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리뷰]영화 ‘안나푸르나’, 황승재 감독표 사는 이야기

기사 등록 2023-06-07 23:37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황연진기자] 황승재 감독표, 사는 이야기가 개봉했다. 영화 ‘안나푸르나’이다.

8일 개봉한 영화 ‘안나푸르나’는 오랜만에 만나 함께 한양도성길을 오르는 두 남자의 버디무비이다. 이 둘은 전 여친에 관해 이야기하며 동시대에서 갖는 고민과 해법을 모색한다.

영화를 영화라는 액자에 담아두기 싫다는 황승재 감독은 ‘리얼’을 추구한다. 황승재 감독은 앞서 영화 ‘구직자들’로 독립영화계에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인터뷰를 통해 배우의 감정을 치환해내며 ‘황승재 감독표’ 영화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그가 3년의 공백을 깨고 영화 ‘안나푸르나’로 돌아왔다. 남자들의 수다로 영화를 풀어가는 형식을 택한 것도 황승재 감독다운 대목이다. 영화 속 선배 강현(김강현 分)은 최근 여자친구와 이별하고, 이별후유증을 앓고 있는 후배 ‘선우(차선우 分)에게 자신 역시 연애에 있어서 늘 헛발질만 해왔다고 나름의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어리숙한 남자들의 신세한탄을 듣고 있자니 찌질하다 못해 애처롭기까지 하다.

영화 ’안나푸르나‘는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관계란 무엇인가. 관계가 뭐길래 이렇게 즐거울 수도, 이렇게 슬퍼할 수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동시에 쉽게 잊혀질 수도 있을까.

황승재 감독은 주인공의 입을 통해 “서로의 마음속에 상대방 이름의 화분을 하나씩 키우는 것”이라고 관계의 본질에 대해 정의내린다. 그렇게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적당히 물도 주고, 빛도 쐬어주고, 가꿔야 한다는 얘기다.

이윽고 코로나가 종식 선언됐다. 그동안 자의든 타의든 서로 거리두기를 해야만 했다. 이제 슬슬 묵혔던 관계, 그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채 정체되었던 관계를 돌아봐야하지 않을까.

영화 ‘안나푸르나’는 바로 그 관계라는 화분에 분갈이를 해야할 때가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황연진기자 wldnjsdl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