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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X정우성, 2월 극장가 매료시킬까

기사 등록 2020-02-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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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이슈데일리 황고은기자]궁지에 몰려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돈 가방을 두고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2월 극장가를 찾아온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가 진행, 김용훈 감독, 배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이 참석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Speacial Jury Award)에 호명됐다. 김 감독은 "많은 해외 관객분들에게 이 영화를 소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하다. 처음 로테르담에 가게 돼 해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많이 좋아해주고 흥미있게 봐 주셔서 좋았다. 더 많이 가고 싶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전도연은 극중 어두웠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술집 사장 '연희' 역을 맡았다. 전도연은 "정우성씨와의 호흡은 만족스러웠다. 현장에선 편안했다기보단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 오래된 익숙한 연인 관계 역할이었다. 첫 씬부터 설명돼 있어야 해서 아무것도 아닌 씬인 것 같지만 어려웠다. 막상 촬영하고 적응하고 캐릭터가 어우러지고 즐거워지면서 끝나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번 기회가 된다면 정우성씨와 다른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고 정우성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말했다.

정우성은 자신의 앞으로 큰 빚을 남긴 채 사라진 애인 때문에 한탕을 계획하는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 '태영'을 연기했다. 정우성은 "도연씨와의 작업은 늘 기다려왔다. 현장에서 좋은 동료와의 작업, 임하는 자세를 공감할 수 있어서 값진 시간이었다. 다른 작품으로 또 만나고 싶다"고 회상했다.

연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전도연은 "대본상에 강렬하고 센 캐릭터였다. 힘을 줘서 강조하기보다는 힘을 뺀 연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촬영할 때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우성은 "배우로서 태영이 갖고 있는 허점을 극대화 하려고 하면서 디자인했다. 처음 촬영할 때 감독님이나 스태프들도 당황하는 눈빛이 보이더라. 차근차근 태영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영화 엔딩에 극적인 상황에 닿았을 때의 태영을 연기했다. 정우성을 바라보는 낯선 감정을 극복해내면서 태영을 보여줬다. 제가 그리는 태영을 확신을 갖고 입증해낸 작업이었다. 현장에서는 태영에 대한 확신이 더 필요했다. 오늘 영화를 보니 호들갑을 혼자 떤 것 같은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연출하면서 포인트를 둔 부분을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이 이야기에서 가장 관객들이 흥미롭게 봐야하는 점은 '예측 불가함'이다. 관객들이 뒤를 알 수 없는 스토리텔링이 되어야 관객들이 흥미롭게 따라갈 거라 생각했다. 큰 포인트를 둔 점은 중간에 연희가 등장해서 각 인물들을 찾아가는 구조가 된다. 처음엔, 동시간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뒤틀려지는 이야기로 보여지면서 관객들이 새로운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를 찾아갈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여정은 치매에 걸린 노모 '순자'를 연기했다. 신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윤여정은 "저는 너무 오래된 배우라 신인 감독과 할 때 무섭다. 전문가도 아닌데, 쓸데없이 많이 안다. 신임 감독을 너무 싫어한다고 솔직하게 만나서 이야기했다. 제가 나이가 많이 들어서 제 이야기를 버린 지 오래됐다. 어떤 사람이 나를 필요하다고 여긴 일을 하게 된 지는 오래됐다. 도연이가 같이 하자고 해서 큰 역할인 줄 알았다. 치매 걸린 연기라고 해서 곤란했다. 치매 걸린 적이 없다. 치매 걸린 현상을 중점으로 도연이의 지도 편달 아래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도연은 "신인 감독님과 일을 많이 해왔지만, 걱정이 됐다. 많은 배우들이 나오기도 하고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돼 감독님이 현장에서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다. 영화를 보니 감독님 나름대로 고생이 많으셨다. 시나리오 보자마자 재밌게 읽었다. 찾아가는 재미가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정우성은 "경력이 오래된 배우와 신인 감독과의 시작에서는 조바심을 내지 않고 서로를 바라봐주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신인 감독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그려낼거란 강한 의지가 있으면 현장에서 배우와의 소통과 큰 벽이 될 수 있다. 경험 많은 배우 입장에서는 신인 감독이 사용하는 단어 속에 어떤 게 내포돼 있는지 차분히 봐야 한다. 대담한 여유를 부려야 한다. 김 감독님은 현장에서도 그런 여유를 잘 보여주셨다. 태영의 첫 촬영에서는 분명히 당황스러웠을텐데 불구하고 제가 왜 그렇게 태영을 그리는지에 대해 차분하게 듣고 소통해가며 작업했다"고 회상했다.

배성우는 극중 사업 실패 후 야간 사우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가장 '중만' 역을 맡았다. 그는 "대본을 재밌게 봤다. 미팅했을 때 감독님이 소설을 빌려주셨다. 절판되서 안 나와서 자기만 갖고 있다고 하더라. 감독은 처음이지만 영화 일을 많이 했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았다"고 털어났다.

극중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주부 '미란' 역의 신현빈은 "시나리오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다른 선배님들 캐스팅 된 이후여서 부담됐다. 촬영은 즐겁게 진행됐다"고 촬영 소감을 말했다.

정가람은 극중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체류자 '진태' 역을 맡았다. 정가람은 "감독님에게 많이 의지했다. 감독님이 '우리 같은 신인이니까 같이 화이팅해보자'고 말씀해주셨다. 좀 더 편하게 감독님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재밌게 촬영했다. 시나리오는 강렬학 재밌게 봤다.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바로 달려가서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투리 연기는 어떻게 준비했냐는 질문에 그는 "3개월 전부터 연변에서 온 선생님이 있었다. 감독님과 캐릭터를 완전 사투리를 쓰느는 것보다 한국에 와서 좀 융화된 캐릭터를 원했다. 진태 캐릭터를 연구할 때 강렬하고 세지만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답했다.

또, 배성우는 "중만 캐릭터에 대해 대본을 보고 잘 모르겠더라. 소설을 보고 그 역할의 심리묘사가 많이 써 있어서 도움이 됐다. 영화는 심리 묘사를 구구절절하게 말하기 힘드니까 소설보다 캐릭터를 날을 세우고 연기했다. 상황에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인물이라 불쌍하고 웃기게 보이도록 연기했다. 다른 인물들은 늪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시작한다. 중만 캐릭터는 조금씩 빠져드는 인물이라 생각하고 구축해갔다"고 중만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신현빈은 "미란은 사람들 앞에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인다. 미란이가 애초에 소극적이거나 약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미란이 처한 상황 때문에 움츠러져 있는 것 같다. 진태에게 보이는 모습이 진짜 모습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은 누구를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두고 연기했다. 연희를 만나면 의지하면서 따라간다. 남편에게는 고분고분하게 응하는 모습, 진태에게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모습에서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가람은 "이제껏 했던 작품들과 다른 캐릭터를 했다. 지금까지는 순정적인 캐릭터를 해왔지만 진태 캐릭터는 다시 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여러 생각하지 않고 오는 게 있으면 그것에 대해 소화해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배성우는 애드리브를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배성우는 "애드리브를 많이 치지는 않았다. 대본이 잘 짜여져 있었다. 괜히 욕심을 줬다가 해칠 것 같았다. '버릇이 없네'는 그 상황에서 소심한 사람이라 반말하는 것 중에 뭘 할까 싶었다. 윗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해봤다"고 회상했다.

원작 소설과 차별을 둔 점에 대해 김 감독은 "원작에서는 독특한 구조로 돼 있다. 소설에서만 허용될 수 있는 구조라, 영화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연희가 중간에 등장하는 구조로 바꾸면서 뼈대를 다시 맞췄다. 이 영화가 좀 더 평범한 사람들이 벌이는 범죄극이 됐으면 싶어 영화 속 인물들의 직업을 평범하게 했다. 엔딩도 좀 바꿨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지만, 잔인한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많은 인물들이 죽는 영화라서 적나라게 죽는 모습을 보이면 관객들이 힘들어할 것 같았다. 오히려 안 보여주는 전략을 썼다. 안 보여주는 게 더 공포스러울 수 있다. 관객들이 여러 인물들의 죽음을 힘겨워하지 않게 보게 하게끔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오는 2월 12일 개봉한다.

황고은기자 sukidayo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