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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살인소설’ 김학철-조은지, 완벽 ‘갑질’연기로 사회 이면 꼬집다

기사 등록 2018-04-2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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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살인소설' 스틸컷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권선징악의 스토리에서 정의로운 주인공만큼이나 악랄한 악역의 존재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대다수의 작품 속에서는 주조연을 불문하고 제각각의 매력을 가진다양한 악역 캐릭터가 등장해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기도, 때로는 사회적 메시지나 교훈을 전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 오는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살인소설’에서는 배우 김학철과 조은지가 바로 그런 존재다.

‘살인소설’(감독 김진묵)은 유력한 차기 시장후보로 지명된 경석(오만석)이 우연히 의문의 남자순태(지현우)를 만나면서 누군가 설계한 함정에 빠져 겪게 되는 충격적인 24시간을 그린 스릴러 영화로, 극중 김학철과 조은지는 각각 3선 국회의원 염정길과 그의 딸 염지은으로 분했다.

김학철이 맡은 염정길은 비리로 똘똘 뭉친 부패한 정치인 그 자체인 인물. 권력과 야욕에 눈이 멀어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라면 어떤 더러운 짓이든 스스럼없이 하는 전형적인 악인 캐릭터다. 특히 그는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는 ‘별장’으로 경석을 보내는 장본인이자 그의 행동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영화 속 스토리에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 할 수 있다.

김학철은 ‘살인소설’을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지만, 극중 염정길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구현해내며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가감 없이 뽐냈다. 자신의 사위이자 보좌관인 경석 앞에서 보이는 권위적인 모습,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순태를 회유하기 위해 보인 온화한 정치인의 탈을 쓴 가증스러운 모습까지 마치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렇듯 김학철이 정치인 특유의 권력을 이용한 권위적인 ‘갑질’연기를 뽐냈다면, 조은지는 보다 ‘악독함’ 가득한 갑질 연기를 선보였다.

▲ 사진=영화 '살인소설' 스틸컷
조은지가 맡은 염지은은 비리 정치인의 딸답게 자신의 아버지의 권력을 믿고 남편 경석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며 종 부리듯 부리는 안하무인 캐릭터. ‘표독스럽다’라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로 자존심 세고, 상식을 뛰어넘는 질투와 소유욕을 가진 그는 이런 성격 덕분에 극의 전개를 더욱 극단적인 곳까지 치닫게 만드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앞서 다른 작품을 통해서도 악역 캐릭터를 맡은 바 있는 조은지였지만 이번에 맡은 염지은이라는 캐릭터는 유독 이미지가 더욱 셌다. 그럼에도 불구, 그는 그간의 악역 연기 내공을 발산하며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연기를 하면서 “니까짓게” “니가 뭔데”라는 대사를 많이 한 것 같다고 전했던 그의 말처럼, 악에 받쳐 소리를 지르는 모습뿐만 아니라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갑질’의 표본을 보여주며 신스틸러로서의 활약을 완벽히 해냈다.

이처럼 ‘살인소설’ 속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를 소화해낸 두 배우는 완성도 높은 연기력으로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도 했지만, 사회의 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이를 비판하는 역할까지 해냈다.

조은지는 앞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 “나의 성향보다 뉴스에서 이슈가 됐던 분들을 참고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두 사람은 그저 영화 속 가상의 인물로 그치는 것이 아닌, 뉴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실제 인물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현실성 있는 연기를 통해 사회 풍자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기득권층의 ‘갑질’, 그리고 숱하게 일어나는 정치인들의 비리. 이를 자연스럽게 연기로 녹여낸 김학철과 조은지의 활약은 오는 25일 전국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나연기자 delight_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