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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 ‘남산의 부장들’, 정치 영화 논란 딛고 흥행 쾌거 이룰까

기사 등록 2020-01-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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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박스
[이슈데일리 황고은기자]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 부장이 대통령을 살해한 사건을 다룬 이야기가 스크린에 부활한다. 바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이야기다. 일부에선 정치적인 색깔이 강한 영화라는 논란도 일고 있는 가운데, 올 설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용산CGV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가 진행, 감독 우민호, 배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이 참석했다.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병헌은 극중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으로 분했다. 헌법 위에 군림했던 중앙정보부의 수장이자 권력 2인자다. 이성민은 극중 대한민국 대통령 박통을 연기했다. 곽도원은 극중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맡았다. 이희준은 극중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박통(이성민)의 존재를 신념처럼 여기고 충성하는 인물.

우희준 감독은 "원작 ‘남산의 부장들’‘은 동아일보에 1990년부터 26개월간 연재됐던 취재록이다. 그걸 다 영화로 담기에는 너무 방대했다. 중앙정보부의 마지막 40일의 순간을 영화에 담아봤다"고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을 털어놨다.

이어 정치적인 영화로 보여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우 감독은 "이 영화는 정치적인 성격이나 색깔을 띄지 않았다. 나오는 어떤 인물에 대해서 평가하지 않는다. 단지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 인물들의 내면과 심리 묘사를 따라가면서 보여주고 싶었다. 판단은 관객들이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후의 진술은 담은 이유 우 감독은 "재평가라기보다는 마지막 다큐화면이 이 영화가 실제 사건에서 가져왔다는 걸 확인시켜준 것. 실존 인물 두 사람이 상반된 진술을 했다. 선택은 그걸 보시는 분들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왜 중앙정보부장이 당시 대통령을 죽였는지, 영화를 보고 판단하시길"

이성민은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제가 했던 역할을 많은 선배들이 하셨다. 그런 부담이 좀 있었다. 그냥 하기엔 좀 그래서 비슷하게 묘사해보려 노력했다. 의상까지 직접 그 분의 옷을 제작한 분을 찾아가서 그 분의 스타일에 맞게 옷을 제작했다. 이 역할을 하면서 어떻게 세 부장들과 밀당을 해야 할지, 변주를 어떻게 할 지 신경쓰고 연기했다"고 대통령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영화를 본 원작자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우 감독은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 본인이 사진첩을 만들었다면, 영화는 풍경화를 만들었다고 말씀하셨다. 병헌 선배와는 두 번째 촬영했다. '내부자들' 보다는 편하게 촬영했다. '내부자들'에서 전혀 보지 못했던 캐릭터를 잘 소화하신 걸 보고 행복했다"고 답했다.

특히 '남산의 부장들'엔 이병헌의 클로즈업이 많다. 이병헌은 "스크린에 비춰지는 클로즈업은 배우들이 다 감당해야 하고, 책임져야 한다. '달콤한 인생' 때 클로즈업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영화의 성격이 느와르 장르의 성격을 띄는 영화가 배우들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 클로즈업을 촬영할 때는 배우들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 감정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면 고스란히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관객들에게 전달될 거라 생각하고, 그 믿음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원작을 본 후 영화로 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우 감독은 "군대 갔다와서 접했다. 몰랐던 한국 근현대사가 펼쳐져 있어서 흥미롭게 봤다. 그 때도 영화 학도였다. 힘들겠지만, 언젠가 영화로 옮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긴 시간이 흘렀고, '내부자들' 이후 2016년 이후 원작자에게 연락했다. 영화 판권이 팔리지 않았다면 하고 싶다고 부탁했고, 몇 년에 거쳐서 판권을 사게 됐다. 원작을 보면 내용도 충격이었지만, 동아일보 김충식 기자의 기자정신에 감동을 받았다. 흥분하지 않고 날카롭게 해부해내는 기자정신이 충격이었다. 영화도 그 정신을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이병헌은 "작가가 온전히 자기 상상으로만 그려낸 시나리오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보다 실제 사건과 실존했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훨씬 힘든 작업이구나 하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감독님이 미리 준비했던 그 동안의 여러가지 자료와 증언들, 혼자서 찾아볼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택했다. 그런 방법에 기대고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연기했다. 혹여 개인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크게 하거나 작게 줄이면 조금이라도 왜곡되지 않으려는 감독, 배우, 스태프들의 마음이 있었다. 조심스럽게 그저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그 안에서 인물이 보여주려는 감정을 보여주려 애썼다"고 연기하면서 신경쓴 부분을 말했다.

이병헌과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2015) 이후 재회하게 됐다. 이병헌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 없었다. '내부자들'을 통해 서로의 스타일을 알게 됐기 때문에 맞춰가는 과정 없이 더욱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감독님이 굉장히 열이 많은 분이다. '내부자들' 보면 기쁨과 화남을 표현 못하고 겉으로 드러내는데 이번에 차분하셨다. 개봉 중간에 '마약왕'이 개봉했는데 잘 안 되서 그런지 굉장히 차분하더라. 성격이 많이 바뀌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25kg을 증량한 이유데 대해 이희준은 "처음 감독님이 제안하실 때는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이 덩치가 있지만 그냥 해도 된다고 했다. 제가 봤을 땐 좀 살 찌우는 게 낫겠다 싶었다. 감독님에게 말씀드렸더니 원하면 하라고 하시더라. 얼마 뒤에 '다 계획했다. 스스로 말할거라 생각했다'고 하시더라. 실컷 죄책감 없이 먹으면서 찌웠다"고 회상했다.

이희준은 '마약왕'(2018) 이후 우민호 감독과 다시 만나게 됐다. 그는 "감독님은 뜨거우신 분이다. '마약왕' 마지막 촬영 때 제안 주셨다. 진짜 멋있는 배우들과 같이 하자고 하셔서 연달아 하게 됐다. 즐거웠다. 그 동안 제안받은 역할과 많이 달라서 더 흥분됐다"고 우 감독과 재회한 소감을 전했다.

곽도원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인간의 내면적인 갈등이나 긴장감이 맘에 들어 선택했다. 박용각 역할을 하면서도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다가 다 없어졌을 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배우로서 표현할 때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재밌을거라 기대했다. 그런 과정을 영화에 담으려 노력했다"고 노력한 부분을 말했다.

또 이희준은 "뭘 어떻게 믿고 있길래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지 공감하려 촬영 마지막까지 애썼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곽상천 역을 연기하면서 느낀 점을 말했다.

또 곽도원은 "그 동안 연기했던 역할 중에 최고 난이도가 있는 역할인 것 같다. 베일에 가려진 실존했던 인물에 대한 자료를 찾아내서 몸으로 표현해야 해서 어려웠다. 모든 배우들이 현장에서 한 팀이 돼 잘 보여주려 연기한다. 이성민 형, 병헌 형과 연기할 때 많이 배우고 현장이 즐거웠다"고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을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 촬영이 국내보다 제약이 많아 너무 힘들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연기를 해야 했다"고 프랑스 현장에서 로케이션이 진행됐을 때 어려웠던 점에 대해 말했다.

관람포인트에 대해 이병헌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다.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젊은 세대들도 한 번쯤 보고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많아지는 영화다. 흥행에 관련해서는 같은 날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가 개봉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성민은 "영화가 다양해야 한다. 다행히 장르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둘 다 잘 될 것 같다. '남산의 부장들'은 처음 봤는데 재밌었다. 잘 만들어진 것 같다. 흥미로운 이야기다. 이 영화가 가지는 그 때의 관점이 기존의 드라마나 영화와 다르다. 새로운 시각으로 이 영화를 통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우 감독은 "근현대사에서 변곡점을 이루는 큰 사건이다. 하지만 그 안의 인물들의 감정을 들여다보면 우리들이 느끼는 감정과 일맥상통한 지점들이 있다. 그런 지점들을 폭넓게 보면 좋을 것 같다. 과거의 먼 역사가 아니라 그 사건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부모, 친구, 자녀들과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이다"고 당부했다.

한편,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황고은기자 sukidayo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