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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완벽한 타인', 완벽한 웃음 끝에 시작되는 완벽한 메세지

기사 등록 2018-10-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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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장영준기자]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뭉쳐 생활 밀착형 코미디를 그려냈다. 영화 ‘완벽한 타인’이다. 현대인의 외면은 물론 내면까지 담고 있는 휴대전화를 저녁 테이블에서 공개하며 현실감 넘치는 상황들에 눈을 뗄 수 없다. 그 사이 빵 터지는 웃음과 함께 어딘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 불허 이야기.

영화는 40년 지기 고향 친구들과 그들의 배우자로 구성된 7명의 인물들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시작된다. 오랜만에 만난 커플 모임에서 석호(조진웅 분)의 부인 예진(김지수 분)은 게임을 제안한다. 바로 각자의 휴대전화를 식사 테이블에 올려두고 통화부터 문자, 이메일까지 모든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

숨길 것 없다는 당당한 태도로 휴대전화를 테이블에 올려놓은 예진 앞에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의심받을 상황. 어쩔 수 없이 석호를 비롯해, 태수(유해진 분), 준모(이서진 분), 수현(염정아 분), 세경(송하윤 분) 그리고 영배(윤경호 분)는 휴대전화를 테이블에 올려 아찔한 게임의 시작을 알린다.

맛있는 저녁 식사와 함께하는 휴대전화 잠금해제 게임은 처음에는 유쾌했지만 서서히 시간이 지날수록 감춰야만 하는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 그들의 관계도 서서히 균열이 일어나며 예측 불가한 전개가 이어진다.

가부장의 표본 변호사 태수로 분한 유해진과 그의 부인이자 문학에 빠진 가정주부 수현으로 분한 염정아는 대체 불가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등장부터 시선을 뗄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인 유해진은 완벽히 태수로 변했다. 유쾌함과 진지한 모습을 번갈아가며 그려내는 그는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깊이를 더하는데 충분하다. 염정아 역시 그와 환상의 부부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며 극을 이끈다.

성형외과 의사 석호로 분한 조진웅과 그의 아내이자 정신과 의사인 예진으로 분한 김지수 역시 관객들의 신뢰를 져버리지 않는다. 올해 ‘독전’에 이어 ‘공작’까지 흥행에 성공한 조진웅은 이제 곧 흥행 3연타를 칠 준비를 마친 듯하다. 선악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지닌 김지수 역시 석호와 말 못할 비밀을 감추며 스크린에 긴장감을 가득 채우는데 일조한다.

꽃중년에 사랑이 넘치는 레스토랑 사장 준모로 분한 이서진과 명량 쾌활한 수의사 세경으로 분한 송하윤은 환상의 호흡을 선보인다.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에서 묵직한 연기를 보여 온 이서진과 ‘쌈, 마이웨이’를 통해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배우로 거듭난 송하윤의 활발하고 유쾌한 신혼 부부 케미스트리는 극에 활기를 한껏 더한다.

마지막으로 40년 지기 친구들에게 은근히 소외되는 다혈질 백수 영배로 분한 윤경호는 극의 중심과 주변을 오가며 완벽한 완급조절로 영화 분위기를 이끈다. 과거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에서 작지만 비중있는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그가 이제는 주연 배우로써 인정받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이탈리아 원작의 영화 ‘퍼팩트 스트레인지’를 한국형 코미디 영화로 재해석한 ‘완벽한 타인’은 휴대전화라는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소재에 잠금해제 게임이라는 독특한 발상을 첨가했다. 휴대전화를 현대인 다수가 손에 쥐고 살아가는 요즘 이만큼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소재가 또 있을 수 있을까.

전개되는 게임 속에 숨겨진 이면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 속에 숨겨오던, 숨겨야만 했던 비밀이 발각되며 당황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전한다. 그렇게 유쾌한 분위기가 달아오를 즈음, 영화는 모든 것이 공개되는 인간의 자화상을 빌미로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반추하도록 유도하며 극에 남다른 의미를 더한다.

충무로 대표급 배우들을 필두로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는 진리에 가까운 메시지로 생활 밀착형 웃음은 물론, 삶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 ‘완벽한 타인’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장영준기자 joon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