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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마약왕', '내부자들' 보다 날카로운 '시대관통'

기사 등록 2018-12-15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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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쇼박스 제공
[이슈데일리 장영준기자] 송강호를 비롯해, 조정석, 배두나, 조우진 등 스크린에서 놓치기 싫은 배우들이 영화 ‘마약왕’을 통해 한자리에 모였다.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우민호 감독은 1970년대 당시를 풍미했던 ‘마약왕’과 그의 주변을 둘러싼 캐릭터들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내부자들’을 넘어서는 날카로움으로 시대를 관통했다.

지난 14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CGV에서는 영화 ‘마약왕’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은 작품.

부산의 하급 밀수업자였던 이두삼(송강호 분)은 우연히 마약 밀수에 가담했다가 뛰어난 눈썰미와 남다른 손재주와 빠른 위기대처능력으로 단숨에 마약 밀수업 대부로 거듭난다. 하지만 그 자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야망가 이두삼은 사업적인 수완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로비스트 김정아(배두나 분)와 손을 잡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브랜드의 마약을 수출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까지 세력을 확장, 백색이 황금보다 빛나는 시대를 연다.

같은 시각, 마약을 근절하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온 검사 김인구(조정석 분)는 이두삼의 사촌동생인 이두환(김대명 분)을 이용, 이두삼의 목줄을 조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 사진=쇼박스 제공
작품은 ‘마약왕’이란 제목에 걸맞게 강렬하고 묵직한 톤으로 그려진다. 1970년대 수출제일주의 시대, 소시민에서 마약왕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는 이두삼과 이후 정권이 바뀌며 나락으로 추락히는 그의 모습을 조명한 우민호 감독은 입체감 넘치는 캐릭터들과 다양한 음악 장르, 당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미장센은 영화의 질을 한층 높인다.

이두삼으로 완벽히 녹아든 송강호는 매 등장마다 관객들을 홀린다. 흘러가는 러닝타임과 함께 소탈했던 한 가정의 가장에서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걸 내던지다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이두삼을 그린 송강호는 시간이 흐를수록 캐릭터에 입체성을 더해 보는 이들의 몰입을 높인다. 더불어 극의 전체를 이끄는 그의 연기력은 관객들로 하여금 송강호가 왜 송강호인지를 알게 만든다.

그 외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 등은 송강호 주변에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두삼의 변화과정에 깊이를 더함은 물론, 각각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을 선보이며 작품에 재미를 더한다.

‘내부자들’, ‘신세계’ 등에서 음악을 통해 작품에 특별함을 더해온 조영욱 음악감독은 ‘마약왕’에서도 그 실력을 발휘, 독특한 분위기를 녹여낸다. 음악감독은 70년대를 대변할 수 있는 명곡인 김수미의 ‘바람’부터 직소(Jigsaw)의 ‘Sky High’ 그리고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삽입시켜 당시 시대상은 물론, 인물의 내적갈등을 표현하는데 적재적소에 활용해 듣는 즐거움을 전한다.

한편, 현시대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진과 연출진이 만나 마약으로 그늘졌던 70년대를 배경으로 남다른 의미를 담아낸 영화 ‘마약왕’은 오는 19일 개봉. 러닝타임 139분. 청소년 관람불가.

장영준기자 joon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