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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김비서’ 박서준, 연기할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천생배우

기사 등록 2018-08-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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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또 한 번 ‘인생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영준이 이 녀석” “아우라!” 등 ‘자뻑’ 대사를 찰떡 같이 소화함은 물론, ‘직진 사랑’을 선보이면서 ‘로코 불도저’로 등극한 것. 바로 배우 박서준의 이야기다.

박서준은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최보림, 연출 박준화)에서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즘 재벌 2세’ 이영준 역을 맡았다. 그는 ‘비서계의 레전드’ 김미소(박민영 분)와 달달한 로맨스를 펼치면서 제 옷을 입은 듯 완벽하게 캐릭터에 스며들었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 종영 후 박서준을 만나 드라마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0%를 웃도는 시청률과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듯 그를 향한 취재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런 인기를 실감하듯 박서준은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다. 작품을 하는 입장에서 한 분이라도 봐주시면 감사할 수밖에 없다. 잘 될 거라고 예상하고 출연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중요한 것을 남기게 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퇴사밀당 로맨스를 그렸다.

▲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원작이 있는 작품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고정 팬 층이 탄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작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다가오기 때문. 특히 웹툰 속 가상인물을 실사화 해 표현하는 과정에서 뒤따르는 고충의 크기도 클 터.

“캐릭터가 말도 안 되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요. 그 친구를 어떻게 말이 되게 표현하느냐가 가장 큰 숙제였죠. 굉장히 과한 설정들인데 자연스럽게 풀어 가느냐가 어려웠어요. 세 달 반을 촬영했는데 그 시간 동안 고민하면서 잘 표현한 것 같아요. 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톤을 잡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그림체를 보거나 그림에 나오는 말풍선을 보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인지하잖아요. 실상으로 넘어가면 말투,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톤 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고민한 이유도 황당한 설정을 어떻게 황당하지 않게 설득시킬 수 있을까, 자뻑이 넘치는 대사들을 어떻게 할지 가장 큰 숙제였죠. 사극톤부터 시작해서 자연스러운톤 여러 가지 해보며 접점을 찾았어요. 감독님께도 ‘이건 어때요’라고 여쭤보며 그 과정들을 거쳤죠.”

박서준은 앞서 ‘마녀의 연애’ ‘그녀는 예뻤다’ ‘쌈, 마이웨이’ 등을 통해 ‘로코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작품에서 선보이는 키스신은 방송 직후 화제를 모았고, 시간이 흘렀음에도 회자되고 있는 상황.

“‘로코 장인’이라고 하시는데 장인이라고 하면 뭔가를 만들어야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하하. 감사한 일이죠. 저는 연기를 하면서 내가 만족하는 것 때문에 (연기를) 하기도 하지만, 이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분들 영화를 보는 관객분들이 제가하는 것을 선택해서 보셨을 때 하루에 2시간, 인생의 2시간이 크다고 생각해요. 저를 선택해 봐주시는 것조차 감사한일이죠.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거고 눈물, 웃음을 줘야하는 건 연기자로서 또 하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로코라는 장르에서 조금 더 부각됐기 때문에 수식어라는 게 생긴 것 같아요. 안주하고 싶진 않아요. ‘청년경찰’ ‘악의 연대기’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를 하고 싶죠.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수식어잖아요. 사라진다면 아쉬울 것 같지만요.”

▲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박서준은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호흡을 맞췄던 상대배우 박민영과 열애설에 휩싸였다. 곧바로 해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SNS 등에서 포착된 비슷한 커플 아이템은 열애설에 화력을 더했고, 의혹은 커져만 갔다. 배우 입장에서 본다면 작품 보다 오히려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부각됐기에 뒤따르는 아쉬움은 없었을까.

“없을 순 없어요. 많은 시청자분들이 순탄하게 흘러갔다고 생각하시는데 쉽지 않은 촬영이었죠. 저는 출연 결정을 늦게 했어요. 첫 소식을 접한 건 1월쯤이었고 그때는 편성되기 전 단계였어요. 회사를 통해 작품을 알게 됐고 원작을 봤는데 역할 자체가 매력 있더라고요. 안 해봤던 캐릭터라 강하게 끌렸어요. 편성이 늦어져 저도 결정을 굉장히 늦게 내렸죠. tvN에 편성된 후 박준화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 역시 이 작품과 캐릭터를 놓치고 싶지 않았죠. 4월에 촬영이 시작됐는데 그때부터 감독님이 캐스팅을 하셨어요. 여러 인물들 캐스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저에게도 염두 하고 있는 사람을 언급하셨죠. 그 와중에 여주인공이 캐스팅 됐어요. 제가 (박민영씨를) 작품에 넣었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말이 안 되는 거 아시잖아요. 제가 제 돈으로 제작하는 것도 아니고, 감독님이 생각하는 그림이 있을 거고요. 제가 국민 프로듀서도 아니고 픽미를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모두가 캐릭터, 작품을 위해서 노력하고 좋은 평가를 받다보니까 부풀려진 게 있다고 생각해요.”

‘소처럼 일한다’라는 말은 박서준을 가리키는 것 같다. 데뷔 이후 꾸준히 드라마,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고 있기 때문. 특히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 반열에 올려놓는 그다. ‘잘 해내야한다’라는 부담감이 자신을 짓누를 수 있지만 그걸 또 ‘잘 해내는’ 박서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서준의 또 다른 얼굴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가 아닐까.

“저에게 로코라는 장르가 부각된 걸 저 자신도 알고 있어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한 이유는 로코 장르라서가 아닌, 역할의 매력을 느껴서 택한 거죠. 연기할 때 살아있음을 느껴요. 작품을 보고 ‘산후우울증을 치료했습니다’ 이런 반응, 리뷰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 이런 분들을 보면 (연기를) 안 할 수 없게 되더라고요. 또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좋아요. 지금은 연달아 작품을 하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부담이 오긴 하더라고요. 이번에 많이 부딪혔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하는 게 맞나’ 하는 순간이 한 번 온 적 있어요. 5월에 세트 촬영에 들어갔는데 쉼 없이 달려오니까 들어가는 순간부터 과부하가 오더라고요. 숨 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죠. 쉬긴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앞으로 프로정신을 발휘해 잘 하는 게 또 하나의 과제 같아요.”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