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살아있다' 유아인 "코로나 시대 안의 우리, 영화와 닮았다"

기사 등록 2020-06-19 16:55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황연진기자]“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시는 분들에게 공감대를 드리고 좋은 느낌을 드릴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유아인은 영화 ‘#살아있다’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영화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준우(유아인)와 유빈(박신혜)이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를 선택했을 때부터 영화를 향한 강한 애정은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느낄 수 있었다.“기본적인 부담 크고 부담 자체가 이 영화를 선택하게 만들었어요. 배우로서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 장르적 특성도 강하고 인물 특성 강하기때문에 그런 면에서 도전하고 싶었고, 전 보다는 훨씬 더 호흡에 대해 많이 고민했죠. 일주일에 매주 주말마다 편집본을 받아볼 정도로 중요한 장면은 집에서 영상을 먼저 찍어서 보여드리기도 하고 호흡을 조절했어요. 부디 준우와 함께 호흡해주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배우 유아인이 맡은 준우는 프로 게임 스트리머로 부모님이 여행으로 집을 비운 사이 평소와 같이 게임을 한다. 그러던 중 준우는 갑작스러운 굉음에 밖을 보게 되는데 이미 아파트는 원인불명 증세의 식인 좀비 떼로 아수라장이 된 상태. 유아인은 그러한 준우를 ‘옆집 청년’이라고 표현했다. “(준우를 연기하면서)옆집 청년같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약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오는 ‘귀염성을 가진 친구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죠. 게임 속에서 활약하고 장난치는 그런 청년의 모습을 많이 상상하면서 준비했어요”.

하지만 그는 준우를 연기하면서 의외로 난관에 부딪힌 장면이 있다는데. “특히 어려워했던 장면이 처음 유튜브를 켜고 게임 유저들이랑 ‘하이 하이’ 인사하는게 힘들었어요. 현실성이 살지 않고 너무 설정같고 흉내 내는것 같아서 부담스러웠어요”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2003년 ‘반올림’으로 얼굴을 알린 유아인은 어느덧 연기 17년차의 배우가 되어있다. 연기 내공을 쌓아온 그는 “준우는 평범하지만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되는 인물이기 때문에 일상의 자연스러움과 극한의 감정까지 가는 연기의 진폭이 리드미컬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연기에 임했어요”라며 연기 베테랑 다운 면모를 비췄다.

특히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는 부분에서 변주를 주려고 노력했다고.“특히 오열씬은 제가 조금 욕심 냈던 부분이에요. 그 정도 격한 표현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가졌던 분도 있었어요. 심지어 가족들이 처한 상황을 의식하게 되는 일에 앞서 그런 강한 감정을 터트리는 것에 대해 우려는 있었지만 계산한 감정의 흐름은 아닐지언정 인간들이 가지는 고독감이 배설될 수 있는 시간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라며 영화의 메세지를 짙게 드러냈다.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정보 때문에 일어나는 슬픔 말고 고립된 상황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구체적인 상황들보다 상징적인 그런 소리가 더 강렬하지 않을까하고 제가 그린 그림에 대해 감독님과 논의를 거쳤어요. 그 외에도 중요한 장면은 집에서 영상을 먼저 찍어서 보여드리기도 하고 호흡을 조절했어요”라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영화 ‘#살아있다’에서 유아인은 파격적인 탈색 삭발 머리로 화제가 되었던 바 있다. 그는 “짧은 탈색 머리는 저희 제작사 대표님의 아이디어에요. 전작에서 짧은 머리를 했고 재미로 탈색을 했던 건데 감독님이 보시고 이 모습이 준우와 더 어울린 것 같다는 의견을 내셨어요”라며 탈색 삭발 머리로 촬영을 진행했던 계기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영화와 관객들 사이에 더욱 큰 공감대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배우 유아인는 생존을 이야기 한다. “(코로나19사태 후에 )외부에 대한 두려움 타인에 대한 두려움 어느 정도 생겼을 거라고 생각해요. 삶이 무엇인지 전과 다른 깊은 생각을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인간으로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저희 영화와 닮아있는 것 같아요. 만든 이의 의도대로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원형의 만듬새가 아닌 이 시대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만들어지는 것도 굉장히 증요하다고 생각해요”라며 영화가 담은 의미를 확장시켜 해석했다.

영화가 담은 메세지를 자신의 언어로 이렇게도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젊은이는 몇이나 될 수 있을까. 내면의 내공이 담긴 유아인은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마저 깊이가 남달랐다. “매순간 인생을 깊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가 삶을 그리는 것이 제 직업이니까 더 잘하고 싶고 책임지고 싶은 마음들이 있어서 세상 속에 뛰어들고 제가 할 수 있는 고민들을 보다 더 크게 진지하게 가져가려고 해요. 마치 직업병처럼 어릴 때부터 그렇게 살아왔어요.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 ‘진지충’으로 보일지 언정 그런 자세도 없이 누구의 삶을 그리겠어요”.

자신을 ‘진지충’이라고 지칭한 유아인은 유쾌함과 진지함 극단에서 여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있었다. 유아인이 그린 준우의 삶은 어떠한 모양새로 관객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줄 지 오는 24일 극장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황연진기자 wldnjsdl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