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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 ‘배심원들’, 보통사람들의 가장 특별한 재판…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 모티브 영화

기사 등록 2019-05-0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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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박형식, 문소리, 홍승완 감독이 '배심원들'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했다/박관희 기자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문소리와 박형식이 법정에서 만났다. 자타공인 두 배우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 참여 재판을 그린 영화 ‘배심원들’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재판 과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영화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용산 CGV에서는 ‘배심원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 배우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과 홍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 ‘아가씨’ 등 독보적인 필모그래피의 소유자 배우 문소리가 이번에는 판사로 변신했다. 그는 극 중 강한 신념,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하는 판사 김준겸 역을 맡아 매력적이고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다.

문소리는 “사실 모든 캐릭터들은 준비하면서 쉽다, 어렵다 예상되는 캐릭터는 없다. 어려움은 항상 있다. 김준겸이라는 인물은 대한민국 사법부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면서 법을 모르는 배심원들과 반대의 지점에 있는 캐릭터다. 또 김준겸은 비법대 출신으로 형사부만 18년 담당했을 만큼 권력을 욕심이 없다. 사람들이 꺼려하는 형사부에 오래있었던 것은 법에 대한 원론적인 자긍심과 그 마음으로 버텨온 인물이라고 생각된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이어 “캐릭터를 구성하기 위해 실제 판사 분들을 만나 뵀다. 그 과정 속에서 실제 많은 여성 판사 분들이 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법이라는 것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들은 법을 너무 두려워하고 멀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국민 참여 재판이 무죄 선고율이 더 높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법리도 중요하고 원칙도 중요하지만 사람에 대한 존중, 그 마음이 법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개인적인 소신을 밝혔다.

드라마 ‘상속자들’, ‘힘쎈여자 도봉순’ 등에서 열연을 펼치며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박형식이 ‘배심원들’을 통해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섰다.

박형식은 “첫 상업 영화이기도 하고 긴장이 많이 됐다. 시나리오는 처음 읽을 때부터 술술 끝까지 읽었던 것이 기억날 정도로 재밌었다. 배심원들 간의 관계, 또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너무 흥미로웠다. 제가 맡은 권남우라는 친구는 호기심 많고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성격이다. 저 역시 그러한 성격이기 때문에 더 공감이 됐던 것 같다”며 영화 참여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고 해서 관객 분들에게 어떻게 남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은 없다. 단지 영화 속 따뜻한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촬영하면서 에피소드는 굉장히 많았다. 한번은 감독님 생일 축하를 위해 몰카(몰래카메라)를 준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워낙 연기 잘하는 분들이 몰카를 하다보니까 실제인지 장난인지 구별이 안 되더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 왼쪽부터 박형식, 문소리, 홍승완 감독이 '배심원들'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했다/박관희 기자
이날 서정연을 제외한 7명의 배심원들이 모두 자리에 함께 했다.

늦깎이 법대생 1번 배심원을 연기한 배우 백수장은 “첫 리딩 자리에 갔을 때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님들 사이에 제 자리가 있어서 너무 설렜다”며 미소를 지었다. 2번 배심원 역의 배우 김미경은 “‘배심원들’을 촬영하면서 배우로서 초심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영화에서처럼 제 삶에서도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해서 너무 좋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보다 일당이 우선인 무명배우이자 3번 배심원을 연기한 배우 윤경호는 “법정 사건을 다루는 영화들은 많지만 제 3자 배심원들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소재는 없었다. 그런 점에서 신선함을 느꼈다. 또 재판에 보통사람들이 재판에서 갑론을박을 펼치는 장면은 전문적으로 법적 지식이 없는 대중 분들도 흥미롭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까칠한 합리주의자 대기업 비서실장, 5번 배심원 최영재 역의 배우 조한철은 “영화에 참여하겠다고 한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 특별하게 느껴졌다. 사실은 저도 어릴 때부터 이유 없이 경찰들을 무서워했다. 법원도 단지 멀고 무거운 이미지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들이 그런 공간 속에서 무언가를 바꿔놓는다. 그런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촬영을 할 때도 너무 즐거웠다. 촬영 당시 인성도 좋고 연기도 잘하는 많은 배우들과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것이 행복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6번 배심원 역의 배우 김홍파는 “‘배심원들’이라는 작품은 대중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저는 영화 스토리상 중간에 빠지게 된다. 그 점은 굉장히 아쉬웠다”는 말을 남겼고, 7번 배심원 오수정 역의 배우 조수향은 “지금도 그렇지만 선배님들이 촬영하면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셨다. 앞으로도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홍승완 감독은 ‘배심원들’을 통해서 첫 장편 영화에 발걸음을 내딛었다.

홍 감독은 “영화의 모든 부분은 실화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2008년 처음 국민 참여재판이 열렸을 때를 모티브로 한 것이긴 하지만 영화 스토리는 많이 각색됐다”며 영화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배심원 제도가 아직 강력하지 않다. 배심원들이 무죄라고 해도 그 결정을 따를지 말지는 판사의 재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심원들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판사 입장에서도 배심원들과 토의를 하는 과정으로 인해 계속해서 생각을 바꾸고 고민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영화 속 나오는 마지막 선고는 모두가 최선을 다해 이뤄낸 것이다”며 영화의 취지를 밝혔다.

“피고인이 유죄일 가능성 반, 무죄일 가능성 반 유죄입니까? 무죄입니까?” 이 질문에 대해 당신은 어떠한 답변을 내릴 것인가. 또 그 답변에 대해서는 자신 있는가. ‘배심원들’은 지금껏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법에 대한 인식들을 가장 가까운 대중들의 시선으로 냉철하게 바라본다.

봄바람이 만연한 5월, 처음이라 더 잘하고 싶었던 보통 사람들의 가장 특별한 재판이 시작된다. 오는 15일 개봉.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