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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니까]여민정, 연기도 배움도 두려움 없이 전진하는 배우

기사 등록 2016-03-0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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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기자]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기다라는 뜻의 고사성어다. 이는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이 결국에는 그 노력을 인정받는다는 해피엔딩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여민정이라는 배우는 그가 출연한 작품보다는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기억된다. 또는 그가 작품에서 보여준 노출 연기를 주로 기억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그것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주행 중이다.

여민정은 인문학적 소양이 뛰어난 배우다. 배움에 두려움이나 주저함도 없다.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여민정은 지난 학기에 42명의 인원 중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늦은 나이에 입학했음에도 학구열을 불태웠다.

뿐만아니라 중국어 공부에 매진해 자격증을 획득하는 등 어학공부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중국 상하이의 화둥 사범대학에서 중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연기 활동과 학업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욕심쟁이다.

여민정은 2011년 드라마 조연으로 시작해 이듬해 영화 주연을 맡고, 3년차만에 어찌됐든 여민정이란 이름을 빠른 시간에 각인시켰다. 비중이 크지 않았고, 여자로서 연기하기에 어려운 역할이기도 했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여민정은 "연기를 시작한 후 연기 관련된 것에만 몰두했다. 오디션도 틈나는 대로 보고, 연기에 관련 된거라면 어떤 활동이든지 다 참여하려고 했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혼자서 다 해내느라 경험치도 무척 쌓였던 시기다. 큰 사기는 아니라도 안 좋은 일도 겪어봤다. 직접 대면할 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는 편이라 미팅을 거치면 일이 잘 풀리는 편이었다"고 회상했다

AV배우 타츠미 유이와 함께 주연을 맡았던 'AV아이돌'로 주연 신고식을 치른 그는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그 사건이 터졌다. 여민정은 "2013년 레드카펫 사건 후부터 대외적으로 왕성하고 의욕 넘 쳤던 기세가 잠시 주춤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신인의 패기로 겁 없이 달렸던 3년 남짓의 시간을 잠시 되돌아보고, 내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느라 공백기도 생겼다. 최종적으로, 좀 더 기본을 닦고, 내면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장 대중들 앞에 서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을 내려놓으니 한결 편해졌다. 성공에 대한 욕심도 내려놓게 되었다. 내가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그 자체로서 내가 노력하고 즐기면 되는 것 아닌가. 다시 학업에 집중하고 그 해 과수석을 하는 영광도 누렸다"고 생각을 바꾼 후 변화된 삶을 말했다.

여민정은 2013년 늦가을 쯤 배워야겠다고 생각만 하던 중국어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후로 현재까지 쉬어본 적이 없다. 하나의 무기가 생긴 셈이다. 1년 5개월만에 hsk5급을 통과했을 뿐더러, 현재 hsk6급을 5월 중 시험치기 위해 준비중이다. 현재는 상해 화동사범대학에서 1명 뽑는 교환학생으로 선발돼 학업중이다.

그는 "2013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직접 나에게 전달되어 오는 시나리오나 제안들을 보고 검토하는 것 이외에는 오디션은 사실상 잠정 중단한거나 다름없다. 그래서 다른사람들이 보기에는 조금 느려보이고 더디게 보일수도 있지만 개의치 않다. 좀 더 알찬 모습으로 좋은 작품과 재밌는 작품으로 하나씩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여민정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중국어. 그는 2년 4개월 동안 중국어를 공부했고, 능숙한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연기자 여민정에게 또 하나의 무기가 생긴 것이다. 부단히 멈추지 않고 공부하던 중국어가 재미가 생겨 가속도가 붙었다.

여민정은 "지금은 역시 나에게 투자하고 공부할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공부가 남는거라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어머니 역시 내 꿈을 믿고 지지 해주기 때문에 난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말했다.

배움을 즐기는 여민정이지만 학업 때문에 연기 활동에 지장이 있는 것은 사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연기 활동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영화 관계자들을 만날 기회가 사실상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민정이 중국어를 처음 시작한 계기는 역시 중국에서도 연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지금도 유효하고, 중국어가 훨씬 더 유창해져서 현지 중국인들과 교류하면서 만나게 될 기회 역시 크다고 생각했다.

여민정은 "당장 눈 앞에 이득이나 명분에는 큰 관심이 없다. 연기는 무조건 연기력. 더 열심히 하고 잘하는 수 밖에 없다"고 자신의 연기철학을 밝혔다.

여민정은 노력하는 사람이다. 또한 열정이 넘친다. 하지만 게으를 땐 한없이 게을러지기 때문에, 경쟁 속에 내몰아야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것. 여린 외모에 감춰진 독한 근성. 그것이 여민정을 있게한 힘이 아닐까?

여민정은 "어렸을 때부터 언어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 결국 지금 추구하는 일이 부합되지 않나 싶다. 운명은 돌아돌아 결국 자신이 원했던 일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빠르든 늦든 간에 언젠가는 만나게 될 숙명인 것이다. 일단 나는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을 통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살아가면 된다. 그래서 너무 행복하다. 스트레스조차도 결국 나를 위한 일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타인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려고 하기보다 내가 세운 기대치에 더 높게 도전하고 싶다. 즐기며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대중들도 알아줄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한걸음씩 전진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노출이라는 키워드로만 기억된 여민정은 확고한 연기철학과 학구열을 지닌 배우다. 배움에 두려움과 주저함이 없듯 연기에서도 두려움과 주저함이 없는 배우가 바로 여민정이다. 모두가 비웃을 때도 우직하게 산을 옮기려던 우공처럼 여민정은 그렇게 전진하고 있다. 결국 우공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해 산을 옮기지 않았는가.

[사진=여민정 페이스북]

여창용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