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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김목경 "뮤지션이라면 항상 무대 위에 있어야 한다"

기사 등록 2018-02-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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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 국내에서 독보적인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손꼽히는 김목경. 1990년 1집 앨범 ‘Old Fashion Man’으로 우리 곁에 온 그는, 2018년 한결 같이 블루스에 빠져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았지만 ‘최고가 된 순간’에도 기타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이것이 지금의 김목경이 살아가고 있는 이유이자, 이 자리에 서게 된 실력의 출처다.

최근 김목경을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이슈데일리가 만나 근황과 신곡 발표 및 공연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타는 감정을 내 안으로 끌어 들이는 작업이라는 김목경은 블루스의 대중화를 위해 오늘도 힘쓰고 있었다.

“현재는 대학로 클럽 등에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클럽에서 섭외 들어오는 건 다 가려고 해요. 그게 저 또는 우리가 살아있다는 또 하나의 증명이니까요. 아티스트는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거나, 돈이 많거나 적거나 꾸준히 무대에서 음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해야 소용이 없어요. 관객이 한 명이라도 있는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것과 혼자 하는 것과는 완전히 느낌이 달라요. 항상 그런 무드에 젖어있어야 합니다.”

뮤지션이 무대 위의 느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더러 유명해진 후 무대를 소홀히 하는 가수들에게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유명해진 사람들은 클럽에서 음악을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죠. 무대 경험은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 반대의 입장이 저도 이해가 되긴 해요. 출연료 부분에 형평성에 안맞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런 생각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봐요. 그렇지 않으면 실력이 늘 수가 없어요.”

‘블루스’는 19세기 말 미국의 흑인들에 의해 탄생된 음악 형식이다. 17세기 미국에 끌려와 델타의 목화밭에서 노동하던 아프리카 노예들이 유럽의 음악과 접목해 탄생시켰다. 장음계에서 3도음과 7도음을 반음 낮춰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블루스는 슬픔과 고통을 표현한다. 김목경이 오랜 시간 블루스에 빠져 있는 이유를 물었다.

“단순해요. 재미있으니까. 그게 블루스의 매력입니다. 재즈를 그림으로 비유하자만 추상화 같아요. 스펙트럼이 넓죠. 블루스는 정물화 같아요. 하지만 그 안에서 자기만의 색으로 변형시킬 수 있어야죠.”

현재도 활발하고 공연하고 있는 그는, 블루스의 백미는 라이브라고 말했다. 연주자의 감정이 고스란히 기타줄을 노래하게 만드는 손가락에 실려 있기 때문이다. 공연마다 블루스 음악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블루스는 라이브를 봐야 더욱 푹 빠질 수 있어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연주를 하고 있느냐가 느껴지거든요. 연주자가 매번 똑같을 수 없어요. 제 컨디션,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도 연주가 달라져요. 기타는 감정을 내 안으로 끌어 들이는 작업이거든요.”

아쉽게도 블루스 음악은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장르는 아니다. 블루스가 노출될 매체의 기회도, 블루스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기회도 적다. 접할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다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그는 씁쓸하게 말했다.

“20대 젊은 친구들이 블루스를 즐겨줬으면 해요. 블루스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까 단절이 됐어요. 정보가 없고 접할 기회가 없으니 맛을 모르는 건 당연해요. 일본과 미국은 부모 자식들이 음악으로 대화가 되요. 굉장한 문화의 힘이죠. 우리나라는 그 부분이 미약해 안타깝습니다.”

“홍대에 블루스 하는 젊은 친구들도 꽤 있어요. 제가 그 친구들 나이 땐 블루스라는 장르를 방송에서 보여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힘들죠. 그 때 블루스를 알리려고 주도했던 사람들이 은퇴를 했으니 현장에 블루스를 좋아하거나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지금의 블루스 하는 20대들이 힘들어하죠. 각 나라마다 블루스 페스티벌을 매년 하는데 안하는 나라는 동양에 세 나라 중국, 한국, 북한뿐입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음악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때는 언제일까. 그의 영광의 순간을 함께 되짚어봤다.

“미국에서 2003년도에 beale 페스티벌에 초대된 적이 있어요. 매년 한 나라에 외국 아티스트를 초청하는데 제가 리스트에 올라 무대에 섰죠. 그 때 가장 보람있었어요. 또 2013년도에 커스텀 기타를 증정 받은 것이 기억에 남네요. 모든 기타리스트는 그 회사 기타를 치거든요.(웃음) 우리나라 증정 1호가 신중현 선배님, 세계적인 아티스트 존 메이어, 에릭 클랩튼도 그 회사에서 기타를 증정 받았었죠.”

오랜 시간 기타를 잡고, 관객들과 소통하는 공연을 지향하다보니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을 것 같았다. 김목경은 지체하지 않고 낭만이 깃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예전에 90년도 대학로에서 100일 공연을 할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무대 위 밴드수가 관객 수보다 더 많았어요. 그래서 잠깐 음악을 멈추고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 둥글게 앉아 맥주 마시면서 통기타를 쳤었죠. 당시 관객들도 재미있었다고 인터넷에 후기를 써주시고 했더라고요.”

김목경은 올해 새 앨범과 공연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목경 팬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다. 신곡은 물론 자신에게 영향을 준 커버곡들이 실었다고 하니, 기대를 모으기 충분하다.

“현재 두 장의 앨범을 계획 중입니다. 저에게 영향을 줬던 블루스 커버곡과 하나는 제 신곡 앨범입니다. 커버에는 10곡, 앨범에는 8곡이 담길 예정이에요. 4월 공연에 맞춰 발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의 목표는 경북 영주에서 매년 열리는 ‘블루스 페스티벌’을 무사히 마치는 것과 매년 이 페스티벌이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블루스를 즐길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김목경 그에게서 블루스는 하나부터 끝까지 인생으로 엮여있었다. 그가 바라는 일들이 하루빨리 실현 될 수 있길 바란다.

“경북 영주에서 블루스 페스티벌을 해요. 이제 4회째 됐습니다. 영주 시장님이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이라 지인으로부터 블루스 페스티벌 기획 제안을 받았어요. 지역 분들도 많이 오시고 다른 지역에서 놀러온 분들도 많아요. 잔디밭에서 블루스 음악을 즐기는 걸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더라고요. 3년째 하다 보니, 애착이 생겼어요. 계속 지속적으로 이 페스티벌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