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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만족할 줄 아는 삶이 곧 편안한 삶"

기사 등록 2018-12-1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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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UAA, 김재훈 포토그래퍼 제공
[이슈데일리 장영준기자] 일상이 화제인 배우 유아인이 연말 영화 ‘국가부도의 날’로 스크린에 얼굴을 내밀었다. 1997년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IMF 당시 그는 12살 꼬마아이였다. 그럼에도 그는 시대에 완벽히 녹아듬은 물론, 야망과 욕망의 절정에 선 인물을 완벽히 그려내며 관객을 홀린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 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유아인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윤정학 역을 맡아 국가부도위기 상황을 인생 역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유 배우는 시나리오를 본 순간 국가 위기 상황이 나라의 전반적인 위기였기에 모두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고.

“(‘국가부도의 날’이) 하나의 사건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인물들이 다양함과 경제위기라는 것이 전반적으로 모든 국민들과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만한 이야기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결국엔 하나의 사건이 만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돈이 많은 걸 좌우하는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에게 공감을 드릴 수 있겠다란 생각이 가장 컸다.”

유 배우는 이어 “나 혼자 끌고 나가야 할 작품이라거나 혼자 큰 무게를 져야 하는 작품이라면 조심스러울 수 있었으나 이미 든든한 선배님들이 함께 해주셨다.”라며 “이 영화를 통한 욕심이 있다면 젊은 세대와 호흡하고 이야기에 끌어들이고 호흡하는 거다.”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을 내비쳤다.

▲ 사진=UAA, 김재훈 포토그래퍼 제공
극중 오렌지로 등장하는 류덕환은 유아인과 함께 국가부도의 사태를 이용해 자신의 자산을 키우려는 인물. 그는 진지한 분위기가 다수인 극 속에서 특이한 모습으로 등장해 남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존재감을 뽐낸다. 유아인은 류덕환의 이런 연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그 캐릭터를 통해 느낀 메시지를 알렸다.

“(오렌지가) 비중에 비해 굉장히 입체적인 인물이다. 다양한 면을 보여주면서 욕망과 기회주의자라는 말을 어떻게 느낄지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 주변에는 더 많은 순간에 기회주의자처럼 굴지 않으면 어리석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내 주의도 그렇다. 좀 더 안정적으로 편하게 최대한 잃지 않고 뭐든 얻어가며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라는 사람이 있다. 내가 아직 적은 나이지만 그런 사람을 온몸으로 맞닥뜨리며 살았다. 내 안에 욕망과 가치관 그리고 신념에 대해 돌이킨 것 같다. 관객들도 이런 부분을 느껴주시길 바란다.”

출연하는 작품 다수에서 직접 패션을 구상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남다른 패션 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유아인은 이번 작품에서도 캐릭터를 분석 그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분석했다고.

“당시 시대의 멋이나 유행을 드러내야하는 작품들이 있다. ‘좋아해줘’라는 작품에서 거의 90%이상 스타일링에 참여했었다. ‘베테랑’ 같은 경우도 내가 수트를 정통으로 하시는 분들을 찾아서 의상팀과 연결하기도 했다.”

“이번엔 내 개인 스타일리스트 참여시켜서 적극적으로 만들어갔다. 아무래도 내게 작품을 요구하시는 부분들이 그런 부분을 부각해주길 원하는 부분도 있으시다. 시각적으로 모노톤 인물들 사이에서 컬러와 색감, 자기 멋에 취해있는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 많이 고민하며 만들어갔다. (윤정학은) 흔히 생각하는 수트 차림에 정형화된 인물이 아니다. 남다른 시선을 통해서 다른 이보다 앞서서 세상을 내다보고 과감하게 선택하며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나가는 젊은 아이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하면서 표현했다. 감독님과 논의도 있었다.”

▲ 사진=UAA, 김재훈 포토그래퍼 제공
‘반올림’으로 데뷔 이후 ‘완득이’ ‘사도’ ‘베테랑’ ‘좋아해줘’ 등 다작을 통해 유 배우는 자신만의 연기 톤을 고집할 줄 아는 배우가 됐다.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을 터, 그는 “내 욕구도 중요하지만 연출자의 요구, 제작자의 요구, 이 영화에서 역할에 기대하는 요구, 효용성, 효과 같은 부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나를 유연하게 가져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전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번 작품에선 그런 요구가 있었다.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로 관객을 끌고 들어오는 흥미를 제공하고 정의나 상처, 감정들보다는 이 인물 자체가 가진 에너지로서 관객들과의 호흡을 만들어나가라는 것이다. 그에 적극 동의했고 효과적으로 살리고 싶었다.”

“일례로 처음 연설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 장면에서는 톤 설정에 대해 고민을 했다. 아무도 믿지 않고 보지 못한 것을 설득해야 하는 인물의 표현은 자기가 몰입한 모습일거라 생각했다. 남들과 결이 다른 에너지를 갖고 표현하면 설득력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배우로서 내적 고민도 있었다. 내가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며 강렬한 힘을 보여드릴 때도 있고, 나사가 풀려있을 때도 있다. 그런 모습에 담긴 어떤 힘이 관객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범상치 않은 느낌들, 독특한 표현들을 할 때가 있다. 그래서 그런 요구들이 생기는 것 같다. 그 요구에 어떻게 부합하고 나만의 느낌으로 지루하지 않고 뻔하지 않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

극 중 윤정학은 돈에 죽고, 돈에 사는 자신의 부를 끌어 모으기 위해 일생을 바치는 인물. 시간이 지나 그는 마지막에서 ‘자신은 속지 않아’라는 혼잣말을 되뇌며 돈만을 향했던 인물의 일생이 결국 어디로 향하는 지를 암묵적으로 그려낸다. 이에 유아인은 야욕 때문에 불안한 삶을 살고 싶진 않다는 삶의 가치관을 전했다.

“돈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면 결국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정학을 보면서 부럽다 할 수 있지만 ‘왜 저렇게 살까’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굳이 저렇게 퍽퍽하게 살면서 사는 게 결국 돈 돈 거리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인가. 그가 관객들에게 ‘결국 저 사람이 행복할까’라는 느낌을 주길 바랐다.”

“물론 그렇게 사는 인간들이 많이 번다. 나 역시도 추구하고, 욕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불편함이 없길 바랄 뿐이다. 도태되고 싶지 않고 욕구를 충족하고 싶지만 더 가지고 싶어서 느껴지는 불안함은 굳이 느끼고 싶지 않다. 만족할 줄 아는 삶이 곧 편안한 삶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장영준기자 joon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