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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내안의 그놈’ 진영 “홀로서기, 달라진 건 없어요”

기사 등록 2019-01-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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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배우 눈이 됐다”라고 말한 박성웅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 2016년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후 가진 인터뷰 때와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첫 스크린 주연, 1인 2역 소화의 고충이 뒤따랐음에도 122분의 러닝타임을 힘 있게 이끌어간다. 영화 ‘내안의 그놈’(감독 강효진)에서 맡은 캐릭터를 찰떡 같이 소화한 진영의 이야기다.

기자는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영을 만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전 모니터링 시사회에서 5점 만점에 4.7점의 점수를 받아 개봉 전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터라 진영은 “일반시사 때 몰래 간 적 있다. 어떻게 보실까 너무 궁금했다”라면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작품성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웃음 포인트를 많이 가져가니까 그걸 높게 사주신 것 같다. ‘진짜 웃기다’ ‘재밌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내안의 그놈’은 우연한 사고로 제대로 바뀐 아재와 고딩의 대유잼의 향연, 웃음 대환장 파티를 그린 코미디다. 진영은 극중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싸’에서 하루아침에 학교를 장악한 ‘인싸’ 고딩 동현 역을 맡았다. 친구 현정이(이수민 분)가 괴롭힘 당하는 걸 도와주려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그는 마침 그곳을 지나던 판수(박성웅 분)와 충돌한 후 영혼이 뒤바뀌게 된 것.

‘바디체인지’는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등에서 익히 다뤄진 소재다. 뻔하고, 식상할 수 있는 위험 부담이 따랐음에도 진영은 ‘내안의 그놈’을 왜 선택한 것일까.

▲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시나리오 선택할 때부터 고민이 있었어요. 바디체인지가 베테랑 연기자들도 잘 안하려고 하는 역할이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셨죠. 저는 오히려 잘 모르니까 부딪혀보자고 생각했어요. 이런 걸 해보면 조금 더 상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경험에 나섰죠.”

진영은 무엇보다 박성웅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자신의 집까지 찾아와 대본 전체를 녹음하며 연기 코치를 해줬다고. 진영은 “5년 전, 박성웅 선배님이 tvN ‘우와한 녀’에서 저의 아버지 역할을 맡으셨다. 그때부터 인연이 됐다”라고 말문을 이어갔다.

“저를 이 영화에 추천도 해주셨어요. 또 직접 저희 집에 오셔서 제가 할 대사들을 다 해주셨죠. ‘따라하려고 하면 안 된다. 그러면 흉내가 되니까’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녹음한 건 두 번 정도만 듣고 느낌을 살려 표현했죠. 너무 감사했어요.”

동현이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판수는 남다른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다. 영혼이 뒤바뀐 뒤에는 특유의 능청스러움까지 표현해야했기에 진영은 어떤 부분을 맛깔스럽게 살리고자 했을까.

“제 성격은 능청스럽지 못해요. 많이 연구했죠. 선배님의 평소 모습, 연기할 때 모습들을 관찰했어요. 그때 나이는 여유로움이 있더라고요. 능청스러움도 있고, 농담을 해도 여유롭게 하시죠. 그런 면을 보고 관찰했던 것 같아요. 걸음걸이도 달라요. 되게 느리죠. 또 저는 말이 빠른데 천천히 표현했고요. 성웅 선배님이 출연하신 ‘신세계’를 보면서 많이 참고했어요. 느낌, 말투 같은 것들. ‘그렇지 않아? 응?’ 다시 되묻는 것들이 포인트가 됐죠.”

▲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내안의 그놈’에서 진영은 많은 도전에 나섰다. 2시간이 넘는 특수 분장부터 맨손 액션까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연기 영역을 넓힌 것. 그만큼 영화에 대한 애착이 크면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크지 않을까.

“저의 바람은 개봉했을 때 입소문이 잘 나서 코미디 장르를 찾아주셨으면 해요. 전 원래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진 않았어요. ‘수상한 그녀’ 이후부터 코미디 장르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죠. 제가 출연하긴 했지만, 찍고 보니까 사람들이 웃는 걸 처음 봤어요. 극장은 조용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다 같이 웃어서 그게 더 극대화된 것 같아요. 그게 영화관에서 가지는 코미디 장르의 매력이 아닐까요? 코미디 장르에서 웃길 수만 있다면 ‘내안의 그놈’은 괜찮은 작품인 것 같아요. 코미디 장르의 역할은 해낸 것 같거든요. 하하.”

지난 2011년 그룹 B1A4로 데뷔한 진영은 지난해 오랫동안 몸담았던 W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링크에잇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소속사 이적 후 첫 행보이자 홀로서기를 시작한 터라 느끼는 바도 남다를 터.

“1인 기획사라 ‘잘 해야겠다’라는 건 있어요. 저를 바라보고 모두가 하는 거니까 모든 걸 조심하고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죠. 홀로서기를 했지만 달라진 건 없어요. 똑같다고 봐요. 제가 하고 싶은 일들, 해야 할 일들이 바뀐 게 아니니까요. 음악, 연기를 사랑해요. 곡도 계속 쓰고 있죠. 저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으니까 보답해야하는 게 맞아요. 음악적으로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욕심이지만 두 개 다 열심히 하고 싶어요.”

가수, 예능, 그리고 연기까지 겸비한 진영. 이제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조금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차근차근 자신만의 색깔을 덧칠하며 연기 지도를 완성해나가고 있는 진영이다.

“앞으로 어떤 색깔의 배우가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흡수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갑자기 색깔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어떤 역할이든 다 잘하는 배우, 그거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호감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를 떠나서 호감인 사람. 저를 딱 봤을 때 ‘괜찮은 애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웃음)”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