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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배정남 “망가지는 것 두렵지 않다”

기사 등록 2020-01-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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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배정남/사진 = 리틀빅픽처스 제공
[이슈데일리 황고은기자]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3위를 점령하며 올 새해 극장가를 매료시키고 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과의 진심 어린 교감을 그려내며 웃음과 감동을 한 번에 잡았다.

‘미스터 선샤인’(2018), ‘보안관’(2017), 등의 작품을 통해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보여줬던 배정남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그는 '미스터 주: 사라진 vip'에서 본체착붙 캐릭터 ‘만식’을 통해 인물이 지닌 열정만큼 눈에 띄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다음은 배정남과의 일문일답

-영화는 ‘보안관’ 이후 3년 만이다. 3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책임감이 커졌다. 그 때는 제가 실수도 봐줬지만, 지금은 그런 위치가 아니라서 신중해졌다. 차분해졌다. 긴장감이나 불안감도 생기고, 설렘도 더 크다. 확실히 여러 감정이 생기더라. 어깨가 무겁다. 이제는 좀 더 성숙해져야 하지 않나 싶다. 그 때는 마냥 좋았다. 해맑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다면, 좀 더 어른이 된 것 같다. 아직 철 없지만. (웃음)"

-완성된 걸 보고 어땠나.

"항상 작은 역이든 큰 역이든 할 때마다 후회가 많다. 앞으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쉬운 게 많다. 지금 하면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많은 공부가 됐다.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잘 해야한다. 부담감도 있다. 좋아하는 선배, 감독님, 미술 감독님, 대표님 등 좋은 사람들과 같이 했다. 좋은 사람들과 같이 한 만큼 내가 좀 더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바람 바람 바람’(2017) 시사회 때 대표님과 인사를 하게 됐다. 동물영화 한다고 하셨다. 동물 목소리 역이라도 달라고 했는데, 책을 한 권 주시더라. 이후 만났는데 마지막까지 그 캐릭터 캐스팅이 안 됐나보다.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 주신 것 같다. 제 캐릭터가 정상은 아니다. 많은 걸 내려놔야 하는 캐릭터라 캐스팅이 안 된 걸수도 있다. 재밌었다."

-시나리오를 딱 봤을 때 하고 싶다고 느꼈나.

"보는 순간 하고 싶다고 느꼈다. 망가지는 건 상관 없었고, 이 캐릭터가 하고 싶었다. 간만에 센 캐릭터다. 바보같은 캐릭터인데 본성은 착하다."

-코미디 영화이긴 한데, 자칫하다가 도를 지나칠 수도 있다. 연기하면서 중심을 조절했나.

"감독님이 잘 맞춰주셨다. 끌어주고 디렉션 하시는 대로 했다. 더 센 것도 많은데 영화상 필요 없는 부분은 그냥 날아갔다."

-영화를 보면 멀쩡하게 나온 게 없는 것 같다.

"너무 세게 나왔다. 촬영을 진짜 더운 여름에 했다. 탈을 쓰고 호흡이 안 될 정도였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안 쉬어지더라. 냉동차 안에 안 들어가면 쓰러질 정도였다. 촬영 끝나니 얼굴이 반쪽이 됐다."

▲ 배우 배정남/사진 = 리틀빅픽처스 제공
-‘보안관’에 이어 이번에도 이성민 배우와 함께했는데.

"존경하고 좋아하는 배우다. 형의 인간적인 모습이 좋더라. 영화판에서도 소문도 좋다. 형이 잘 이끌어준다. 요즘에 그런 사람 있을까 싶을 정도다. 잘 될수록 형님 하는것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이 멋있더라."

-이성민 배우도 본인에게 애정을 쏟는 것 같다.

"연민 같은게 있나 싶다. 형이 술도 안 먹는다. 같이 술을 할 수도 없는데, 신기하게 잘 맞더라. 주위에 좋은 형 누나가 많다.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게 느껴진다. 그런 친구들이 생각해주는 것 만큼 잘 해야겠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더 조심도 많이 하고 조금 더 성장한 것 같다."

-눈물 흘릴 정도로 혼났다고 하던데.

"한번은 ‘형님, 싫은데요’ 라고 했더니, '이 새끼가'라고 하시더라. 아버지가 뭐라고 하는 느낌이 들더라. 거기에 사랑이 담겼더라. 바로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 때 제가 닭똥같은 눈물 흘렸다. 형님이 화낼 줄 알았는데, 토닥이니까 더 터지더라. 그냥 땡깡을 부린 것 같다. 못한 것, 미안한 것도 있고 더 잘해야 한다는 많은 감정이 있다."

-이번 영화에서 큰 비중이 있는 역을 연기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발걸음을 뗀 것 같다. 이 영화를 하다 보니 사람들이 나아진 게 보인다고 하더라. 그만큼 자신 있다. 안 맞으면 그만둬야 하지 않나?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지금 잘 할 수 있는 것을 많이 해 보려고 한다.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앞으로 개봉하는 영화도 있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경상도 사투리 때문에 배역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나.

"해봤다. 주변에서는 오달수 선배처럼 고급스러운 사투리 쓰면 된다고 하더라. 억지로 서울말을 하려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안 되더라. 그대로 해도 편하고 좋더라. 지금은 잘 하는 걸 하고 싶다. 저 같은 놈도 하나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사람들이 내 자체가 캐릭터라고 하더라. 코믹으로 하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코미디 이미지가 굳어진 것에 대해 만족하나.

"이런 캐릭터 갖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내게 열려 있는 것 같다. 내가 뭘 하면 사람들이 더 잘 웃더라. 복인 것 같다. 실망 안 시켜줄 자신 있다.”

-모델로 데뷔해 배우로 활약을 보이고 있다. 본인의 아이덴티티는 배우라고 생각하는지.

"한 가지로 두지 않는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대로 그대로다.”

-본인이 생각하는 코미디의 매력은?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고 행복하다. 씬마다 빵빵 터지면 웃는다. 코미디의 매력은 사람한테 웃음을 줄 수 있는 점이다. 예능도 그렇고 사람들이 제가 망가지고 모자라는 모습을 보여주면 힐링하고 좋아하는 것 같다.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지 않나.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잘 되면 잘 될 수록 단순 무식하게 살려고 한다.”

-어떤 모습으로 관객에게 기억되고 싶나.

"재밌고 웃기게 기억되고 싶다. 지금 사람들이 저를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다. 편안하게 보고 웃었으면 한다. 옆 동네 아이 같은 친근한 느낌. 동네 친구, 초딩들이 좋아할 것 같다."

-흥행에 대한 목표는 큰가.

"잘 되고 싶은 간절함이 있다. 잘 돼야 한다. 철 없을 때는 700만은 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역할이 커지고 올라올수록 겸손해지더라.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고생도 많이 했다.”

황고은기자 sukidayo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