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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SKY 캐슬’ 박유나의 후회 없는 선택

기사 등록 2019-02-1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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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은비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배우 박유나하면 ‘가짜 하버드생 세리’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지 않는가. ‘SKY 캐슬’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세리의 정체가 가짜 하버드생인 게 밝혀진 부분을 꼽는 시청자들도 많을 터다. 드라마 중반에 투입됐지만 존재감만큼은 확실하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이슈데일리 사옥에서 JTBC 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극중 차세리로 열연한 박유나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종영 직전 만난 그는 “지금 세리 역할을 내보내는 중이다. 종방영도 다 끝나서 80%정도 보낸 것 같다. 빨리 빨리 잊는 편인데 세리의 쿨한 점이 저와 닮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시원섭섭한 소감을 전했다.

박유나가 맡은 차세리는 차민혁(김병철 분), 노승혜(윤세아 분) 부부의 장녀이자 차서준(김동희 분), 차기준(조병규 분) 형제의 누나로 하버드대학교에 재학 중인 인물이다. 특히 ‘공부’와 ‘성적’을 중요시하는 차민혁에게 ‘하버드생’ 차세리는 자신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차민혁의 행복도 잠시. 그동안 차세리는 가짜 대학생 노릇을 하다 하버드에서 6만 2천 달러를 배상하라는 고발을 당하고 한국으로 도망친 것이었다. 해당 사실을 알게 되면서 차민혁, 노승혜 네에는 폭풍우가 들이닥쳤다.

진실을 알게 된 차민혁은 자신의 체면을 구긴 차세리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아빠의 욕심 때문에 고통 받았다는 딸의 하소연에도 차민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화를 내기만 했다. 점점 아이들을 막대하자 온 몸으로 막은 건 엄마, 노승혜였다.

▲ 사진=박은비 사진기자
차세리 역시 가짜 하버드생이란 게 밝혀져 자칫 주눅들 수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매번 차민혁에게 ‘사이다’ 발언을 날렸다. 차세리가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로 박유나는 “엄마를 믿었던 것 같다. 엄마가 버팀 몫이 됐으니까”라며 “같은 편이니까 아빠한테 더 쏘아붙였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차민혁을 향해 날린 시원시원한 대사는 성적만을 중요시하는 현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는 듯 했다. 차세리 역할을 그 누구보다 잘 소화한 박유나다. 그러나 처음 박유나는 차세리가 아닌 다른 역할의 오디션을 봤다고.

“오디션을 볼 때 가을이 역할로 봤어요. 가을이가 하는 장면 중 노래 부르는 신이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시곤 차분하게 자기 성격대로 부른다고 해서 세리 역할을 주셨죠. 세리가 화내고 막말하는 신이 많잖아요. 감독님께서 실제처럼 막말하지 말고 속으론 가족들을 생각하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극중 아빠, 엄마와 대립각을 세웠지만 실제 촬영장에서는 그 어느 가족보다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박유나는 세리네 가족 중 가장 분위기 메이커로 “윤세아 선배님”이라 꼽으며 웃음 지었다.

“쿨하신 게 보이지 않나요? 세리 네에서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실제로 밝은 성격이신데 소녀 같으세요. 아빠 김병철 선배님은 스위트 하세요. 다정다감하고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셨죠. 진짜 엄마, 아빠 같았어요. 쌍둥이들은 ‘엄마, 아빠’라고 불러요. 또 저를 진짜 친누나처럼 보더라고요. (웃음)”

▲ 사진=박은비 사진기자
특히 박유나는 김병철의 아낌없는 조언을 회상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대사 중에 어려워했던 부분이 있었다. 울면서 싸우는 장면이었는데 대사가 많아 헷갈려했더니 김병철 선배님이 ‘너는 잘하니까 천천히 하면 될 것 같다’라고 해주셨다. 진짜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KBS2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를 통해 데뷔한 박유나는 ‘비밀의 숲’ ‘더 패키지’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닿을 듯 말 듯’에 출연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굵직한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처음부터 연기자가 꿈은 아니었다고 한다.

“아이돌 준비생이었어요. 이후 ‘연기해보지 않을래?’라는 제의가 왔는데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죠. 좋은 기회로 ‘발칙하게 고고’라는 작품으로 데뷔하게 됐어요. 하면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조금만 더 잘하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겠다’라는. 그래서 연기학원도 다니고 더 많이 노력했어요. 아이돌 준비생에서 연기자가 된 아쉬움은 없어요. 너무 바로 넘어온 건 아닌가하는 생각과 걱정은 했지만 연기는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요. 더 열심히 배우고 싶어요. 배우는 끝없이 보여줄 수 있고 모든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잖아요. 안해 본 경험을 연기를 통해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지난해,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빠른 성장을 일궈내고 있는 박유나. 그는 “많은 걸 배운 한 해라 뜻 깊다. 좋은 선배님들도 만났고, 그 관계가 유지 됐으면 좋겠다”라면서 앞으로의 소망을 밝혔다.

“‘SKY 캐슬’을 통해 많은 걸 배웠어요. 연기는 물론, 세리의 대사에서도 많은 걸 느꼈죠. 촬영을 가는 게 아니라 연기를 배우러 간다고 생각하고 갔어요. 선배님들 연기하는 거 보면 배우는 것 같았죠. ‘믿고 보는 박유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그래서 2019년에는 신인상을 받고 싶습니다.”

‘배우’로서 한 걸음, 한 걸음 씩 걸어나갈 박유나의 행보에 아낌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바다.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