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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타칼럼-미쓰에이 2부] 수지의 고백

기사 등록 2013-01-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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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 수지는 지난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삼동이(김수현 분)와 진국(옥택연 분)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호사를 누리더니 작년에는 영화 '건축학개론' 승민(이제훈 분)의 마음까지 뺏어버렸다. 이후 그는 단숨에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이 모두가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한 지 3년 만에 얻어낸 성과들이다. 지금까지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 순탄하게만 보였던 수지의 가수로서 데뷔와 브라운관과 스크린에 도전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본인에게 직접 들어보려 한다. 가감없이 솔직한 수지의 이야기, 지금 공개한다. //편집자주

1부에서 발랄한 수지의 모습을 보셨다면 이번에는 분위기를 바꿔 진지한 제 모습을 보여드릴까 해요.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힘든일도 많았었죠. 수지의 고백,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데뷔한다는 사실에 마냥 떨려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 째다. '슈퍼스타K' 시즌1 오디션을 보러 갔다 JYP 관계자 분에게 캐스팅 됐던 나는 남들보다 짧았던 연습생 기간으로 부러움과 질투를 한 번에 받았었다. 갑자기 날아든 기회, 연습생 친구들과 갑자기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슬프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들에게는 내 이런 감정들조차 부럽거나 밉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가수로, 연기자로, 그리고 수지라는 한 명의 개인으로...오늘은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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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드걸 굿걸', 이럴줄이야...

JYP에 들어갔을 당시 지금 미쓰에이 언니들은 곧 데뷔한다고 알려진 상태였다. 연습생 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날 언니들과 데뷔를 같이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와는 다른 곳에 서 있다고 생각했던 언니들과 데뷔를 같이 하다니... 한 팀이 된다는 소식에 뛸 듯이 기쁘기도 하고 믿어지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들었다.

페이 언니와 지아 언니가 중국에서 왔다고 하니 어떻게 대화를 해야할지, 소통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다들 실력도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그 안에서 잘 할 수 있을지 등 이런 저런 생각이 내 머리 속을 괴롭혔다.

하지만 모든 걱정은 단순한 내 생각에 불과했다. 데뷔곡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우리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배드걸 굿걸'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곡이다. 어쩌면 미쓰에이를, 그리고 수지라는 인물을 세상에 알리게 된 곡이기 때문이다.

무대에 누워서 퍼포먼스를 하다니...그때 당시는 노래 자체를 가지고 '대박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보다 연습하는데 급급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였던 것 같다. 다행히도 팬들이 그런 모습을 예쁘게 봐주신 덕분에 이후 '굿바이 베이비(Good-bay Baby)', '브리쓰(Breathe)' 등의 노래들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곡과 좋은 기획사, 그리고 좋은 팬들의 만남은 오늘의 미쓰에이를 만들어줬다고 해도 될 듯 싶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나에게 더욱 행복한 일이 벌어졌다. 바로 지난 2011년 나를 찾아온 드라마 '드림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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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 '내가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했지만...

'드림하이' 출연 당시 정말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상태였다. 처음 하는 연기였기 때문에 논란도 되게 많았다. 가수..그것도 아이돌이 연기를 한다는 소식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도 많았고, 나 자신조차도 두려워했던 것 같다.

첫 작품인데 주인공이라는 큰 역할을 맡았으니 그 부담감은 오죽했겠는가...잠도 거의 못 자면서 추운 날씨에 힘들게 촬영하고 있었는데, 연기와 관련된 기사들과 댓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볼때마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물론 '내가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거듭 다짐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한편으론 힘들었던 것 같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기사와 댓글을 보는 편이라 당시에는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넘겼다. 하지만 나에게 무거운 짐과 상처, 스트레스를 주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움츠러들기도 했다.

아직 연기에 대한 맛을 느끼진 못했지만 대중에게 외면받는 것은 정말 두려웠다. 첫 연기였기 때문에 체력은 바닥나기 일쑤였다. 화면 속 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놓쳤던 부분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척 아쉽다.

이런 나에게 언니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 내 곁에서 항상 응원해주는 언니들이 있었기에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드림하이'도 많은 사랑을 받은데다가 나 역시도 극중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까지 했으니.....일석이조 아닌가. 하하하.

이후 나에게 영화 제의가 들어왔다. 선배들에 이어서 가장 늦게 캐스팅 됐었다. 그것도 한가인 언니 아역으로 말이다. 또 '내 연기를 보고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지금 보니 나는 이래저래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건축학개론'을 촬영 당시에 피곤하더라도 정신줄을 꼭 붙들고 모니터를 하면서 내 잘못된 점을 보완했다. 그래도 경험이 재산은 재산인가보다. 시간이 흐른 만큼 책임감도 자랐던 것이다.

연기는 재미있으면서도 흥미로운 분야인 것 같다. 가수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하지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생각대로 잘 안되면 더 힘들기도 했다. 물론 내가 극복해야할 부분이지만..노래와 연기, 가능하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건축학개론'의 흥행과 더불어 나에게 붙여진 호칭은 바로 '첫사랑의 아이콘'이었다. 좋은 작품을 만난 덕분에 그런 역할도 맡아보고 생각지도 못했던 호칭까지 받았으니 과분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영화 속 이미지가 너무 커지다보니 내 뒤에는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앨범을 위해 이미지 변신은 필수적인데, 팬들은 아직까지 깨끗하고 순수한 수지의 모습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언제 이런 호칭을 받아보겠는가. 기분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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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과 대학 진학, 그리고 사랑

대학 진학에 관련해서는 몇 년 전부터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다. 남들처럼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학을 가야겠다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온 것이 아니었다. 연예인에 대한 꿈을 가지고 그 길을 걷기 위해 노력했던건데, 대학 진학시기가 다가오자 부모님도 그렇고 주변 지인들과 선배들도 자주 물어봤었다.

그때마다 '내가 대학에 가서 뭘 해야하는거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대학에 간다는 사실을 의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있는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로 대학에 가서 무엇을 얻어 올 수 있겠는가. 그냥 연예인으로 더욱 열심히 사는 걸로 만족하면서 살고 싶다.

물론 나라고 해서 대학에 대한 로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캠퍼스를 거닐며 잔디밭에 앉아 공부도 하고 미팅도 해보고, 멤버쉽 트레이닝이나 축제 같은 것도 즐겨보고 싶다. 정말 뜻이 있다면 나중에라도 길이 열리지 않을까?

만약 내가 가수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실력으로 인정받는 댄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 같다. 가수 제의를 받기 전에는 항상 큰 티셔츠를 입고 하루종일 땀을 흘리면서 연습하는게 일상이었다. 고생보다는 보람있고 재미있던 추억들이 많아서 가끔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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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말을 듣다보니 문득 '나에게 첫사랑은 누구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를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첫사랑에 대한 기억은 없는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어렸을 적 좋아했던 애가 첫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감정과 첫사랑은 엄연히 다르지 않은가. 그걸 첫사랑이었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만약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정말 편한 사이였으면 좋겠다. 친구 같이 어색하지 않은 그런 느낌 말이다. 무뚝뚝하면서도 재미있고 잘 챙겨주는 배려심 많은 남자였으면 더 좋겠다. 내가 워낙 무뚝뚝해서 표현을 안하는 편이기 때문에 서로 그러고 있으면 상처를 받을 것 같다. 무뚝뚝하면서도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표현하는 그런 남자 어디 없을까?

나도 이제 스무살이 됐다. 20대 수지, 30대 수지도 지금과 별로 다를 것 없이 스스로를 닦달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을거다. 그렇게 바쁘게 살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계속 하나 하나씩 이뤄나가면서 성장하고 싶다.

어쩌면 나에게 주어진 과분한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호칭과 작별하기 싫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임을 알면서도...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첫사랑을 넘어 '국민 아이콘'이라 불리울 날이 있을 것이다. '국민' 까지는 아니어도 대중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수지, 그리고 미쓰에이가 되고 싶다. 오늘날 나를 만들어 준 것은 바로 미쓰에이니까.

지금까지 '숮이'의 '주저리주저리'를 들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도 지켜봐 주실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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