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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광대역엔터]브라운관과 스크린, 영웅들이 점령하다

기사 등록 2016-03-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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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스크린과 브라운관에 이름하여 '영웅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초인적인 힘을 가진 슈퍼히어로들은 물론 평범하지만 남다른 정신력을 가진 영웅들의 활약이 펼쳐지고 있다.

스크린은 슈퍼히어로가 장악을 했다. 지난달 개봉했던 마블 히어로 '데드풀'에 이어 3월 24일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은 개봉일에 21만9674명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점령했다.

이 작품은 미국의 대표 코믹스기업 DC코믹스의 대표 캐릭터인 배트맨과 슈퍼맨은 물론 원더우먼까지 등장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히어로물이다. DC와 워너가 마블을 겨냥해 심혈을 기울인 이 작품은 향후 '저스티스리그'의 영화화를 위한 시작점으로 불리고 있다.

이 작품은 기존의 히어로물처럼 선과 정의의 기준을 명확하게 잡아놓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기존의 '영웅은 무조건 정의로운 것'이라는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고 있다. 또한 슈퍼히어로가 활약하는 중에도 범죄는 일어나고 있으며, 약자는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배트맨과 슈퍼맨이라는 쟁쟁한 슈퍼 히어로 사이에서 여성 히어로의 대명사 원더우먼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동안 남자 영웅들의 보조 역할에 지나지 않았던 여성 영웅의 놀라운 지위 향상은 향후 스크린에서 여성 영웅 캐릭터의 활용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스크린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들이 '영웅놀이'를 선보이고 있다면, 브라운관에서는 평범한 인간들의 '영웅따라잡기'가 그려지고 있다. 이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비범한 정신력과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에서는 전직 정부요원이 우리 동네에 숨어들어와 동네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스케일은 고담시를 지키는 배트맨이나 헬스키친의 악을 처벌하는 데어데빌보다는 작지만 우리 동네를 지킨다는 점에서 친근함과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다.

공중파에서도 영웅들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KBS2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송중기 분)은 해사한 외모 속에 터프한 매력을 지닌 군인 장교로 '노인, 아이, 미인은 무조건 지킨다'는 원칙(?)을 지키는 인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그의 모습은 슈퍼히어로 무비 영웅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영웅들에게 열광하는 것은 그들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영웅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세상은 힘들고, 정의롭지 못하기에 영웅들의 모습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웅들이 활약하는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도 약자는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 영웅이 있어도 힘들고 괴로운데, 그런 영웅이 없는 현실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언젠가는 영웅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살아간다.

그러나 한가지 알아둬야할 것이 있다. 영웅은 멀리 있지않고, 바로 가까이에 있다. 스스로 원칙을 지키고, 약자를 보호하고,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영웅이 될 자격이 있다.

[사진=워너브라더스, OCN 방송화면 캡쳐, NEW]

여창용 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