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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백일의 낭군님' 김선호, 새로운 연기에 설렘과 기대를 갖는 천상 배우

기사 등록 2018-11-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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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오서린기자] 2018년 가장 알차고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배우 김선호가 ‘백일의 낭군님’까지 무사히 마무리를 지었다. 능글맞지만 때로는 직진남으로 때로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정제윤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줬던 그와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설렘 가득한 로맨스를 보여줬던 ‘백일의 낭군님’이 16부작으로 끝을 맺었다. 사전제작이었음에도 드라마가 끝난 뒤 만난 김선호는 시원섭섭함과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행복하게 끝나서 좋아요”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촬영이 끝난 뒤라 너무 재미있게 잘 봤고 촬영이 끝났을 땐 끝나고 그 배역을 잘 소화했나 이런 고민들과 시원섭섭함이 있었다면 드라마가 끝나니 모이는 친구들, 단체방이 점점 조용해지겠지라는 아쉬움도 있어요. 짠하고. 아무래도 너무 결과도 좋고 행복하게 끝나서, 드라마의 결말도 좋았던 것 같아요.”

‘백일의 낭군님’은 첫 방송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 채널임에도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 목표로 정했던 시청률 10%가 돌파하면서 배우들이 직접 공약을 내세웠던 그룹 엑소의 ‘으르렁’을 추는 등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사실 전혀 예상을 못했어요. 한치 앞을 모르고 감독님도 예상을 못하셨거든요. 잘 나와도 동안 평균치가 있으니까 너무 기대하는 것도 무서웠어요. 기대감이 무너질까 봐. 몇 프로다 예상은 했지만 그 이상이 나와서 하루하루 놀랐던 것 같아요. ‘7, 8%만 나와도 진짜 행복하겠다’ 했었는데 너무 좋더라고요.(웃음) 사실 연습 때까지는 제가 6위 정도 됐는데 카메라가 도니까 긴장해서 그렇지 나쁘지 않았어요. 일단 제 밑에는 소희가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요새 SNS에 개인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정말 연습할 때 성의있게 했고요, 성의가 없어 보일까봐 너무 걱정했고 죄송했어요. 제가 내성적이고 소심해서 누구 앞에서 무언가를 하는 게 부끄러워요. 연기는 10년 이상 해온거라 긴장이 되지 않는데 전날 저희가 모였는데 너무 떨리는 거예요. 태어나서 춤추는 걸 누구한테 보여준 적이 없으니까요. 최면을 걸었죠. ‘나는 엑소다, 나는 엑소다’(웃음) 아마 춤을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기억이 안나요. 마음 만은 엑소였던 것 같아요.”

데뷔 후 다수의 작품으로 ‘열일’ 하고 있는 김선호는 이번 ‘백일의 낭군님’으로 처음 사극 연기에 도전했다. 첫 사극 연기임에도 자연스러운 표정과 말투, 행동까지 정제윤 그 자체를 보여주며 인생캐 타이틀을 얻었다. 배우 김선호가 ‘백일의 낭군님’ 속 제윤이 되기까지는 그의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

“준비할 때도 그랬지만 어렵더라고요. 제 말도 아니고 차라리 사투리처럼 ‘사극 말투는 이래’라는 게 있었으면 괜찮았을텐데 정해진 건 없었어요. 다행히도 옛날 우리 소리나 판소리를 보면 우리 말에 음이 있어요. 다 다르지만 그런 게 조금 들어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고민했었고 낯설었고 어려웠어요. 역할과 만나는 과정이 더뎠던 것 같아요. 선배들이 항상 조언하기를 ‘사극이 끝나면 한 단계 발전해 있을 거다’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거든요. 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그 말에 있어서 감정을 담는 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데 감정을 싣는 건 익숙하고 편했지만 사극 말투에 실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명확하고 정확해야 하는구나 라는 고민을 하다보니 발전했던 것 같아요. 어렵지만 좋은 경험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김선호는 제윤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다, 캐릭터를 찰떡 같이 어울렸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가진 제윤 캐릭터를 소화하는데에는 그와 극 중 인물이 실제로 닮은 점도 있기에 가능했다. 김선호는 제윤과 자신의 닮은 부분에 대해 “가끔 멀쩡한 척을 해요”라며 유쾌한 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제가 늘 얘기하는 거지만 물론 다른 점은 있겠죠. 그래도 저한테서 인물이 나오고 하니까 저랑 가까울 거에요. 제가 가끔 멀쩡한 척을 해요. 저라는 사람이 그런 면이 있기 때문에 보여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작가님이 써주신 거고 그 인물이 선택하고 생각하는 건 작가님이 창조하신 인물이라 저와 다르지만 내가 그 선택을 하고 제윤이랑 만나면서 비슷한 점을 찾게 된 것 같아요. 일상 생활에서도 친구들이 재밌었다 하는 부분은 그 인물이 조금씩 들어오면서 그렇게 봐준 것 같아요. 가까운 면도 있었을 거고 멀었던 면은 너무 머리만 쓰지 않았나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제윤은 못하는 것도 모르는 것도 없는 송주현의 ‘뇌섹남’ 캐릭터였다. 하지만 앞길이 꽉 막힌 서자 출신에 안면인식장애까지 있는 인물. 웃는 일보다 감정적으로 힘든 일이 많을 수 있는 캐릭터임에도 김선호가 보여주고 싶었던 제윤은 편안함과 위트를 가진 캐릭터였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백일의 낭군님’ 속 제윤은 짝사랑마저 멋지게 하는 인물이 되어있었다.

“제윤이를 처음 받았을 때 제윤이의 역할이라는 것이 감정적으로 힘들다, 혹은 감정을 써서 슬픈 사연이 있는 역할이 아니라 무언가를 추리해내고 혼자 독백하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이 친구의 ‘편안하고 지적인 면모의 위트가 공존했으면 좋겠다’였어요. 대사도 아재 개그가 많았는데 이걸 어떻게 부담스럽지 않게 소화하느냐가 저한테는 숙제였죠. 정돈된 위트 정도. 시청자분들이 자세하게 보시면 극이 진행되는데 사건이 있고 제가 껴서 원활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사건을 추리하면서 진행을 시키는데 그 추리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위트있고 편하게 들으시면 어떨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보기에도 부담없이 따뜻한 인물이구나 정도였어요.”

사전 제작으로 약 5개월 동안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함께한 ‘백일의 낭군님’은 언제 어디서든 웃음꽃이 피어나는 작품이었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송주현 사람들과 주연 배우인 도경수, 남지현까지 그는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제가 몇 사람 안 만나서 자주 본 분들은 경수나 지현이나 송주현 사람들이었어요. 그 중에서도 경수나 지현이를 만난게 대부분이었는데 이미 그들은 열려있었고 너무 편안한 사람들이라 부담이 없었어요. 연기하면서 만나고 얘기하고 리허설 해보고 하는게 연기하면서 일보다는 촬영장에 놀러간다,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즐기러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담도 없고 너무 좋았어요.”

‘백일의 낭군님’은 무더운 여름에 촬영을 끝내고 사전제작이 됐었다. 방송이 시작됐을 때부터 꾸준히 드라마를 모니터링 했던 그는 모두가 칭찬했던 제윤의 연기를 스스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털어놓았다. 유난히 혼자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던 제윤을 닮아가며 김선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부족함과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사전제작 끝나고 가장 힘들었던게 내가 이 인물을 잘 만나서 율과 이서의 사랑이 더 빛나고 사건들이 진행되며 벌어지는 일을 원활하게 진행되게 해주는 인물로 살았어야 했는데 잘 그 위치에 있었나 많이 고민했어요. 스스로 부정적으로 생각한 것 같아요. 이번에 작품의 결과가 너무 좋고 ‘내 스스로 너무 갇혀 있었구나’, ‘내가 우물 안 개구리구나’, ‘사람들이 이런 면을 좋아하고 이렇게 보시는구나. 나는 좀 넓어질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오늘 아침에도 ‘내가 그동안 너무 밝고 혹은 이런 걸 해서 어둡고 살인자를 하고 악당을 하면 못하는거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도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기도 했어요. 어느 작품이나 배우가 연기를 마음에 들 수는 없는데 저는 특히나 그런 사람이라 갇혀 있었죠. 이유가 사극도 처음이고 한복이 처음이라 모든 날이 불편했던 것 같아요.(웃음) 아무래도 제윤이가 혼자 추리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김선호는 모두에게 인생캐를 만났다는 평을 듣는 것에 “배우로서 욕심으로 많은 인생캐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작품을 결정하고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 그에게는 많은 고민과 걱정이 따랐었다. 하고 싶었던 장르와 제윤이를 처음 만났을 때 망설이던 그가 ‘백일의 낭군님’에 합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었다.

“제가 선택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확정 지은 게 대본 리딩 전날이었거든요. 그 전에 대본을 받고 제일 무서웠던 건 사극이니까 ‘잘할 수 있을까?’ 시간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사람도 많고 친구들이 경수와 지현이가 풋풋하잖아요. 그 풋풋함에 내가 물들 수 있을까? 였는데 경수와 지현이를 아는 모든 분들이 그의 인성과 모든 것을 칭찬하더라고요. 저는 항상 작품을 선택할 때 작품의 색과 내용도 중요하지만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기두 형도 전작을 같이 했는데 3일에 한 번 꼴로 통화를 하고 역시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이렇게 기운이 좋고 에너지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지치지 않겠다는 확신이 생겨서 선택했죠.”

▲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무사히 작품이 끝났어도 김선호는 “사극은 여전히 무섭다”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무서움은 여전하지만 다음 작품과 다음 연기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말한 그는 궁과 송주현에 있을 때 달라지는 말투와 작은 부분까지 섬세한 연기로 소화했지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건 정제윤표 명대사와 매력이었다. 인물의 모든 행동에 과함이 아닌 편안함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그는 ‘투깝스’의 공수창과 또 다른 정제윤의 ‘능글맞음’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캐릭터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었다.

“능글맞은 역을 드라마에서 많이 한 것 같아요. 공연 때는 이런 역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지금까지는 괜찮았는데 처음 ‘투깝스’를 할 때는 ‘그래. 이럴 수도 있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였지만 제윤이를 봤을 때는 거의 뭐 구렁이였어요.(웃음) 이렇게 유연히 살아가는 애가 있을 수 있구나. 저 혼자 고생을 많이 했고 어려운데 극복하고 좋은 쪽으로 가지만 속은 슬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슬픈 감정이 있으면 더 밝게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게 작가님도 원하신 거고 그 인물의 중점이 된 것 같아요. 슬프고 우울하지 않을까 생각했을 때 그래, 제윤이니까 한번 더 웃을 수 있다. 생각하고 했죠.”

선한 인상과 웃음이 많은 김선호는 악역부터 아직 도전하고 싶은 연기가 많다며 악역이든 선역이든 도전을 하고 싶다고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브라운관을 넘어 영화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그는 자신이 아직 해보지 못한 연기에 설렘과 기대를 갖고 있는 천상 배우였다.

“제가 인상이 눈빛이나 그런 것들이 해보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나쁜 사람이 인상에 ‘나 나쁜 놈!’ 이렇게 써져있지는 않거든요. 정말 일상에서 보여줄 수 있는 나쁜 놈은 어떨까, 이런게 궁금해요. 악역을 하고 싶은 게 저한테서 발현되는 악역은 어떨까하는 기대감과 설렘이 있어요. 어떤 악역이라기보다 제가 만드는 악역이 어떨까라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있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고 싶어요. 악역이어도 좋고 선역이어도 좋아요. 특정 인물이 아닌 사람이 살면서 힘들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고 하는게 자유롭고 컸으면 좋을 것 같아요. 좀 더 즐겁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싶어요. 편안하고 슬프고 기쁜 일이 있는 사람 냄새나는 역할도 해보고 싶습니다.”

김선호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에도 쉴 틈 없는 작품 행보를 보여줬다. 2년 사이 5개의 작품에서 매번 다른 모습과 매력을 보여준 그는 “앞으로가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며 배우로서의 바람을 전했다.

“앞으로도 저 배우를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게 주위 팀에게 저 사람이랑 같이 하고 싶다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목표에요. 연기뿐만 아니라 행동거지나 인성에도 포함이 되니까 봤을 때 가벼운 역을 해도 ‘저 배우는 앞으로가 궁금해. 다른 역할이 어두워도 저 친구가 하는 건 더 궁금해’ 같은 이미지가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오서린기자 dgill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