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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살인소설' 오만석, 부패한 정치인의 민낯..차별성으로 승부하다

기사 등록 2018-04-1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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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배우 오만석이 영화 '살인소설'서 부패한 정치인으로 분해 민낯을 제대로 드러낸다. 지금껏 봐왔던 부패한 정치인 캐릭터와 차별성을 확실히 둔 오만석의 '강약약강(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태세전환 연기는 극의 묘미다.

'살인소설'은 유력한 차기 시장후보로 지명된 남자가 우연히 '의문의 남자'를 만나면서 누군가 설계한 함정에 빠져 겪게 되는 충격적인 24시간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그동안 오만석은 드라마, 영화, 뮤지컬을 넘나들며 만능 배우로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냈다. 어떤 캐릭터도 자신만의 장기로 오만석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그가 '살인소설'에서는 지방선거 시장 후보로 지명된 이경석으로 변신, 인생 연기를 펼친다.

영화 '우리동네'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오만석은, 자신의 연기를 보며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고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 볼 땐 기우다.

야망과 위선으로 뭉친 차세대 정치인 이경석은 3선 국회의원인 장인의 뒤를 잇는 정치인으로서 큰 성공을 꿈꾸는 야망남이다. 안하무인 부인과 무서운 장인 사이에서 찍소리도 못하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그 어떤 굴욕도 참으며 장인이 시키는 짓은 뭐든지 다 한다.

보통 정치가 설정돼 있는 작품에서 야망을 품고 있는 정치인들은 목표에 방해되는 존재는 안면몰수하고 제거해버리는 캐릭터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오만석은 비일비재한 정치인의 성향을 버리고 자신의 강점으로 이경석이라는 캐릭터를 물들였다.

비굴하지만 비열한 인물인 이경석은 오만석은 특유의 '태세전환' 연기로 어두워지는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분명 악역이지만, 어딘가 모자라고 계속 순태에게 휘둘리는 경석을 보고 있자면 친숙함이 밀려든다. 무서운 장인과 자신을 가지고 노는 순태 사이에서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벗어나지 못하는데, 오만석의 완급조절로 웃음과 긴장을 오가게 만든다.

이처럼 오만석은 극중 블랙코미디 요소를 이끌어가며 무겁기만한 스릴러 장르의 영화가 아닌 더욱 풍성한 재미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밀도있게 전개되는 사건을 이끌어가는 의문의 소설가 김순태(지현우 분)와 대비되는 오만석의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영화의 처음과 끝을 책임진다. 지현우 외에도 김학철, 조은지, 이은우가 연기한 캐릭터와의 케미스트리도 오만석의 시시각각 바뀌는 얼굴로 완성한다.

"결코 가볍지 않은 현재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하면서도 유쾌하게 고발하고 싶었다"고 밝힌 김진묵 감독. 그의 의도를 오만석이 완벽하게 이해해 똑부러지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시점에서 '살인소설'이 유권자들에게 조금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와주지 않을까. 오는 25일 개봉.

박은비기자 smart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