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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택시운전사', '천만'이란 단어를 넘은 '위로'라는 단어...그리고 '치유'

기사 등록 2017-08-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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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이슈데일리 안예임기자]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가 올해 첫 1000만 영화로 등극한 가운데 아프기 만한 지난 역사를 '위로'하 듯 다가간 스토리텔링을 통해 영화가 대중에게 선사한 '치유'가 흥행에 앞서 크게 조명 받고 있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택시운전사'가 지난 20일 주말 38만9582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누적 관객수 1035만을 돌파한 상황에서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흥행 열기에 자칫 가려질 수 있는 영화의 '진정성과 힘'이 영화팬들의 가슴을 늦여름 소나기처럼 적시고 있는 것.

'택시운전사'는 실존 인물인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운 택시 운전사 김사복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로 재구성되며 아픈 우리 역사를 스크린으로 불러낸다.

▲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택시운전사'는 '사건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는 것이 기자'라는 피터의 '기자정신'(Capaism)과 '한 번 태운 손님은 끝까지 모시겠다'는 만섭의 '기사정신'(Work Ethics)의 만남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한 사건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전혀 다른 두 관점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소박하지만 본질적인 질문으로 모여지고 그 질문은 두 캐릭터의 가감 없는 시선을 통해 관객들에게 되던져진다.

'택시운전사'는 서울을 떠날 때는 운전석과 뒷좌석이었던 두 사람의 위치가 이야기가 흐름에 따라 운전석과 조수석으로 바뀌는 상징성을 통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이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이라는 질문으로 바뀌며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도와, 뒷좌석에 앉아있던 관객들이 가끔은 운전석에, 가끔은 조수석에 앉게 만들어 이야기 속에 들어와 택시 앞 차창을 통해 아픈 역사를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또한 '택시운전사'는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재구성함에 있어 '영화적 관용'을 최소화 하며 역사적 사실에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담담한 시선으로 다가가기에 이야기가 전달하는 힘과 파급력은 오히려 강하다. 역사적 사실을 다룸에 있어 '강요' 보다는 '공감'을 택한 '택시운전사'는 아픈 역사에만 치중치 않고 그 아픈 역사 속 대부분의 소시민들이 살아갔던 '평범한 삶'을 '위로'하 듯 그려내며 아픔을 '치유'해 준다.

▲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아빠가... 손님을 두고왔어'라고 한 만섭의 대사에 영화 '쉰들러 리스트'(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서 잇자크 스턴(벤 킹슬리)이 오스카 쉰들러(리암 니슨)에게 말한 '한 생명을 구한 자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라는 대사가 오버랩 되는 이유는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라는 아픈 역사를 가감 없이 최소한의 '영화적 관용'을 통해 담담히 그려낸 '쉰들러 리스트'의 '치유'가 '택시운전사'를 통해서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일 개봉 이후 국내 외 신작 영화들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택시운전사'가 20일 오전 누적 관객수 1000만을 돌파, 한국 영화로는 15번째, 국내외 영화 포함 통산 19번째로 1000만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지난 2014년에 1761만으로 최고 누적 관객수를 기록한 영화 '명랑'(감독 김한민)의 아성을 깰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쉰들러 리스트'의 '빤간 코트' 소녀의 모습이 우리 가슴속에 잔상으로 남 듯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아픈 우리네 역사를 보듬고 어루만져주는 '택시운전사'의 만섭의 눈물이 한동안 대중속의 가슴에 잔상으로 남을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러닝 타임 137분.

안예임기자 ahnyeim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