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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기억의 밤’ 김무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나는 복 받은 사람”

기사 등록 2017-11-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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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배우 김무열이 ‘기억의 밤’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온다. 그에게 스릴러 장르는 첫 도전. 그러나 첫 도전은 그에게 한계로 작용하지 않았다. 배우 김무열은 영화 ‘기억의 밤’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또 한 번 자신의 연기 인생에 한 획을 그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기자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열연을 펼친 김무열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억의 밤’(감독 장항준)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 유석(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 진석(강하늘 분)의 엇갈린 기억 속에서 살인사건의 진실을 찾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영화를 처음 보고 시나리오만큼 나온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기억의 밤’ 자체가 그 어느 때보다 다 같이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해서 함께 만든 결과물을 바라볼 때의 느낌은 정말 뿌듯했죠.”

‘기억의 밤’의 시나리오는 장항준 감독이 2014년 말, 처음 소재를 떠올려 시나리오 구성 단계부터 초고를 쓰는 기간까지 꼬박 1년의 공을 들인 작품이다. 독창적이고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강렬한 서스펜스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읽고 ‘기억의 밤’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가 변모할 때, 그리고 다른 사람이라는 의심이 들 때에서 오는 공포감이 굉장히 흡입력 있게 다가왔죠. 계속 책을 읽으면서 다음 장을 궁금해 하면서 봤어요. 결과적으로 이야기가 감정적으로 굉장히 와 닿아서 선택하게 됐죠.”

▲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그에게는 스릴러 장르는 첫 도전이다. 더군다나 이 영화 자체가 주연을 맡은 강하늘, 김무열 두 배우의 힘으로 진행되고, 완성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릴러 장르의 첫 도전이라는 생각은 딱히 없었어요. 저는 실제로 스릴러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도 시나리오를 워낙 재밌게 읽어서 선택하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배우다보니까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는데, 이 캐릭터가 가진 힘이 영화를 끌고 가는 부분도 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됐죠.”

‘기억의 밤’에서 김무열의 연기는 굉장히 다양하다. 캐릭터의 성격이 하나에 머무르지 않고 선과 악을 넘나들며 야누스적인 매력을 표현한다. 김무열은 이런 감정선을 잘 짚으면서도 액션 연기 또한 놓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액션신에서는 (강)하늘이가 고생이 많았어요. 한쪽 다리를 절다보면 다른 다리에 부화가 오는데 하늘이가 절룩거리는 연기를 하고 나서 햄스트링 부상이 왔어요. 진짜 아파하더라고요. 감독님이 그걸 보고 저는 날로 먹는다고 비난하시던데요 (웃음)”

김무열은 이에 이어 작품을 함께한 강하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하늘이와는 원래 친분이 있었지만 이번 영화를 함께하면서 더 많이 친해지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두터워졌어요. 인간적으로도 배우로도 신뢰가 생겼죠. 개인적으로 강하늘이라는 배우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졌어요. (강)하늘이는 가족을 의심하고, 또 그러다가 공포를 느끼고 어느 순간에는 본인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는 심리적인 혼돈을 표현하는 걸 보면 ‘연기를 정말 탄탄하게 잘 배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가 정말 기대되는 배우예요.”

▲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장항준 감독은 김무열에 대해 얼굴에 다양한 감정과 인물이 공존하는 배우라 유석 역에 잘 어울렸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김무열은 ‘기억의 밤’에서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내는 데 성공하며 이 작품을 통해 야누스적 매력을 선보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

“영화 속에서 좋다고 생각한 연기요? 대체적으로 아쉬워요. 제가 하고 돌아서면 후회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연기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가혹하고 혹독해요. 제 연기에 대한 칭찬을 들어도 겸연쩍고 쑥스럽고 그래요. 연기에 대한 보는 눈이 높은 편이죠.”

김무열은 ‘기억의 밤’에 이어 드라마 ‘나쁜 녀석들2’ 등 말 그대로 ‘열일’하는 중이다. 많은 작품을 얘기하는 와중에도 그는 한결 같이 자신에 대한 그리고 자신의 연기에 대한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연기를 끊임없이 할 수 있는 원동력은 그냥 제가 연기하는 걸 좋아해요. 그것뿐이에요. 연기를 하면 피곤함을 다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어려운 고민이 있을 때도 연기를 할 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거나 보이지 않더라도 연기 그 자체가 재밌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저는 복 받은 사람이죠.”

김무열은 MBC 드라마넷 ‘별순검(2007)’으로 데뷔한 뒤 올해로 연기 데뷔 10년차를 맞이했다.

“30대가 된 제 모습을 봤을 때 20대보다 제 인생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어요. 앞으로는 인간 김무열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깊이 있게 가져가고자 해요. 사람 김무열에 대한 생각이 확장될 때 배우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더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평범함 속에 저를 갖다 놓고 그 안에서 좀 더 살아가게 내버려두는 시간들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렇듯 그는 자신에 대해서도, 그리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도 고민과 그에 따른 성장을 계속 하고 있었다. ‘평범함 속에서 드러나는 진정성’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김무열. 이 배우의 앞으로의 연기 인생이 더욱 기대된다.

김나연기자 nadus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