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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고백부부' 장기용, '모델' 아닌 '배우'로 발돋움 시작

기사 등록 2017-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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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하준이기자] 또 하나의 모델 출신의 실력파 배우가 나타났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고백부부'의 장기용이 바로 그 주인공. MBC'괜찮아, 사랑이야', tvN'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등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온 장기용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기용은 극중 1999년의 대학 신입생으로 돌아간 마진주(장나라 분)에게 설렘을 안겨준 과 선배 정남길 역으로 분했다. 외모와 학벌, 집안까지 빈틈없이 완벽한 엄친아로 변신해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물론 안정된 연기력으로 큰 호평을 이끌어낸 그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좋은 작품에 좋은 캐릭터를 만나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사히, 별 탈 없이 끝나서 다행이에요. 그래도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복합적으로 드는 것 같아요."

'고백부부'는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으로 찬사를 받아왔다. 부모와 자식간의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와 캠퍼스 안에서는 유쾌하고 설레는 이야기까지. 좋은 작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배우들 간의 분위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법이다.

"촬영장 분위기는 너무 좋았어요. 사실 오디션을 봤을 때부터 감독님께서 '신인 배우지만 그래도 한 번 믿고 가보자'라고 하셨을 때. 이런 감독님이 흔치 않잖아요. 캐릭터를 위해 작가님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나라누나는 전부터 '이 배우와 함께 했을 때 내가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 있지 않을까' 긴장이 됐었는데 다들 믿고 가보자고 해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고백부부'에는 마진주 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 배우들의 매력도 만만치 않았다. 각자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윤보름(한보름 분), 천설(조혜정 분),민서영(고보결 분) 중에서는 누가 가장 장기용의 이상형에 가까울까.

"마진주. 윤보름은 털털한 매력이 있고, 천설은 너무 귀엽죠. 민서영은 딱 첫사랑의 이미지긴 하지만 제가 생각한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어요. 저는 160cm 초반대에 아담하고 눈이 크고 피부도 하얀 그런 스타일을 좋아해요. 나라누나가 이상형에 가깝죠."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로 장나라와 장기용이 이어지는 색다른 결말을 기대하는 일부 시청자들도 많았다. 주인공들간의 티격태격하는 모습보다 서브 남자주인공과의 설렘이 있는 모습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했다.

"일단 시청자분들이 진주와 남길이의 설레는 장면들을 좋아해주신거니까, 저도 제가 준비한걸 잘한 것 같아서 뿌듯해요. 이번 작품 들어가면서 편하고 자연스럽게 하자는 것에 중점을 뒀는데 그게 잘 보여진 것 같아요. 근데 그런 결말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첫사랑의 이미지만 잘 보인다면 좋겠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남길이의 모습만 보여주자는 생각만 했죠."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주기 위해 큰 노력을 해온 장기용. 그 노력은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 중에서도 장기용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장나라에게 고백을 하는 장면이라고.

"감독님이 촬영 초반부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신 장면이에요. 진주가 저한테 '좋아하는거 있어요?'하고 물으니까 제가 '너'라고 대답했어요. 그 장면을 위해서 혼자 계속 연습해보기도 하고 이미지적으로 상상도 많이 했어요. 찍고나서 감독님도 나라누나도 잘했다고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장기용이 연기한 정남길은 숨겨진 가족에 대한 상처로 삐뚤어진 모습을 보이는 반면 의외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 장기용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실제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한 편인 것 같아요. 연애할 때도 무뚝뚝해서 표현이 낯간지럽고 인색해서 말보단 행동으로 다가가는 그런 스타일이에요. 남길이도 비슷한 것 같아요. 진주가 처음으로 저한테 땀 냄새가 난다고 했을 때 원래 제 리액션은 킁킁대는 것 밖에 없었는데 제 방식대로 과장되게 그렸어요. 그런 캐릭터였죠. 부끄럼이 많지만 의외로 엉뚱하고 허당미도 있는."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여자 후배들에게 인기 폭발이었던 정남길. 그런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장기용 역시 학창 시절 정남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을 법 하다.

"중·고등학교 때도 키가 컸어요. '저 학교에 키 큰 애 있다더라'. 제가 남중, 남고를 나와서 누군가가 저를 좋아한다고 하면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남자인 친구들이랑 있으면 장난도 많이 치고 까불거리기도 하는데 희한하게 여자들이랑 있으면 말수가 없어져요. 친형이 있는데 형의 친구들이 어릴 때부터 많이 놀러와서 같이 있는 시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지금도 남자친구들이나 형들이랑 있는게 편해요."

장기용은 실제로 '고백부부' 이후로 주변 반응부터 달라졌다고 밝혔다. 주변에서도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다며 칭찬이 자자하다고. 장기용에게 더욱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작품임이 분명하다.

"저를 한층 더 성장하게 해준 작품이에요. 나이가 들어도 '고백부부'는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아요. 이렇게 인지도를 얻게 해준 것도,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게 해준 것도 처음이에요. 예전에는 여고생, 여대생들의 어린 친구들이 알아봐주셨다면, 지금은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 아저씨, 할머니들까지 먼저 인사를 해주세요. 처음부터 그리고 끝난 지금까지도 나라는 사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캐릭터이자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연기 데뷔 이후 작은 역할에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 그다. 이렇듯 쉬지 않고 연기에 매진 할 수 있도록 힘을 준 원동력은 무엇일까.

"가족이에요.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지내니까 부모님과 통화를 자주 해요. 형이랑 있으면 항상 부모님 얘기를 해요. '고백부부'에서 멋진 캐릭터로 나오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예전 작품들에서 잠깐 나왔을 때도 좋아하셨던 분들인데 지금 이렇게 대견해 하시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내가 더 잘된다면 얼마나 더 좋아하실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장기용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작품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열정 가득한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기쁨을 선사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앞으로 다양한 역할로 찾아뵙고 싶어요. 키 크고 잘생긴 모델 출신이여서 할 수 있는 역할 말고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소화 가능한 그런 배우가 되고싶어요."

하준이기자 llayii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