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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기묘한 가족' 정재영, "지구에서 가장 신선한 좀비물"

기사 등록 2019-01-3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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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관희기자] 정재영이 오랜만에 상업 영화 '기묘한 가족'으로 관객 앞에 나선다. 기자는 오늘(31일)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배우 정재영을 만나 '기묘한 가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묘한 가족'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인물로 인해 개성 넘치는 가족과 조용했던 시골 마을이 발칵 뒤집히게 되며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정재영은 극중 우유부단 하지만 순진하고 순박한 주유소집 첫째 아들 준걸 역을 맡아 구수한 사투리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본인을 '좀비물 마니아'라고 자신있게 소개한 정재영은 평범한 농촌에 좀비가 등장한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했다고.

'기묘한 가족'의 좀비는 등장부터 모든 것이 독특하다. 그리고 그 좀비를 발견한 주유소집 식구들은 좀비를 희한하게 이용하는 말그대로 '기묘한 가족'이다.

"슬럼프가 아닌 적이 드문 거 같다. 스스로 '내가 지금 슬럼프인가, 정점인가, 호황인가' 하는 생각들을 예전에는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덜 하는 것 같다. 사실 그런 생각을 해봤자 별 의미가 없다. 예전에 이승엽씨가 슬럼프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연습을 더 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듯이 이제는 그저 주어진 연기를 열심히 할 뿐이다."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할 뿐 굳이 장르를 구분 지은 연기를 하지는 않는다는 정재영은 그럼에도 모든 영화에는 유머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것이 현실이기에. 정재영은 그런 현실적인 연기를 추구하는 배우다. 스스로를 '좀비물 마니아'라고 말한 그가 좀비물을 좋아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기묘한 가족' 보다 신선한 좀비 영화는 좀비물이 시작된 헐리우드에서도 드물다. 마니아로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영화 '좀비랜드' 보다 신선하다."

"사실 좀비라는 것이 인간이 흉칙하게 될 수 있는 최종단계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서 현실을 많이 보게 된다. 좀비라는 존재가 대부분 인간의 욕심에 의해 많이 만들어지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 좀비가 됐을 때 이 사람을 '좀비로 칠 것이냐, 가족으로 칠 것이냐' 같은 갈등을 겪으면서 현실과 인간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천만 영화 '부산행'에 이어 최근에는 '창궐'까지, 국내를 배경으로 한 좀비영화도 이제 대중화가 되고 있다. 하지만 '기묘한 가족'은 앞선 두 작품과 확실히 다르다.

"앞서 나온 두 작품은 정석적인 좀비물 정통극이다. 좀비물에 정통극이 있다는 게 좀 웃기지만. 반면에 '기묘한 가족'은 정통극을 풍자한거다. '좀비가 진짜 있다'는 가설 안에서 실제 좀비가 농촌에 나타난 그 자체가 신선하다."

유난히 신선한 소재에 집착한다. '기묘한 가족' 역시 재미는 물론 신선함에 끌려 선택하게 됐다고. 신선하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변칙적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따른 위험부담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까.

"작품을 선택할 때 장르의 구애는 받지 않는데, 왠지 모르게 신선한 작품이 좋다. 어쩔 수가 없는 취향이다. 우리나라에서 신선하던지 장르 자체가 신선하던지. 그런 게 없으면 밋밋하고 지루하더라. 공연을 할 때도 장기 공연을 한 적이 없다, 장기를 하기 시작하면 하면서도 지루하더라. 재미가 없는건 하기가 싫더라. 이건 자신감하고는 다른 문제,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다."

'기묘한 가족'은 '좀비를 다뤘지만 12세 관람가다. 그의 말대로 분명히 신선하다. 그렇다고 신선함이 몰입을 깨느냐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다. 농촌과 좀비, 그리고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을 적당히 버무려 이질감을 없앴다.

"아마 지구에서 12세 관람가의 좀비물은 없을 것이다. 그것도 신선하다.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도 있는데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런 장면이 없으면 이질감이 크게 오기 때문에 우리가 알던 좀비가 나와줘야 이질감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좀비가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상징적인 부분이 있어야 몰입을 깨지 않는다. 최초 창작자에 대한 존중의 의미랄까.(웃음)"

"좀비 마니아로서 언제가는 좀비물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현장에서 좀비를 보니까 너무 재밌더라. 감회가 새롭고 한 편으로는 되게 고생스럽구나 싶더라. 영화를 한 겨울에 찍었는데 좀비는 얇게 입어야 하니까 모두가 고생을 많이 했다."

'기묘한 가족'은 정재영의 말대로 결말까지 신선하다. 그 역시 영화의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고.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로 차기작을 결정한 정재영이 이번 영화 '기묘한 가족'을 통해 어떤 신선한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서게 될지 기대해도 좋다.

"저질러 놨지만 뒤처리는 확실하게 하는 '기묘한 가족'이 귀여웠다. 사실 좀비물의 단점은 뒤에 있다. 좀비 자체가 허구에서 만들어 내는 존재라 면역이나 백신이 아니면 해결이 안된다. 반면 우리 영화는 해결하는 방법까지 굉장히 신선해서 만족스럽다."

박관희기자 gany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