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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기묘한 가족' 이수경, "보고 배울 사람들이 많아졌다"

기사 등록 2019-02-1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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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박관희기자] "'기묘한 가족'의 시나리오 봤을 때부터 어디에서도 못 봤던 코믹좀비물이라 좋았고 함께 할 수 있어 뿌듯하다"

영화 '기묘한 가족'의 이수경이 한 말이다. 영화 '침묵'을 통해 기라성 같은 대배우들 사이에서도 묻히진 않는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의 떠오르는 신예로 자리잡은 이수경이 또 한 번 새로운 인생 캐릭터의 갱신을 예고한다.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충청도 시골 마을에 좀비 쫑비(정가람 분)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패밀리 비지니스를 담은 농촌 좀비 코미디 영화다.

이수경은 '기묘한 가족'에서 망해버린 주유소집 막내 딸 해걸 역을 맡아 좀비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시골 소녀를 그린다.

지금까지 맡았던 배역 속의 모습들과는 달리, 실제로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는 이수경은 출연했던 작품들을 모니터 할 때 부족한 부분들만 보여서 잘 못 보겠다는 겸손한 대답으로 말문을 열었다.

"쫑비랑 둘이 나오는 씬을 가장 초반에 촬영해서 아쉬웠다. 그 장면을 조금 더 뒤에 찍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만족한다. '기묘한 가족'의 개그코드가 잘 맞아서 저의 취향을 저격했다."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기묘한 가족'의 해걸과 그의 가족들은 극중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충청도 토박이의 느낌을 제대로 살렸다. 영화 '용순'에서 이미 한 차례 충청도 사투리를 선보인 바 있던 이수경. 그가 연기한 해걸은 극중에서도 유난히 시니컬하다.

"전작에서 충청도 사투리를 했어서 수월할까 싶었는데 조금 달랐다. '기묘한 가족'의 사투리가 조금 더 깊다고 해야 할까. 감독님이 충청도 분이시라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다시 연습했다. 시니컬한 연기가 어렵다기 보다는 그랬던 해걸이가 상황에 맞게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는 데에서 오는 고민이 더 많았다."

'기묘한 가족'은 좀비물과 코미디를 섞은 영화로 관객들에게 익숙한 장르는 아니다. 그래서 더 새롭다. 이수경은 "기존에 없던 장르니까 오히려 부담감이 덜했고 더 좋았다. 아예 우리는 다른 결이니까 전혀 다른 것을 보여주자 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겉으로는 강해보이는 해걸이지만 알고보면 개인적인 아픔이 있는 순박한 시골 소녀. 해걸은 서울이라는 곳에 대한 동경은 없다. 그저 이 시골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게 목표. 이수경은 해걸이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저는 겁이 많아서 좀비와 사랑에 빠지지는 못 할 것 같다. 겁쟁이다. 그래서 찍을 때 그거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감정이입이 안되거나 공감하지 못 할까봐. 하지만 이 가족은 좀비가 무엇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그냥 좀 다치고 아픈 사람 취급을 했을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기묘한 가족'에서 유일한 로맨스를 보여준 이수경과 정가람은 둘 다 낯을 가리는 성격 덕분에 오히려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수경과 정가람 모두 또래와의 촬영은 처음이었기에 더욱 뜻깊었다고 전했다.

"토끼나 강아지를 대하듯이 쫑비를 다루면서 연기했다. 촬영 초반에는 쫑비가 리액션을 할 수 없는 캐릭터이다 보니까 혼자서 연기를 하는 게 은근히 힘들었다. 리딩까지는 몰랐던 부분이라 아쉽기도 했다. 2편이 나온다면 적응이 됐기 때문에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기묘한 가족'은 말그대로 가족과 좀비가 만난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그래서인지 영화의 대부분의 장면들은 주유소집 가족들과 쫑비가 함께 등장한다. 실제로 충북 보은에서 배우들이 함께 옆 방에서 먹고 자며, 가족처럼 지냈다는 후문. 실제로 촬영은 1년 전에 끝났지만 아직까지 단체 채팅방도 꽤나 활발한 편이라고.

"누구랑 가장 친했냐는 질문이 많은데, 정말 어렵다. 다 함께 촬영하고 쉬는 날에도 다 같이 모여있었기 때문에 한 사람을 꼽기가 어렵다. 그래도 굳이 고르자면 정재영 선배님을 고르고 싶다. 다들 의지를 많이 했고 해주신 조언들도 도움이 많이 됐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느껴진다. 배우를 하기에 어찌보면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수경은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4년 전 일어났던 태도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기묘한 가족'을 통해 연기는 물론 내적으로도 한 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이수경의 앞으로를 기대한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성격이 이래서 하겠냐' 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느꼈고, 또 견디기도 어려웠는데, 다양한 캐릭터들을 보여드려서 이제는 그런 걱정은 안 듣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일을 시작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대한 걱정을 받는 게 처음이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은 안받아도 돼서 편하다."

"성장이라기 보다는 주변에 보고 배울 사람들이 많아진 것뿐인 것 같다. 그 때는 저를 잡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좋은 선배님들, 피디님들, 감독님들 등 보고 배울 사람이 많아져서 도움이 되고 좋다. 그 차이 뿐이다."

박관희기자 gany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