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우이역에서 만나, 북한산에 오른 가수 유지나씨의 직격인터뷰⓵
4월의 봄날 오전, 북한산 우이역앞 커피숍 앞. 환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한 가수 유지나씨는 산행복 차림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아 보였다. 이미 산과 하나가 되어 있는 '산사람'처럼 말이다. 봄이라고 하긴엔 너무 더운 19일, 낮기온이 29도까지 치솟은 가운데도 이날 일행과 함께 북한산을 오른 유지나, 한국 트로트계의 민요가수 출신 '올라운드플레이어'. 나이에 맞지않는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녀와 즐거운 '산상인터뷰'를 가졌다.
-산과의 첫 만남, 할머니의 선물
"25년 전 할머니께서 권유하셨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유지나씨가 추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남양주 운길산에서 시작된 그녀의 '산행 인생'은 주변 검단산을 거쳐 전국으로 이어졌다. 무려 15년간. 당시 그녀는 새벽을 깨우면서 무조건 산에 올랐다. 그 시간들이 그녀를 만들었다.
"새벽에 일어나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단순히 체력이나 인내심만이 아니라, '삶의 진정한 의미' 말이에요. 운길산, 검단산 등 하남과 남양주의 여러 산들을 다니면서 저는 산이 나에게 무엇인지를 깨달았습니다."
-부동산을 팔고 선택한 전세, 자유로운 삶
인터뷰 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그녀의 삶의 철학에 관한 것이었다. 몇 년 전, 유지나씨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살고 있던 부동산을 팔고 청담동으로 전세시작한 것. 겉으로 보면 후퇴처럼 보일 수 있는 이 선택이, 사실은 그녀가 원하던 자유였다.
"돈이 필요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돈의 노예가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부동산에 묶여있으면 그것이 노예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전세로 살면서 느낀 것은 제가 원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거예요. 음악도 더 열심히 할 수 있고, 지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죠. 특히 멍멍이 녀석은 나의 딸이죠, 전 남자아이보단 여아이를 키워요."
-음악과 산, 그리고 지인들과의 시간
휴일 북한산 산행에서 우리는 그녀가 말한 '멋진 삶'을 목격했다. 등산 내내 그녀는 다섯 명의 지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누군가가 힘들어하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보문사에서 백운대까지 약 2시간의 산행. 29도를 웃도는 서울 기온 속에서도 그녀의 호흡은 안정적이었다.
"요즘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아차산에 올라요. 산행이 일상이 되었죠."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은 산을 운동으로만 생각하는데, 저에게 산은 삶 그 자체예요. 희로애락을 모두 간직하는 공간이라고 할까요."
정상에서 만난 서울의 전경을 바라보며 그녀가 덧붙였다. "산에 오르고 내려오는 과정 속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상승도 있고, 하강도 있고, 때론 험한 길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는 거예요."
-가장 나답게 만드는 산
"가수로서의 활동도 계속하고 있어요. 앞으로 조금있으면 신곡이 나옵니다.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는 신나고 뭔가 느낄수 있는 곡이랍니다.제목은 '만고땡'. 산 위에서 느끼는 것들이 음악에도 배어나오는 것 같아요." 유지나씨의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현재의 삶으로 흘러갔다.
돈의 노예가 아닌 자유인으로서, 음악하는 예술가로서, 그리고 산을 사랑하는 등산인으로서의 균형 잡힌 모습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우리가 "다음에는 어느 산을 오르실 계획이세요?"라고 묻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등산은 내려오면, 또 올라가고, 올라가면 내려오는 거죠. 그것이 제 삶의 패턴입니다. 산은 내게 꾸준함을 가르쳤고, 그것이 음악도, 지인 관계도 모든 것을 더 깊게 만들어줍니다."
북한산의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처럼, 유지나씨의 삶도 높고 맑아 보였다. 돈이 아닌 자유로 부를 정의하는 그녀. 산행처럼 오르고 내리며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이 봄날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산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고, 삶의 희노애락을 모두 간직하게 해준다." - 가수 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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