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현장분석]‘광대들: 풍문조작단’, 조선을 뒤흔든 소문의 주인공 다섯 광대가 찾아왔다

기사 등록 2019-08-13 17:44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왼쪽부터 배우 고창석, 김슬기, 윤박, 조진웅, 손현주, 박희순, 김주호 감독이 '광대들: 풍문조작단'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박관희 기자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2019년 대한민국의 역사를 뒤흔든 팩션 사극 영화가 찾아왔다. 역사책 속에서만 봐왔던 ‘세조실록’ 속의 기이한 현상들을 유쾌하게 그린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올 여름 기상천외한 팩션 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에서는 ‘광대들: 풍문조작단’ 언론시사회가 진행, 배우 조진웅, 손현주, 박희순, 고창석, 김슬기, 윤박, 김주호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독전’, ‘완벽한 타인’ 등 2018년 다수의 흥행작을 남긴 배우 조진웅이 광대로 돌아왔다.

조진웅은 “작년 작업을 했던 영화들을 너무 사랑해주셔서 감개무량하다. 사실 대한민국 어떤 영화도 고생하지 않은 작품은 없다. ‘광대들’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촬영하면서 굉장히 신기했던 경험을 한 영화다. 유쾌하고 뚝심 있고 경쾌함까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는 “촬영 때 너무 더워서 많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배우 김민석이 군대를 가 있다.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고창석 형님은 워낙 잘 알아서 연기 호흡이 잘 맞았다. 다른 배우들은 처음 해보면서 저를 많이 놀라게 했다. 김슬기는 보기와 다르게 에너지가 너무 강하더라. 윤박도 진정성 있는 연기로 저를 놀라게 했다. 모두와 연기 호흡이 좋았다”며 화기애애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올해로 데뷔 29년차 연기 장인 손현주가 스크린 첫 사극에 도전했다. 손현주는 극 중 풍문조작단의 기획자 한명회 역을 맡아 강렬하면서도 악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매력 발산할 준비를 마쳤다.

손현주는 “사실 제가 과거에 사극을 하다가 말에 밟혀서 발톱이 빠진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사극을 멀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말을 타고 불 속으로 들어가라 하더라.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말 타는 장면이 없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트라우마가 말끔하게 없어졌다. 앞으로 사극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깉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손현주는 극 중 냉철한 한명회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뾰족한 귀와 긴 수염의 특수분장을 했다. 그는 “한명회의 강인한 모습을 위해 특수분장을 했다. 귀랑 수염을 다 붙이는데 2시간 정도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제가 제일 일찍 나와서 분장을 했다. 귀를 2시간동안 붙이는 과정이 싫어서 어쩔 때는 일주일동안 붙이고 다닌 적도 있다.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열정을 내비쳤다.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장르불문하고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배우 박희순이 ‘봉오동 전투’에 이어 ‘광대들: 풍문조작단’으로 흥행을 이어간다.

박희순은 “기존에 보여 졌던 세조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제가 맡은 세조는 집권 말기의 늙고 병약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병약한 모습을 보이기에는 그간의 세조이미지가 컸다. 그래서 힘들어하면서도 강렬함, 후회 등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내야 했다. 또한 어긋난 부성애 또한 돋보이고자 연기했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이어 세조의 문둥병을 표현하기 위해 특수분장을 했던 박희순은 “손현주 선배 뿐 아니라 저도 분장하느라 오래 걸렸다. 1시간 40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얼굴에 많은 분장을 했기 때문에 감정 신에서 가끔 떨어질 때가 있기도 했다. 그럴 때면 아무리 좋은 연기라도 다시 해야했다. 그때는 억울하긴 했지만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박희순이 출연한 영화 ‘봉오동 전투’는 현재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는 “‘봉오동 전투’가 너무 잘되고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광대들’의 개봉과는 조금 시간의 텀이 있다. ‘봉오동 전투’를 보신 분들이 온 가족과 함께 ‘광대들’도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며 감사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 왼쪽부터 배우 박희순, 손현주, 김슬기, 윤박, 조진웅, 고창석이 '광대들: 풍문조작단'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즐기고 있다/박관희 기자
배우 고창석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김주호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다. 고창석은 극 중 풍문조작단의 기술 담당 청지창조 홍칠 역을 맡아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고창석은 영화에서 세 번이나 바지에 오줌을 싼다. 그 장면에 대해 묻는 질문에 고창석은 “창피했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한번밖에 없었는데 세 번 찍더라. 얼굴은 제외하고 밑에만 찍었는데 미치는 줄 알았다”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는 “사극만이 갖고 있는 멋이 저는 좋다. 사극에서의 코미디는 자칫 잘못하면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게 된다. 너무 유치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다. 그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부분에서 배우의 영역도 중요하지만 설정을 관객들이 유치하게 보지 않게끔 줄타기를 잘하는 연출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배우 김슬기는 ‘풍문조작단’의 홍일점으로 음향 담당 신통방통 근덕으로 분했다. 영화 ‘조작된 도시’, ‘국가대표2’로 활발히 활동을 이어온 김슬기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통통튀는 매력을 발산하며 극에 활력을 더했다.

김슬기는 “정통사극 연기는 처음이다. 말 타는 연습을 하다가 떨어져서 부상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잘 붙잡고 촬영 할 때 무리 없이 잘 진행했다. 사극이라서 힘든 점은 많았지만 ‘광대들’로 시작해서 영광인 것 같다”며 첫 사극 도전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회식장소 알아보는 재미로 현장에 다녔다. 선배님들이 맛있는 것들도 많이 사주셨다. 촬영하다가 힘들 때는 창석 선배님이 힙합음악을 틀어주셨다. 창모의 ‘마에스트로’를 들으며 흥을 올렸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훈훈한 비주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우 윤박이 풍문조작단에서 붓 하나로 세상의 모든 것이 똑같이 그려내는 화룡점정 진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윤박은 “지금 시대의 사람들과 그 시대 사람들은 사고방식이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더욱 조선시대 사람들로서 생각해보고자 노력했다. 사극이지만 사극 말투를 안 쓰려고 신경 쓰기도 했다. 결과물을 어떻게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첫 사극 영화를 찍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며 열정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입바른 소리인 것 같겠지만 선배님들과 동료배우들과 함께 해서 너무 행복했다. 저는 너무 복받은 것 같다. 선배님들은 일적으로나 사적으로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시더라. 그런 모습을 본 받고 싶었다. 슬기나 민석이는 같은 또래로서 힘을 많이 얻었다. 그런 분위기 속 자연스럽게 좋은 연기가 나왔던 것 같다”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충무로에 혜성같이 등장한 김주호 감독이 7년 만에 ‘광대들: 풍문조작단’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전작이 조금 오래됐다. 팩션물이라는 장르라는 점과 멀티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비슷 할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때보다는 조금 과감한 시도들을 했다. ‘광대들’에서는 기존의 어떤 사극에서 볼 수 없던 장면들이 있다. 드라마도 있지만 관객들의 시각적 청각적 부분들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어 그는 “영화에는 세 가지 실록에 기록된 관련 미담들만 다뤘다. 에피소드는 시간 순서에 대로 점진적으로 시각 효과를 줄 수 있는 에피소드 위주로 선택했다. 또 일반 관객들이 친숙하게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서 문수보살이나 고양이 상에 대한 에피소드를 추가했다. 관객들이 편안하게 봐주실 것 같았다”며 설명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역사의 기록들에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반영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김주호 감독의 말처럼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유쾌하게 풍자하고, 신랄하게 비판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9년 8월 역사가 뒤바뀐다. 늦 여름 감성을 제대로 저격한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에 발탁돼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꾼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21일 개봉.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