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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히트맨’ 권상우 “실제로 미술교육 전공…대중들이 내 그림 보면 놀랄 것”

기사 등록 2020-01-1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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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권상우/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황고은기자]믿고 보는 코믹 액션의 대가 권상우가 영화 ‘히트맨’으로 돌아왔다. ‘말죽거리 잔혹사’(2004), ‘야수’(2006) 등을 통해 액션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고,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탐정: 더 비기닝’(2015), ‘탐정: 리턴즈’(2018)을 통해 생활밀착형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그다.

본지는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히트맨’에 출연한 배우 권상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요원 '준'(권상우)이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버리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권상우는 극중 웹툰 작가가 된 암살요원 준(수혁) 역을 맡았다.

-‘히트맨’은 올 설에 개봉하는 만큼, 설날 특선 영화라는 부담감은 없나.

"없다. 오히려 더 좋다. 우리는 우리만의 웃음과 액션이 있다. 설날에는 가족끼리 보는 영화가 잘 되지 않나. 긴장되지만 모든 걸 쏟아 부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되든 후회는 없다."

-출연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이런 장르의 영화로 풀이되는 영화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애니메이션이 제 취향은 아니지만 새로웠던 것 같다. 새로운 코믹 영화다."

-영화 속에서 웹툰작가 김풍이 등장하는데, 웹툰 작가인 걸 알았나?

"실제로 직업이 요리사인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웹툰작가더라.(웃음)”

-극중 ‘준’은 넉넉지 못한 경제 사정으로 딸에게 풍족하게 해주지 못해 마음 아파한다. 이 부분은 공감이 됐나.

"웹툰 작가로서가 아니라 가장의 시선으로 보니까 공감이 된다. 가장으로서 해주고 싶은 걸 못 해줄때 공감한다."

-톱스타인 만큼 자식들에게 물질적으로 해주지 못한 게 없을 것 같은데.

"반대로 내가 자식이었고 우리 엄마가 못해줬을 때를 생각한다. (웃음) 아들한테도 엄격하다. 사달라는 거 다 안 사준다. 아들한테 만 오천원짜리 팽이 사주고 그런다. 딸이 사달라면 사준다.”

-영화 속에서 ‘준’은 악플러들의 공격에 상처를 받는다. 대중들의 평가를 받는 연예인으로서 공감했나.

"그 부분을 잘 딴 것 같다. 악플에 신경 쓰면 어떻게 사나. 댓글을 아예 안 보진 않지만, 키보드워리어들 신경 안 쓴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을 보면 코미디와 액션에 강하다. ‘히트맨’은 본인의 장점을 다 모아놓은 작품인 것 같다. 잘 하는 코믹 액션 연기해보니 어땠나.

"능력 없는 가장 역할 하니까 재밌었다. 땀도 흘리고 몸은 고되지만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했다.”

-'신의한수: 귀수편'(2019)에 이어 허성태 배우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소감은?

"성태가 스케쥴이 바빠서 ‘히트맨’ 찍을 때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 했다. 성태가 스케쥴에 쫓겨 있어 좀 미안한 마음을 갖고 현장에 왔다. 너무 바쁘니까 늦게 올 때도 있었다. 신경 안 쓰는데 스스로가 그것에 대해 좀 미안해하는 모습이 있더라. 제 역할을 잘 해주더라. 그 친구 요즘에 소위 잘 팔리는 배우지 않나. 연기도 워낙 잘 한다. 연속으로 같이 두 작품 했다는 게 쉬운 건 아닌데, 좋았다.”

-액션씬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터널’에서 직었을 때 고속으로 달리는 구간을 다 막고 찍었다. 터널 중간에서 촐영하니까 스태프들이 왔다 갔다 하면 힘들다. 통제도 해야 하고 시간이 별로 없어 한정된 시간에 촬영해야 되서 정신 없이 찍었던 기억이 난다. 심리적으로 쫓겼다.”

-이번 작품으로 암살요원을 연기하며 결이 다른 액션을 보여줬다.

"주먹도 그냥 막 치는 게 아니라 특수요원같은 간결함이 있었다. 현장에서 거꾸로 매달려서 담배피는 씬이 있었다. 현장에 왔는데 와이어로 리허설 하고 있더라. 나는 그냥 한 번에 했다. 덕분에 시간을 3시간이나 벌었다.”

-평소 혀가 짧다는 말이 있다. 정준호 배우에게 본인의 혀를 보여주면서 길다고 자랑했다던데.

"혀가 짧다는 이야기는 과장된 게 좀 있다. 내 혀는 길고 크다. 말을 좀 빨리 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럴 뿐이다. 내가 발음이 안 좋은 사람이라면 스트레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나름대로 연기자로서 자신감, 자존감이 있기 때문에 웃어넘길 수 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줬는데, 대역은 없었나?

"제가 하지 않은 장면이 한 컷 있다. 그것 빼고 다 제가 했다. 책상 위에 점프하면서 떨어지는 장면 빼고 다 제가 한 것이다."

-본인만의 액션 철학이 있다면?

"어릴때부터 운동을 해서 액션 센스는 타고 난 것 같다. 성에 차는 작품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런 걸 표현하고 싶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떨어지면 안된다. 꾸준히 웨이트 하고 있다. 액션은 권상우만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능력이 가는 한 쭉 가져가고 싶다."

▲ 배우 권상우/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남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는데, 그림을 잘 그릴 것 같다. 최근에도 그림을 그리나?

"그림을 잘 그려서 시작했다. 우리 때는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두 가지를 생각한다.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와 공부를 못 해서 미술을 시작하는 친구도 있다. 초등학교 때는 제가 노트에 칸을 나눠서 만화책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만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술대회 처음 나갔는데, 나갈 때마다 상을 받았다. 그림과 운동에 재느이 있다는 걸 알았다. 중학교 때 소묘 시간에 제가 그린 걸 앞에 보여주더라. 고등학교 때는 특별활동 시간에 미술부를 했다. 고 1때부터 미술을 시작했다. 자율학습 때 화실에 갔는데 한 번도 땡땡이를 쳐본 적 없고, 놀아도 화실에서 놀았다. 3년 동안 빠진 적 없다. 지금은 연기를 하면서 멀어졌다. 잘 했던 분야인데 멀어지니까 정체되고 퇴보되더라. 지금은 이 일이 주된 일이고 고민하는 일이지만 언젠가는 나이 먹고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취미 생활로라도 그림은 그릴 것 같다."

-최근 그림전을 여는 연예인들이 많다. 그림전을 열 생각은 없나?

"대중들이 내가 그림을 그리면 놀랄 것이다. 전공자이기도 하고, 옛날에 잘 그리던 게 있다. 함부로 못 그리겠다. 지금도 옷방에 가면 크로키북이랑 팬들이 선물해준 세트가 있다. 언제 꺼낼까 항상 고민한다. 언젠가는 꺼내게 될 것 같다."

-실제로 극중 ‘준’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나?

"꿈을 향해 갈 것 같다. 제가 배우가 되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것도 암살요원 ‘준’ 같은 선택이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내가 무슨 깡으로 올라왔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같다. 다 이룰 순 없겠지만 긍정적인 메시지가 있다. 코믹 액션이 있긴 하지만 꿈에 대한 이야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든 가장의 극복기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다.”

-황우슬혜와 실감 나는 부부 연기를 보여줬다. 현장에서 분위기는 어땠나.

"좋았다. 황우슬혜 배우가 모니터를 안 보더라. 왜 안 보지 싶었다. 미련하게만큼 촬영이 한 테이크 끝나면 연기하는 지점에 가서 마음을 다듬고 있더라. 연기에 임하는 태도가 보기 좋았다. 황우슬혜가 돋보이는 장면은 만취해서 오바이트하면서 넋두리 하는 씬이 있는데, 삭제됐다. 그 때 연기하는 걸 보고 이 친구는 기술로 연기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연기하는 게 느껴지더라. 그런 부분이 보기 좋았다.”

-최근 출연한 작품 ‘신의 한 수: 귀수편’(2019)은 215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두번할까요’(2019)는 17만명을 기록했다. 이번 ‘히트맨’은 흥행에 성공할 것 같나?

"‘두번할까요’는 제대로 된 싸움도 못했던 작품이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스코어가 아쉽긴 했지만, 개인적인 플러스가 많았던 작품이다. 이 세 작품 중에서 시기도 그렇지만, 장르적인 특성상 ‘히트맨’이 스코어가 제일 좋을 것 같다.”

-극중 ‘준’은 딸 ‘가영’을 아끼는 딸바보 면모를 보인다. 실제로도 딸바보인가?

"‘개딸바보’다. (웃음) 너무 예쁘다. 집에 가면 닳을 정도로 안고 뽀뽀한다. 아들이 서운해하는 게 없지않아 있다. 아들은 동생도 잘 챙기고 듬직하다.”

-‘탐정: 더 비기닝’(2015)부터 ‘탐정: 리턴즈’(2018)까지 탐정 시리즈에 출연했다. 앞으로도 탐정 시리즈를 계속 할 생각이 있나.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싶다. 중국 활동을 많이 했다. 영화를 1년에 3~4편 찍는 배우들도 많다. 몇 년 했는데 성적이 안 좋아 보이면 타격이 크다. 어느 순간 성에 안 차는 시나리오 들어올 때가 있었는데, '탐정' 만나서 나름대로 시기를 잘 극복했다. 1편이 262만명, 2편이 315만명을 기록했다. 아주 잘 된 건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신다. 배우들 합도 좋고, 위기나 힘든 시기에 축복처럼 만난 작품이다. 성동일 선배가 치매 걸리기 전까지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런 마음으로 계속 됐으면 좋겠다.”

-‘히트맨’도 잘 되면 시리즈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조심스럽다. 이미 2편 시놉시스를 다 짜놨다. 롯데와 CJ에 시리즈물이 있는 유일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악마요원 역의 정준호 배우와 훌륭한 연기 호흡을 선보였다. 현장에서 큰 힘이 됐을 것 같은데.

"큰 힘이 됐다. 선배님이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 위안이 됐다. 제가 바빠서 주위를 못 살필 때도 두루두루 현장을 잘 케어해주셨다. 어르신임에도 가오 안 부린다. 보기 좋았고 본받아야겠다. 잘생기고 멋있다."

-이이경 배우와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나.

“센스, 아이디어도 있고 유연한 배우더라. 연기도 잘 한다. 그 친구가 옛날에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2019) 한 걸 봤다. 영화를 찍어보니까 순발력도 좋다.”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2001)으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20년차다.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만족스럽나.

"당연히 만족스럽다. 아무것도 없이 배우가 되겠다는 꿈으로 올라와서 장가도 잘 가고 아이들도 잘 키우고 작품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도 축복이다. 과거를 생각하면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앞만 보고 온 것 같다. 옛날보다 작품에 대한 열의는 깊어진 것 같다. 일에 대한 재미도 느낀다. 현실에 감사하다."

-권상우의 꿈은 무엇인가.

"꾸준히 좋은 작품을 해서 좋은 배우로 마무리하는 게 꿈이다. 아이들도 건강한 성인으로 잘 키워서 성장시키고 싶다.”

황고은기자 sukidayo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