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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으라차차 와이키키' 정인선, 앞으로가 더 매력있을 배우

기사 등록 2018-05-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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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오서린기자] 보는 이들에 웃음을, 때로는 공감과 감동을 전한 드라마 ‘으라차차 외이키키’가 많은 아쉬움 속에 종영됐다. ‘와이키키’ 게스트 하우스에서 사차원 매력과 싱글맘 캐릭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배우 정인선과 만나 작품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생각지 못한 웃음 포인트와 스토리,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조합으로 매회 화제를 모았었다. 첫 방송부터 마지막 회까지 두터운 마니아층을 쌓은 작품인만큼 드라마 종영 뒤 정인선도 아쉬움 가득한 얼굴이었다.

“정말 생각보다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있어요. 이 작품을 통해서 한 꺼풀 제 자신을 벗어 던진 것 같고 한 발짝 시청자분들께 다가간 것 같아서 행복해하고 있습니다.(웃음)”

정인선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직 윤아를 떠나보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휴식을 취하며 천천히 윤아를 보낼 그가 처음 ‘으라차차 와이키키’ 출연을 하게 된 계기는 어떤 게 있었을까. 그는 대본을 처음 본 순간 ‘하고싶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며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오디션에 발탁이 돼서 출연하게 됐어요. 대본을 읽고 주변 배우 분들도 그렇고 재미있다고 인기가 많았었거든요. 정말 많은 분들이 오디션을 보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 중에서 감독님께서 저를 윤아로 시켜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결심하는데 고민이 되거나 할 이유는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오디션 대본이 서진이가 선배랑 데이트 하던 장면이었거든요. 윤아랑 서진이랑 서로 고민 상담하는데 윤아가 자기는 꿈이 있다면서 랩하는 부분이었어요. 그게 읽자마자 너무 웃기더라고요. 이걸 내가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보다 ‘하고 싶다’, ‘정말 골 때리는 작품이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중 윤아는 고의적이진 않지만 ‘민폐’를 끼치면서 첫 인상은 좋지 못한 캐릭터였다. 열정은 넘치지만 결과는 좋지 못하고 허당끼 가득한 싱글맘이었다. ‘민폐’ 캐릭터와 싱글맘이라는 설정에도 그는 윤아를 밉지 않고 사랑스럽고 엉뚱 발랄한 매력을 가진 인물로 연기해냈다.

“윤아가 민폐 끼치는 캐릭터라는 걸 읽으면서 느꼈는데 사실 저희 드라마가 제가 첫 번째로 민폐를 끼쳤을 뿐이고 여섯명 모두 특성상 성격이 극단적으로 될 수 밖에 없었어요. 그걸 알고 있어서 부담이 덜했고 민폐를 끼쳐야만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이 명확하게 박혀있었거든요. 감독님과 작가님께서도 민폐로 시작하기 때문에 비호감으로 비쳐질까봐 걱정을 많이 하시고 염려하고 신경을 써주셔서 뒷부분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주변 스탭들과 배우들의 도움에도 싱글맘 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도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작품의 장르가 시트콤이기 때문에 오히려 안 좋은 의미로 비춰질 수 있다는 위험도 있었다. 정인선은 가장 어려웠지만 끝까지 잘 해냈던 싱글맘 연기를 도전한 것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제일 어려운 부분은 싱글맘 연기였어요. 그 단어가 주는 힘 자체가 약하지 않은 것도 알고 있고 시트콤이라는 장르에 출연하다보니 조심스러웠어요. 감독님께도 이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불편해 보일까봐 걱정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께서 너는 싱글맘을 연기할 필요가 없고 윤아라는 사람이 있을 뿐이고 솔이가 있을 뿐이에요. 싱글맘을 연기하려고 윤아를 연기하는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무겁거나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자신이 윤아를 접근할 때 편견을 갖고 보게 됐나 생각하게 됐죠. 그렇게 준비를 하고 찍어나가기 시작하니까 제가 우려했던 부분보다 따듯하게 봐주시고 감독님과 작가님도 윤아가 싱글맘으로만 비춰지지 않게끔 독립적으로 만들어주셨어요. 어둡고 힘든 모습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분들이 가진 희망이 더 쎄고 밝고 열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인선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싱글맘 연기를 무사히 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솔이를 연기했던 아역 배우 여름이를 언급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아이의 상태나 지금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아채는 등 여름이를 통해 배운 점이 많았다며 미소 지었다.

“저의 첫 딸이다 보니 애착이 많이 갈 수밖에 없었어요. 처음에는 미숙하고 미흡한 부분이 많은 초보엄마였는데 여름이가 저를 많이 참고 기다려준 것 같아요.(웃음) 처음엔 여름이가 울고 벗어나려고 하면 내가 불편한가 하는 생각에 연기가 집중이 안됐었어요. 그렇게 한번 겁을 먹기 시작하면서 제대로 솔이한테 진심으로 다가가기 시작했죠.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이 아이의 패턴을 지켜보고 어느 순간 다른 분이 솔이를 안고 있는데 저도 모르게 말이 많으면 졸리다고 자연스럽게 얘기하게 되더라고요. 어느 순간 육아를 공부하게 됐어요. 분명한건 여름이라는 친구가 아니었으면 윤아를 잘 끝내지 못했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전혀 경험이 없는 저를 윤아로, 솔이 엄마로 보일 수 있게 해준 여름이에게 고맙고 아직도 미안해요.”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그에게 첫 싱글맘 연기뿐만 아니라 처음 로맨스 연기를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극중 동구 역을 맡은 배우 김정현과 함께 연인 연기를 펼친 그는 “원래의 저라면 로맨스가 걱정됐을 것 같다”며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번 작품은 일단 시트콤이라는 장르 특성과, 특유의 리듬템포, 윤아라는 존재의 캐릭터 설정이 있었어요. 첫 행동들의 민폐들 때문에 환경에 적응하고 아이는 울고 하니까 그런 것들에 너무 허덕여서 로맨스 부분을 자연스럽게 적응을 하게 되더라고요. 정현 오빠한테도 고마웠던게 처음에 적응 못하고 조바심도 냈는데 항상 잘 잡아줬어요.”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정인선은 어릴 때 연기를 시작한만큼 슬럼프도 이른 시기에 찾아왔었다.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 연기를 쉬는 동안 많은 것을 했다는 그는 작품이 끝났으니 조용한 곳에서 ‘힐링’을 하고 싶다며 소소한 바람을 말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하다보니 딱 적당한 나이에 자아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항상 의문이 많아졌거든요. 돌이켜봤을 때 아역 정인선에서 아역을 빼면 매력이 없는 스스로를 보고 제 연기도 보기 싫어졌어요. 연기를 너무 하고 싶은데 연기가 보기 싫어서 쉬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죠. 몇 년간 생각도 많이 하고 책이랑 영화도 많이 보고 여행도 가고 사진이라는 취미도 생겼어요. 5개월간 시끄럽고 재밌게 생활했으니 지금 조용한 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작품을 촬영하는 동안에 책이 읽고 싶었거든요. 살면서 이렇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긴 처음이었어요.(웃음) 자연 경관을 보면 힐링이 되는 편이라 드라이브를 가서 조용히 책을 읽고 싶어요. 여행도 떠나고 싶고 가면 사진도 많이 찍으려고요.”

윤아를 보내며 휴식을 취할 정인선은 새로운 작품,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를 만나면 지금과 다른 도전을 할 계획이다. 그는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저한테는 ‘아프락사스’ 같은 작품”라고 전하며 배우 정인선, 인간 정인선으로서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전했다.

“아역 타이틀을 뺀 정인선이 정말 매력 있는 사람이 되는게 목표였어요. 어렸을 때에 비하면 매력 있어졌다고 생각해요.(웃음) 앞으로는 그때보다 더 매력 있어지고 싶어서 제 삶을 더 열심히 살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이 돼야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삶을 놓치지 않고 재밌게 살고 싶어요. 좋은 경험을 가지고 좋은 캐릭터로 찾아뵐테니 친근하게 다가갔던 윤아를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서린기자 dgill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