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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수상한 파트너’ 동하 “일상생활도 현수였어요”

기사 등록 2017-07-2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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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오서린 기자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배우 동하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일까. 그의 전작 ‘김과장’에서는 깐족거리는 밉상이었지만 이번 ‘수상한 파트너’에서는 같은 사람이 맞나싶은 생각까지 든다. 이번 정현수 캐릭터에 너무나도 몰입해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했다는 그에게서 무한한 가능성을 엿봤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 '프렌즈'에서 만난 동하는 앞으로 더 많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확신케 했다.

“정현수 캐릭터에 얼마만큼 빠져있는지는 모르겠는데 현수를 완벽하게 입고 있을 땐 일상생활도 현수였어요. 그래서 편하게 여가생활을 즐기지 못했어요.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져있었고 소시오패스 적인 면이 더 많았어요. 힘들었죠.”

이번 작품에서 동하는 100% 정현수였다. 웃는 듯 웃지 않고, 우는 듯 울지 않는다.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으며 극이 전개될수록 드러나는 그의 비밀과 뻔뻔함은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저는 캐릭터 위주로 많이 분석해요.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야 제가 옷을 입기 때문이죠.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자그마한 디테일도 캐치를 해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려요. 분석이 끝나면 옷을 입는 것도 평균 2주정도 걸리는데 이번 작품은 한 달 정도 걸렸어요. 극단적인 캐릭터였고 연쇄 살인범을 맡다보니 공감하기 힘들더라고요. 사실 아직도 사고방식이 남아있어요. 완벽하게 저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사진=오서린 기자

동하는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을 ‘옷을 입다’라고 표현했다.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을 입은 듯 제 것으로 소화하고자 했다. 이는 ‘김과장’의 박명수 역할과 이번 작품에서 정현수가 전혀 다른 배우처럼 보이게 된 요인이었다. 이를 위해선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어떤 식으로도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어요. 하지만 전 현수도 불쌍하다고 생각해요. 기억 상실했던 척을 한건 아니지만 모든 게 다 진심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캐릭터 분석하기 힘들었죠. 모든 걸 버리고 연쇄 살인 행위를 할 만큼 사랑했던 여자도 없었고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었어요. 그래서 초반부엔 아쉬운 장면들이 많아요. 현수의 옷을 다 입지 못했거든요.”

그는 정현수에게 벌어진 일을 이해하기 위해 가족에 빗대어 상상했다. 그러자 ‘나도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똑같이 복수하고 싶고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러한 몰입은 극이 10부가 넘어가서야 완벽해졌다.

“극중 상황처럼 범법행위를 저질렀으면서 처벌은 받지 않은 채 유명한 사람이 되고, 잘 먹고 잘 살고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온전히 놔둘까싶은 거예요. 그래서 사실 작품이 끝나고 나서도 사람들 접촉을 줄였어요.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힘들 것 같아서요.”

▲ 사진=오서린 기자

쉽게 말해 캐릭터의 옷을 입는다고 하지만 이는 전혀 쉬운 과정들이 아니다. 그럴수록 누군가의 조언이 도움이 될 터이지만, 동하는 “연기에 정답은 없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세상에서 가장 연기 잘하는 사람이 정답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관객이에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잘한다고 말하는 것이죠. 너무 어렵지 않나요. 그러다보니 저는 도움을 따로 받지 않아요. 그저 제 생각과 다른 것일 뿐이니까요. 캐릭터의 이입이 되기 전까지는 고민이 많죠. 그런데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 고민되는 부분은 없어요. 이 캐릭터가 어떤 인물이고 상황에 대해선 작가나 감독님께 여쭤보죠.”

연기를 향한 열정은 엄청났다. 동하는 연기를 하면서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으며 늘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오롯이 진심이었으며 동하가 살아가는 이유기도 했다.

“만약 배우 안했으면 저는 무직이었을 것 같아요. 배우 꿈을 가지기 전엔 장래희망이 없었거든요. 초등학생 때부터 용지를 나눠주고 꿈을 적어오라고 하잖아요. 그때의 아이들은 꿈이 수시로 바뀌지만 저는 항상 빈종이로 냈었어요. 짝꿍의 꿈을 베껴 적기도 했고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중학교 1학년 때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보고 배우의 꿈을 꾼 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진 꿈이었죠. 영화에 빠져들어서 봤었는데 어쩌다가 관객들을 돌아보니 저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거예요. 이 순간은 저의 모든 것을 일깨워 준거죠.”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