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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여자의 비밀’ 오민석 “예상 못한 반응, 정신차려야지 싶었을 정도”

기사 등록 2016-11-3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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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꾸준히 달려왔다.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 이후 KBS2 일일드라마 ‘여자의 비밀(극본 송정림, 연출 이강현)’로 연이어 안방극장을 찾았던 배우 오민석은 이날 다른 배우들에게 볼 수 없는 분위기를 발산하며 긴 촬영을 끝낸 후련함과 아쉬움을 모두 내비치고 있었다.

지난 24일 서울시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여자의 비밀’ 종영인터뷰에서 아직 방송 중인 해당 드라마를 집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오민석에서 촬영을 마친 소감을 묻자 그는 이렇게 입을 열었다.

“되게 뻔하지만, 시원섭섭해요. 그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쉬는 날이 많지 않아서 막 달려오다가 갑자기 끝나는 느낌이라, 편하고 시원할 줄 알았는데 섭섭한 게 뒤늦게 찾아오는 거 같아요.”

오민석은 집에서 ‘본방사수’ 하는 것도 재밌다며 다른 배우들이 하는 것을 보거나 자신이 촬영한 것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보는 기대감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드라마에 이어 일일드라마까지, 호흡이 긴 두 작품을 끝낸 그는 과연 어떤 심정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연속극을 두 개 연달아 하다 보니 처음에 ‘여자의 비밀’이 들어왔을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호흡 긴 걸 두 작품을 하니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소모되는 건 사실인거 같아요. 고민을 했는데도 줄거리나 대본을 보고 괜찮은 작품이란 생각이 많이 들어서 안 하기에 아까웠었어요.”

그의 말대로 ‘여자의 비밀’은 안 했다면 아쉬웠을 작품이 됐을 것이다.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대중들의 이목을 모았던 해당 드라마에서 오민석은 감정적으로 폭넓은 연기를 선사하며 안방극장의 주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긴 호흡동안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던 만큼 정신적인 고됨도 심했을 터. 그에게 어떤 방법으로 촬영을 이어왔는지 물었다.

“연기할 때 집중하는 게 제일 관건이었어요. 배우가 항상 컨디션이 같은 것도 아니고 기분도 좋고 나쁨이 있지만 드라마는 감정적으로 지속돼야 하니까요. 그래서 상대배우에게 많이 집중을 했어요. (소)이현이가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줬고요. 작품이 끝나고 나서는 아무것도 안하려고 했어요. 감정적인 소모가 많다보니 아무생각 안하고 싶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끝나고 나서는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만 있어요. 쏟아낸 게 많아서 담아야 하는 시간인 거 같아서 휴식을 취하려고 하고 있죠.”

그는 ‘여자의 비밀’에서 상대배우로 소이현과 김윤서를 만났다. 두 배우를 만날 때 오민석이 연기한 유강우는 전혀 다른 성격을 드러내곤 했다. 사랑하는 여인인 강지유 역의 소이현에겐 애절함과 따뜻함을, 그리고 채서린 역의 김윤서에게는 매정한 냉정함을 보여야 했던 오민석. 그는 이런 연기가 오히려 달라서 괜찮았다고 털어놨다.

“(김)윤서랑 할 때는 무시하고 냉소적이고 소리를 지르고, (강)지유를 볼 때는 애달프거나 슬프거나 애처로움으로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니까 상반돼서 감정 자체는 더 쉬웠어요. 두 배우를 쳐다만 봐도 어떤 감정인지 명확해지니까 오히려 편하긴 했습니다. 재밌는 건 두 사람 모두 성격 자체가 밝아요. 재밌기도 하고요. 서로 소리 지르다가 ‘컷’이 나오면 장난도 많이 치고. 그래서 재밌게 촬영했어요.”

그는 SNS에 촬영장에서의 장난스런 모습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것 역시 “촬영 외에 시간까지 감정적으로 있기 싫어서 사람들이랑 많이 장난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저 뿐만 아니라 다들”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오민석에게 ‘여자의 비밀’ 촬영장이 어땠는지, 선배배우들과 촬영이 어렵지 않았는지 물었다.

“선배님들이랑 촬영하는 어려운 부분이 없었어요. 워낙 잘하시시니까 그냥 편하게 했던 거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많이 붙던 두 사람과 할 때,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을 할 때 얘기를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신기한 건 아이디어 제시는 제가 하는데 제시하는 의견과 이현이가 제시하는 부분이 정확히 맞아떨어졌어요. 그런 게 호흡이 좋았던 거 같아요. 엄청나게 잘 맞아서 누가 굳이 얘기했다기보다 그런 부분들에서 다 알고 있었던 거 같은 정도였죠. 척하면 착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초반보다 살이 찐 거는 사실인 거 같아요. 운동할 시간은 없고 체력으로 버텨야하니까 먹고. 달라진 게 있다면 체력이 많이 떨어진 걸까요(웃음). 주변 반응이 달라졌어요. 많은 분들이 봐주셔가셔서요. 예상 못 했습니다. 생각보다 시청률이 잘 나오고 관심들을 가져주시니까, 신기하더라고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정신차려야지 생각도 들었어요.”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딱 5개월을 방송한 ‘여자의 비밀’을 통해 그는 주변의 변화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 스스로에 대한 변화도 있었을 터. 제작발표회 당시도 언급했던 “미혼이지만 유부남 연기”가 혹시 그에게 새로운 마음을 느끼게 하진 않았는지 물었다.

“그 질문은 많이 받았는데 결혼 생각은 없어요. 이현이가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아이를 대하는 장면들이 저랑 많이 달랐습니다. 아이랑 같이 하는 연기 자체가 저랑 다르더라고요. 아이 엄마의 느낌을 더 잘 살리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거에 궁금증은 있지만 결혼생각은 없습니다.”

촬영장에서 종종 장난스런 모습을 공개했던, 그리고 두 드라마 사이 예능프로그램 ‘수상한 휴가’에 출연했던 오민석이기에 혹시 요즘 예능 출연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물어봤다. 그는 먼저 “잘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으셔서…”라고 말하다가 잠시 생각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이 뭐가 있죠?”라고 물으며 그간 바빴던 행보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1박 2일’ 같은 거라면 괜찮을 거 같아요. 같이 놀고 게임하는. 하지만 토크 프로그램처럼 말을 하는 거는 제가 말실수를 할까 봐요. 그분들은 좋아하실지 모르겠지만요(웃음). 호기심은 있는데 확 다가가진 못하겠더라구요.”

그동안 소진했던 체력과 마음을 정돈하느라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말했다. 그래도 만나는 지인은 있지 않을까 싶어 물어보니 일부러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마음 먹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 많은 곳에만 있고, 감정적으로 소모가 하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도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혼자 있으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드라마는 끝나면 정리하는 시간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캐릭터를 보내기위해 다른 분들은 여행을 가거나 술을 마신다고 하는데, 저는 이 캐릭터를 떠나보낸다는 의미는 아니고 정리하는 의미에 가까워요. 어디 부분을 보완하고 실수했고 잘했고, 어떤 점들을 놓쳤는지 그런 걸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에게 차기작을 물어보니 “아직 제 마음에는 없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온전히 배우 오민석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유강우였던 오민석은 이제 정말로 작품에서만 만날 수 있겠구나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배우 오민석으로서 ‘여자의 비밀’을 사랑해준 시청자께 한 마디를 부탁했다.

“일단 ‘여자의 비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사랑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에요. 첫 메인 주연작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매일 하는 드라마니까 매일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해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제겐 뜻 깊은 작품이고 행복한 작품입니다. 마지막회까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조은정 기자, 장소제공=스튜디오 '소란피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