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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 ‘배심원들’,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모두에게 그날은 처음이었다

기사 등록 2019-05-0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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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GV 아트하우스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법은 국민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는 겁니다”

극 중 문소리의 대사다. 2008년 대한민국의 첫 국민참여재판을 기억하는가. 그 역사적인 순간을 그려낸 ‘배심원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했던 재판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높여보고자 했다.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인 권남우(박형식)가 얼떨결에 8번 배심원이 되면서 시작된다. 1~7번까지의 다른 배심원들과 만나게 된 남우는 나머지 사람들 모두 각자의 사정으로 배심에 참여하게 된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이 참여한 재판은 바로 기초 수급을 받기 위해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한 ‘존속 살인 사건’. 전 국민과 여론이 집중한 만큼 사법부는 ‘국민들과 함께하는 재판’이란 멋진 그림을 만드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로 여긴다.

그렇게 재판은 시작됐다. 수월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법은 몰라도 상식은 지키고 싶었던 8명 배심원들의 갈등과 이해 속에서 재판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문소리와 박형식,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은 이루 말할 것 없이 완벽했다.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 ‘아가씨’ 등을 통해 독보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 문소리가 이번에는 판사로 변신했다. 그는 실제 판사들을 만나며 목소리 톤, 억양, 분위기까지 분석하며 열정적으로 캐릭터를 연구했다. 그 결과 카메라 앞에서의 문소리는 완벽하게 김준겸으로 녹아들어 재판장으로서의 무게감과 카리스마를 온전히 내비쳤다.

‘배심원들’이 첫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박형식은 극 중 엄청난 연기 몰입력을 선보였다. 그는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 8번 배심원 권남우로 분해 어리바리하지만 끈질기게 질문과 문제 제기를 이어가며 진실을 찾으려는 모습을 특유의 눈빛, 표정 연기로 디테일하게 표현해냈다.

관객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 쌓아온 경험이 얼마나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것인지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화를 제작했다는 홍승완 감독의 말처럼 영화 속 재판은 후반부로 달려갈수록 검사, 변호사, 판사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흘러간다.

우리 삶 속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왠지 모르게 항상 낯설고 두려운 존재. 바로 법이다. 영화는 8명의 배심원, 즉 현실에 살아갈 법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 법을 향해 한발자국씩 접근해 나간다.

상영 114분이 지나고 나면 느낄 것이다. 어느새 당신도 9번 배심원으로 그 재판에 참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오는 15일 개봉.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