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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나쁜 녀석들: 더 무비’, 김상중 “‘법의 모호함’ 때문에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존재”

기사 등록 2019-09-1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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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상중이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CJ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스크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활약 중인 배우 김상중이 ‘나쁜 녀석들: 더 무비’로 돌아왔다. 김상중 만의 독보적인 카리스마 연기를 그 누가 따라갈 수 있을까.

본지는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김상중과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관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사상 초유의 호송차량 탈주 사건이 발생하고 사라진 최악의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다시 한번 뭉친 나쁜 녀석들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이다.

‘나쁜 녀석들’은 본래 OCN드라마다. 김상중은 5년 전 그 때부터 영화화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저는 영화 너무 재밌게 봤어요. 저는 간절히 원했던 일이었죠. 5년 전 드라마를 하면서 동석이와 영화로 나온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대화를 나눴어요. 그렇게 농담반 진담반 나눴던 대화가 현실화돼서 너무 설렙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하죠. 사실 제 나이에 명퇴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많은 사람들이 환호해주는 속에서 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해요.”

다른 작품보다 ‘나쁜 녀석들’에 애착이 강했던 김상중. 그랬기 때문일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어요. 또 시나리오도 재밌었고요. 또 제가 해야 하는 몫이 정해져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제가 극 속에서 뭔가를 원하는 것도 사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찌 보면 이 영화는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동석이가 보여주는 액션, 유머가 이 영화를 끌고 가는 큰 힘이 됐어요. 저는 그 속에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기하고자 했죠. 그래서 제 역할에 대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여드리고자 노력했어요.”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의 오구탁은 간암 말기로 나온다. 그랬기 때문에 이전처럼 시원하고 파격적인 액션은 보여주지 못했다.

“제가 이번 영화에서 액션을 크게 보여주지는 못했어요. 저는 주로 원 샷 원 킬이었죠. 아마도 그 총을 쏘는 부분에서 오는 통쾌함도 있겠지만 명색이 저도 공무원인데, 뭔가 일침을 날릴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마 그 부분이 대사에 녹아들었던 것 같아요. 국민들의 세금으로 월급도 받고 옷도 사 입고 술도 먹는 공무원이라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일종의 페이소스가 있는 이야기였죠. 그런 부분에서 관객들이 통쾌함을 느꼈을 것이에요. 사실 그 대사가 나쁜 녀석들 드라마 1화에 나오는 대사예요. 제가 비리 교도관에서 했던 대사죠.”

다른 배우들과 달리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지 못해서 아쉽기도 했을 터. 김상중은 그래도 총으로 쏠 때 또 다른 쾌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오구탁이 간암 걸린 설정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저도 굉장히 맥이 빠졌어요. 영화가 잘돼도 저는 암으로 죽으니까 속편에서는 안 나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하지만 설정 상 드라마에서 오구탁이 나쁜 녀석들을 처단하는 이유는 딸을 잃은 한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딸이 죽고 나서 아마 그런 한이 저로 하여금 많이 쇠퇴를 가져왔던 것 같아요. 그게 바로 간암이 된 것이겠죠. 그래도 이번에는 제가 총을 사용해요. 원 샷 원 킬이 될 때 이전의 액션과는 또 다른 쾌감이 있더라고요. 사실 우리나라 경찰들은 총을 쏘는 것에 대한 원칙, 철칙이 좀 쎈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내 몸을 다하면서 까지도 총을 쏘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상대적으로 미국 같은 경우에는 총을 잘 쏴요. 우리는 오히려 과잉이 아니라 너무 과소 돼서 문제된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에서는 일부러 더욱 당당하게 총을 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통쾌함을 느꼈죠.”

▲ 김상중이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CJ엔터테인먼트
이제는 데뷔 30년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대배우 김상중. 그런 그에게도 처음은 있었다. 그때의 초심을 되찾기 위해 다시 연극판으로 뛰어든 김 배우는 살아있음을 느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의 시작은 연극이었어요. 연극은 제 마음의 고향이죠. 그래서 동경 열정이 항상 존재해요. 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가면서 그런 초심이 희석이 되기도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연극 무대에 서기가 부끄럽고 두렵기도 했죠. 그러던 중 ‘미저리’라는 희극을 보게 됐고, 다시 한번 연극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어요. 그런데 반응이 좋아서 앵콜 공연까지 하게 됐어요. 저에게 있어 다시 한번 흥분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김상중은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 마동석, 김아중, 장기용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가장 선배로서 무게를 잡기보다 현장 분위기를 풀어주고자 했던 김상중이 선택한 방법은 ‘아재개그’였다.

“이제는 저도 현장에 나가면 비교적 어른에 속하는 군으로 분류가 됐어요. 선배가 되다보니 대접을 받아야하는 그런 것보다는 모범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팀 내에서 관계가 안 좋다고 해도 티를 낼 수 없죠. 나로 인해서 모든 스태프들의 기분이 저하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저는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해요. 이제는 그래야 하는 것이 선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개그를 쳤을 때 안 웃어도 기분 나쁘지 않아요. 저는 분위기를 풀어서 편하게 만들고 싶어요.”

이제는 ‘김상중 개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상중은 개그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했다. 이렇게까지 빠지게 만든 ‘아재개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허무하기도 하지만 굉장한 희열도 주기도 해요. 제가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특강쇼를 진행하는데 그 프로그램의 방청객 분들이 조금 나이대가 있는 분들이에요. 그래서 처음현장에 오시면 분위기가 무거운 경향이 있어요. 그런 분위기를 풀기 위한 방법이 아재개그였어요. 하다보니까 개발하게 되고 연구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어찌 보면 제 아재개그가 김상중화된 것 같아요. 아카데미를 만들어도 될 정도죠. 기용이는 제 아들 뻘이지만 굉장히 좋아해줘요. 스태프들하고도 그런 이야기를 하면 분위기가 좋아져요.”

▲ 김상중이 영화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CJ엔터테인먼트
13년동안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진행을 맡은 김상중은 본인에게 딱딱하고 위선적인 캐릭터의 이미지가 박힌 것 같다고 느꼈다.

“13년 동안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저에게 딱딱하고 위선적인 캐릭터로 이미지가 박혀있다고 느껴졌어요. 그런 모습들에서 이면적인 모습들도 보여주고 싶기도 했어요. 또 제 스스로 그런 프레임이 갇혀 있지 않나 싶기도 해요. 사람들이 이제는 제가 뭘 해도 ‘그것이 알고 싶다’ 같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사극을 찍어도, 사투리를 써도 ‘그알’ 분위기가 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 반감이 있는 듯한 이야기도 들었고요. 길을 가다가 어린 친구들이 저를 보고 ‘그런데 말입니다 지나간다’라고 말하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연기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한다는 모습은 정말 자랑스러워요. 그런 부분에서 배우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계속 하고 싶어요.”

영화 ‘사자’ 언론시사회에서 안성기는 이런 말을 했다. 누가 나를 보고 김상중이라고 했다고. 우스개 소리였지만 김상중은 항상 죄송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정말 죄송했어요. 안성기 선배님은 살아있는 영화계의 레전드고 독보적인 영화인이죠. 영화배우로서 선례를 남긴 분에게 김상중 아니냐고 한 그 이야기를 듣고 무례를 범한 느낌이었어요. 저를 언급해줘서 고맙다기보다는 큰 실례가 된 것 같다고 느껴져요. 안성기 선배님의 인성으로는 허허 넘기시긴 하셨겠지만 실제로 저보다 많은 분들이 안성기 선배님이 갖고 있는 캐릭터나 존재감을 인정하고 있죠. 그래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어찌 감히 저분에게 저라고 할 수 있나 아직도 의아해요.”

현재 ‘이터널스’로 런던에 가있는 마동석은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완성작을 보지 못했다. 김상중은 이번 영화에 마동석의 영향이 가장 컸다며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이라고 바꿔도 과언이 아니라며 극찬했다.

“동석이는 완성된 것 아직 못 봤어요. 그래서 동석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어요.(하하) 저는 이 영화를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마동석이 보여주는 존재감, 액션, 유머, 이런 것들에 대한 본인의 힘이 저는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동석이가 해준 것도 사실이죠. 또 저는 오구탁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것 같아요. 또 곽노순, 고유성도 나름대로 잘 해줬어요.”

영화라는 큰 숲을 위한 마음으로 이번 작품에 임했다는 김상중. 그 어느 때보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대한 애정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제는 대한민국 사회의 ‘법의 모호함’을 깨고 싶다는 김상중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진해 나갈 것이다.

“저는 시나리오에 충실했어요. 현장에서 제가 조금 더 잘 보이기 위해 튀기 위한 애드리브, 신을 원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우리가 숲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 하나만 잘 조경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극 중 나오는 제 역할에만 충실하고자 노력했어요. 오구탁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애정이 가는 인물이에요. ‘그알’과 빗대서 이야기하자면 ‘그알’을 하면서 속 시원하게 한방을 준적이 없어요. 늘 제시하고 알려주고 공론화 시킬 뿐이죠. 그 시원한 한방을 주지 못하는 김상중이 오구탁으로 변해서 시원한 한방을 주니까 개인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사실 살면서 법의 모호함 때문에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존재해요. 영화를 통해서 보여줬다는 사실이 저를 신나게 만들어요.”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