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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서영희 "'여곡성'은 그림 예쁘고 드라마 있는 공포영화"

기사 등록 2018-11-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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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마일이엔티
[이슈데일리 장영준기자] 영화 ‘추격자’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통해 스릴러 장르에서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을 내비친 배우 서영희가 한국 공포영화의 마스터피스 ‘여곡성’ 리메이크작에 출연했다. 과거 등장만으로 관객들의 소름을 돋게 만들었던 신씨 부인을 연기한 서영희는 과거의 공포를 그대로 재현하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기자는 6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여곡성’에서 신씨 부인을 분한 배우 서영희를 만나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이 집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

언론시사회에서 ‘여곡성’의 완성본을 처음 접한 서영희에게 관람 후기를 묻자 자신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연출에 대해 아쉬웠던 음향 부분이 해결됨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나 “짧게 느껴졌다”라는 말에 가장 큰 기쁨을 느꼈다고 전했다.

“지난 언론시사회때 이후로 영화를 한 번 더 봤다. 볼륨이 많이 높아졌다. 공포영화에 볼륨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걸 어제 느꼈다. 처음에는 단점이 너무 많이 보여서 힘들었는데 약간 내려놓고 보니 재밌게 다시 봤다.”

“음향이 높아지니 많이 무서워졌다. 중간에 나가시는 분들도 계시더라 중간부터 연기가 시작되는데 끌고 들어오고 싶었다. 하하. 굉장히 좋은 반응이라 생각한다. 음향이 좋으니 꼭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좋겠고 생각보다 많이 무서워하시더라. 주변 지인들도 좋았다고 얘기하고 제일 좋았던 건 짧게 느껴졌다는 말이다. 그게 제일 좋은 칭찬 같다.”

고전 공포영화 장르는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작품, 서 배우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전적인 공포영화가 궁금했다. 모든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 옛 것을 되돌아 보면 어떨까 싶었다. 귀신이 등장하는 사극 공포를 보고 자랐다. 나처럼 그런 작품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 출연하게 됐다.”

이어 원작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는 “오히려 안보신분들이 더 많아서 사실 그렇게 많진 않았다. 부담을 갖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부담은 지렁이 국수만 갖자고 생각하고 나머진 잊어버렸다. 나은이와 내가 만드는 2018년도 새로운 ‘여곡성’이니 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했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하지만 리메이크작을 연기하며 본래 작품을 무시할 수는 없을터, 서영희는 부담을 느꼈던 부분과 함께 유쾌하게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씨 부인은) 야망 넘치고 욕심 많은 여자다. 사실은 신씨가 이집에 들어오는 안방마님이 되는 과정이 있긴 했지만 너무 설명적인 것 같아서 보여지진 않는다. 옥분과 똑같이 몸종으로 들어와서 안방마님을 돌보다가 그 자리가 탐이 나서 앉게 된 사람이다. 그래서 옥분을 더 내치려고 한다. 나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더 다른 척하는 신씨를 표현하려 노력했다.”

“전체적으로는 사실 기대하시는 부분이 지렁이 국수가 아닐까 싶다. ‘여곡성’에 대해 알고 오시는 분들은 이미지가 있으실 거다. 아무래도 지렁이가 그 당시에는 실제 지렁이여서 실제 지렁이를 이길 수 있는 특수효과를 내야 하는데 영화 촬영 전, 찍으면서. 찍을 때까지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토실토실하니 지렁이들이 입 안 가득 담기는 모습이 나름 괜찮았던 것 같아 다행이다. 하하.”

극중 신씨 부인은 단면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위엄 넘치는 모습부터 월아의 빙의로 인자한 모습, 그리고 남편 옆에서의 요염한 모습을 극에서 입체적으로 그려내야 하는 연기력이 필요했다. 서 배우는 극중 캐릭터의 모습을 3개로 분류해 상황에 맞는 연기를 펼치려 노력했다고.

“신씨 본연의 위엄 넘치는 모습만 집중했다. 월아가 빙의했을 땐 인자한 모습에 신경썼다. 내 원래 성격이 좀 편안한 스타일이라 그건 쉽다고 생각했다. 하하. 신씨의 모습은 위엄 넘치는 모습으로 연기하려 했고 월아가 빙의되지만 남편 옆에서는 원래 월아처럼 요염한 모습을 조금 표현하려고 나름 3개의 캐릭터로 분류해 연기했다.”

극중 신씨 부인의 옆에서 머물며 긴장감을 한껏 더한 옥분 역의 손나은은 서영희의 학교 후배로 알려졌다. 서 배우는 지난 시사회에서 각별한 애정을 내비칠 정도로 손 배우와의 호흡에 만족을 표했다. 서영희는 학연을 떠나 과거부터 다방면에 열심히 노력하고 예의 바른 손나은의 모습에 작품 이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손나은이) 학교 후배다. 팔은 안으로 굽더라. 되게 반가웠다. 예전 선배님들이 그렇게 같이 동문끼리 만나는 게 부러웠는데 실현됐다. 같이 영화를 찍는데 학교도 같고 학교는 그냥 장난이다. 하하. 둘의 공통점을 내가 찾고 있던 중에 학연을 찾게 된 거다. 실은 항상 예쁘게 봤던 친구다. 뭔가 항상 열심히 하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만났을 때 가수라는 이미지보다 배우라는 이미지가 더 있어서 처음에 손나은이라고 했을 때 감독님께 좋다고 먼저 말씀드렸다. 나는 예의 있는 사람이 좋은데 그런 친구여서 더 좋은 마음으로 함께 촬영했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배우 서영희는 스릴러 장르 영화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포영화 관람을 선호하진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 함께 작업하게 된 유영선 감독의 특별한 선물로 이제는 공포를 좋아하게 됐다고.

“그동안 공포를 안 좋아한다고 항상 말씀하셨다. 이번에 감독님이 심심할 때 하나씩 꺼내보라고 외장하드를 선물로 주셨다. 사실 당황스러웠다. 무서운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걸 보라고 보니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그 안을 보니 먼저 볼 순서대로 별표시를 해주셨다. 보는데 새로운 세상이었다.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눈물 나게 가슴 아픈 공포도 있었고 그림이 너무 예뻐서 ‘피가 이렇게 예쁘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공포도 있었다. 많은 공포에 눈을 뜨게 해주셨다. 그런 걸 보다보니 이젠 공포를 좋아한다.”

이에 ‘여곡성’은 어떤 느낌을 담은 공포영화인지 묻자 그는 “‘여곡성’은 그림이 예쁘고 드라마가 있는 공포라고 표현하겠다.”라며 작품만의 특색을 명료하게 설명하며 “잘한 도전이었으면 좋겠다. 되돌아봤을 때 분명히 되돌아봤을 때 부족한 연기겠지만 그래도 그때 내가 최선을 다한 연기였고 거기서 배운 것도 있어서 지금의 내가 돼 있을 거라 생각한다. 후회 없는 선택이었길 바란다.”고 전하며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 공포영화 마스터피스 ‘여곡성’에서 가장 큰 존재감으로 극의 공포감을 책임진 신씨 부인을 완벽하게 부활시키며 필모그래피에 또 다른 명작을 새긴 배우 서영희가 등장하는 영화 ‘여곡성’은 현재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장영준기자 joon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