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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 영화 ‘블랙 팬서’, 현대 전 세계 사회상 ‘제대로’ 담았다

기사 등록 2018-02-0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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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동규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최하은기자] 2018년 ‘마블의 해’를 장식할 첫 야심작 ‘블랙 팬서’가 우리 곁을 찾아온다. 이미 마블 사상 최고 사전 예매량을 기록하며 전 세계 극장가를 평정할 흥행 신드롬을 예고한 ‘블랙 팬서’. 아시아 프리미어 및 글로벌 투어 첫 번째 국가로 한국을 방문,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영화 ‘블랙 팬서’의 기자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라이언 쿠글러 감독, 채드윅 보스만, 마이클 B.조던, 루피타 뇽이 참석해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아시아 프리미어 기자간담회에는 국내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 및 호주, 뉴질랜드의 유수 매체들까지 참석하며 뜨거운 취재의 열기를 보였다.

‘블랙 팬서’는 ‘시빌 워’ 이후 와칸다의 왕위를 계승한 티찰라(채드윅 보스만 분)이 와칸다에만 존재하는 최강 희귀 금속 비브라늄과 왕좌를 노리는 숙적들의 음모가 전 세계적인 위협으로 번지자 세상을 구할 히어로 ‘블랙 펜서’로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라이언쿠글러 감독과 배우들은 이 영화에 참여한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히어로 물’의 전설인 마블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감회가 새로웠을 터.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의 과정에 참여하게 된 것은 정말로 감사하고 뜻 깊은 일이었다. 개인적인 문화를 더 그려낼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히어로, 코믹 영화를 좋아했다. 제가 살아온 문화와 좋아했던 히어로물을 이 프로젝트에 녹여내게 돼서 영광이고 또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촬영하게 되어 감사하다. 감독 역을 맡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고향에 있었다. 아내와 함께 어렸을 때 자주 들렸던 만화방에 가서 블랙팬서 코믹북 2권을 사고 사진을 찍었다. 때마침 좋은 소식을 들어서 즐겁고 기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채드윅 보스만은 “이 역할을 맡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스위스에서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에이전트가 마블에서 전화가 왔다고 했고, ‘채드윅, 참여를 요청하는 역할이 있는데 해보지 않을래?’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했다. 그런데 마블은 비밀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어떤 영화를 하는지, 감독이 누군지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 원래 작품 내용을 확인하고 대답을 하는 편인데 마블이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주저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전 세계 팬들에게 말씀드릴 내용이 이번 영화를 통해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 사진=한동규 사진기자

주인공 티찰라역을 맡은 채드윅 보스만과 그와 정면승부를 펼칠 에릭 킬몽거 역의 마이클 B. 조던, 티찰라의 옛 연인 나키아 역의 루피아 뇽까지. 각각의 캐릭터는 독창적이면서도 뚜렷한 색을 가지고 있었다. 또 배우들은 그런 캐릭터위에 자신만의 색을 녹여내며 완성도를 높였다. 또 캐릭터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상을 반영한 영화의 배경 역시 '블랙 팬서' 를 마블의 혁신적인 역작이라고 꼽을 수 있는 요인이었다.

마이클 B. 조던은 “에릭 킬몽거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캐릭터이다. 이런 점에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에릭이 성장한 배경에서 겪은 일들이 행보나 미래, 행동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힘든 성장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그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빼앗겼다. 그런 점에서 에릭 킬몽거는 티찰라가 에릭을 인간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길 바라는 것 같다. 그래서 에릭은 (이해를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섹시한 악역’이 부산물로 태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루피아 뇽은 “나키아는 영화에서 워독이라고 불린다. 이는 ‘비밀요원’정도로 해석하시면 된다. 정보를 취합해서 와칸다로 보내는 역할로 아주 강인하고 독창적이다. 왜냐하면 조용하지만 파워풀하다. 스파이로써 조용하게 행동하지만 인상적이다. 그가 행동을 할 때 주위의 관심을 불러들이지 않는다. 티찰라와는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보통의 연애관계가 아니라 과거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티찰라의 귀가 되어주는 조언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채드윅 보스만은 “세 가지 정도로 얘기드릴 수 있다. 영화속 배경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와 비슷한 면이 있다. 첫째, 와칸다라는 국가는 아프리카의 최첨단 기술 국가인데 이런 컨셉이 흥미롭고 놀라웠다. 아프리카의 문화를 녹인 와칸다라는 공간이 영화를 혁신적으로 만들었다. 둘째, 티찰라는 세계의 지도자이면서 히어로이기 때문에 많은 지도자들이 직면하게 되는 갈등이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책에서 보면 인물에 대한 배경설명이 잘 나와있지 않아서 비난을 할 수 있다.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들도 티찰라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면은 세계 지도자들이 겪는 이야기이다. 티찰라는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혁명적이다. 셋째, 와칸다는 고립된 곳이다. 티찰라는 와칸다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 다루게 된다. 또 그는 외부 세계에 드러나지 않았던 것을 드러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혁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캐릭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마블 영화 최초로 대한민국 서울 촬영으로 화제를 모았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블랙 팬서’역시 대한민국 부산을 촬영지로 선택하며 국내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에 화답했다. 한국에 방문한 첫 느낌은 어땠을까.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아내와 함께 다른 분들보다 하루 일찍 입국했다. 한국의 음식, 문화를 경험해보고 호텔 건너편에 있는 고궁도 방문 할 기회가 있었다. 고궁의 구조가 너무 아름다웠고 한국 전통음식 삼계탕이 굉장히 맛있었다”고 말했다.

마이클 B. 조던은 “한국어는 정말 아름다운 언어인 것 같다. 한국 공항에서 따뜻한 환대의 인사를 받아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5시간 비행시간으로 쌓인 피로가 싹 풀렸다. 팀원들과도 밤새도록 한국 음식을 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한국어를 극찬함과 동시에 팬들의 환대에 감사를 표했다.

‘블랙 팬서’는 민주주의보다는 오히려 세습체제에 가까운 와칸다 왕국을 배경으로 삼았다. 최근의 경향에 따라 민주주의를 강조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도 있었을 터. 보수적인 정치 체제를 선택한 이유가 존재했던 걸까.

이에 대해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했던 것은 티찰라의 아버지 시대에서 티찰라의 시대로 넘어오는 과정이었다. 왕이 되고 나서 어떤 방향으로 지도력을 발휘할 것인지 결정하는 부분을 다뤘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까지 다뤘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주제가 너무 컸다. 하지만 티찰라는 왕이면서도 독단적인 결정을 하지 않고,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많다. 다른 부족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조언을 듣기도 한다”며 배경을 설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한국 측에서는 영화 속 핵심 적인 요소인 ‘비브라늄’ 으로 만든 수저가 담긴 복주머니를 선물했다. 복주머니는 ‘복을 기원한다’는 의미. 이번 마블의 2018년 최강 액션 블록버스터 '블랙 팬서'가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 극장가의 복을 끌어 담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하은기자 rinon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