1990년대 초까지도 당국으로 부터 일상복을 배급으로 지급받았다.

▷ 북한의 패션 트렌드

1) 한류
북한에 남한의 문화가 유입된 것이 1990년대 후반부터이다. 1995년 이후 심각해진 북한의 식량난과 더불어 북한의 의류배급도 끊겼다. 빈번이 일어나던 중국으로의 탈출, 여러 경로를 통한 드라마, 음악 등 남한 대중문화와의 접촉은 남한 패션이 북한으로 유입 되는 계기가 되었다. 북한의 재봉사들은 그렇게 유입된 남한의 패션잡지를 보고 옷을 제작하여 간부나 부자들에게 판매했다고 한다.

2) 북한의 패션 아이콘
현재 가장 핫한 북한의 패션 아이콘은 아마도 리설주일 것이다. 그녀의 스타일은 북한의 많은 여성들의 관심의 대상이며, 그녀가 즐겨 입는 미니스커트와 하이힐은 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들이다. 리설주 외에 우리로 치면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의 모란봉악단이 선보이는 무대 위 짧은 스커트와 하이힐 등은 북한의 최신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듯하다.


평양에 있는 보통강 신발공장의 리미옥 지배인은 젊은 여성들은 구두의 높이가 5cm 이하인 낮은 구두는 신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하이힐은 북한 내에서 인기 있는 아이템이다.

북한 내에서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산물들을 향유하기란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다. ‘2013년 10월 말 남한 오락프로그램과 성인물이 담긴 DVD를 시청했다는 죄목으로 평양 김일성정치대학에서 내각연유국장, 남포시․ 순천시 인민보안서장 등 고위간부 8명이 총살당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북한은 여전히 중앙의 강력한 통제가 존재하는 곳이다. 이를 통해볼 때, 북한이 자본주의 국가로부터 들어오는 문화를 북한 체제를 불안하게 하는 강력한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음이 분명한 것 같다. 패션은 ‘자본주의가 가장 아끼는 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데올로기나 경제체제를 넘어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자극한다.

패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렇게 움직여진 마음엔 자본도 따라 움직인다. 실제로 북한이 어떤 곳인지, 북한의 패션이 어떤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여러 매체나 연구자료 등을 통해 볼 때 북한 사람들의 마음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이념에 앞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이 아닐까.

[참고 자료]
* 북한 전략 센터 2014년 6월 17일 <북한의 패션>
http://www.nksc.co.kr/bbs/board_view.php?bbs_code=bbsIdx4&num=11515
* 안미옥. 2012년 7월 우리Woori 139호 <북한에서는 옷을 입고, 한국에서는 옷으로 표현한다.>
http://www.woorizine.or.kr/m/view.php?mncode=139G&atc_code=139G31
* 연합뉴스 2014년 7월 30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7042345
* 영국 dailymail 2012년 8월 8일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950718
*조선일보 2015년 6월 16일
http://english.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06/2012090600984.html
* 통일부 2014년 1월 20일
http://blog.unikorea.go.kr/3937
* 통일원,『'95. 북한개요』, p.286 <계층별 의류배급체계>
http://libpdf.knue.ac.kr/multi/Ict/Inchen/Godung/yunri_2/70chasi/text_3_1.htm

[사진 자료]
* 전통적인 북한 여성의 의복- 조선매거진 2002년 6월 17일
http://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02/06/17/2002061700012.html
* 리설주- 조선일보 2015년 6월 16일
http://english.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06/2012090600984.html
* 모란봉악단- 중앙일보 2012년 10월 11일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ctg=10&total_id=9565542
* 국경 지역 여군들의 하이힐- 영국 Mirror 2013년 4월 12일
http://www.mirror.co.uk/news/world-news/inside-north-korea-video-photos-1826234


[칼럼리스트 한문희 : Fashion Designer / Dickinson's Room Ltd.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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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여창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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