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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퍼즐]진짜 ‘3D’로 만나보자, ‘주토피아’의 한국배우판

기사 등록 2016-09-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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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하고 도전하는 이슈데일리 기자들. 회의를 통해 탄생한 시리즈가 있었으니, 이름 하여 ‘캐스팅퍼즐’. “내가 감독 또는 작가라면 이렇게 하겠어!”를 바탕으로 한 내 마음대로 캐스팅이다(사심이 담길 수도 있다). 범주는 다양하다. 영화부터 드라마, 웹툰까지 이슈데일리 기자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작품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앞선 ‘캐스팅 퍼즐’에서는 실재하는 배우를 또 다른 배우로 바꿔왔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2D’를 ‘3D’로 대체해보는 것이 어떨까. 네 번째 ‘캐스팅 퍼즐’에서 다룰 작품은 바로 ‘주토피아(감독 바이론 하워드, 리치 무어)’다. 디즈니 제작진이 야심차게 준비한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상당히 높은 수치인 470만 관객을 기록했다.

토끼인 주디 홉스와 여우인 닉 와일드의 만남 등 각자의 종을 뛰어넘은 교류로 다양화 사회에 대한 화두를 던진 ‘주토피아’는 특히 캐릭터들의 넘치는 개성, 그 사이에서 발산되는 ‘케미’로 사랑받았다. 관객들은 두 주인공이 가진 충분한 매력과 환상적인 호흡에 ‘닉 주디 결혼해’라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캐스팅 퍼즐’은 각각의 캐릭터와 배우들이 풍기는 이미지만으로 캐스팅해봤다. 동일인물이라 하더라도 출연하는 작품마다 인상과 분위기가 달라지기 마련, 그 배우의 특성 중 일부만이 일치하더라도 높은 싱크로율을 보였다면 해당 역할로 낙점했다.

#주디 홉스 – 박은빈

먼저 이야기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주디 역에는 토끼처럼 보이는 인상을 가졌으면서도 흔히 알려진 토끼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 배우를 골랐다. 토끼가 가진 신체적 한계를 극복해 주토피아를 수호하는 경찰관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당찬 주디. 깜찍하면서도 영민해 보이는 외모에 사건을 해결할 때 번뜩이는 지략까지 가진 이 캐릭터를 과연 누가 소화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 최근 ‘청춘시대’에서 열연한 박은빈을 떠올렸다.

물론 ‘청춘시대’ 속 박은빈의 모습은 주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이전 작품에서 청순하고 아련한 역할을 맡았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에서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드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해낸 그는 주디의 ‘반전매력’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과거 방송에서 보여줬던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도 한 몫 했다.

#닉 와일드 – 이종석/서인국

다음은 주디보다 더욱 고민했던 닉의 차례. 인간이 아닌 여우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았던 닉은 능숙한 표정연기와 능청스러운 대사가 어울려야 했다. 닉 특유의 치켜 올라간 눈과 입꼬리를 가진 배우를 찾아보니 여러 드라마에서 묘한 인상으로 매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던 이종석과 서인국이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토피아’ 속 닉에게는 없지만 이종석과 서인국에게는 있는 눈 밑의 점도 ‘여우스러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능글맞으면서도 한 편으로 상처 입은 가슴을 가진 닉에게는 모성애를 자극하는 면모도 필요하다. 이종석과 서인국이 촉촉한 눈으로 그윽하게 바라본다면 이것이 속임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진 것을 다 내어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메이어 라이언하트 시장 – 박성웅

라이언하트는 카리스마 있는 시장이지만 자신의 권위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모습이다. 그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외모만으로도 모두에게 위엄을 내보여야 한다. 그러면서 여유 있는 웃음을 자연스럽게 지을 줄 안다면 금상첨화. 이 역할에는 박성웅이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

#돈 벨웨더 – 이초희

시장의 착실한 비서. 친절하고 귀여운 인상에 꼼꼼한 일처리로 호감을 자아내지만 왠지 모르게 시장에게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다. 의외의 면모가 숨겨진 이 캐릭터에는 최근 MBC ‘운빨로맨스’에 출연한 이초희가 어울린다. 동글한 안경을 쓰고 양처럼 순한 인상을 지녀왔으면서도, 드라마 후반부에 안경을 벗고 전혀 다르게 변신한 그의 모습은 벨웨더와 통하는 구석이 있다.

#벤자민 클로하우저 – 김대명

통통한 체격으로 푸근한 인상을 주는 클로하우저는 주디를 귀여워하는 모습이 더욱 귀엽게 보이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여기에는 알맞은 배우가 단번에 떠올랐다. 올라간 입꼬리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마 미소’를 자아내는 클로하우저에는 김대명이 적격이다. 특히 김대명 특유의 발성은 도넛을 먹으며 어눌한 말투를 내뱉는 역할에 꼭 맞아 보인다.

#가젤 – 에일리

영화의 정체성을 담아낸 곡 ‘Try Everything’을 부르는 ‘주토피아’ 인기 최고의 가수 가젤 역에 에일리는 어떨까.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가젤을 캐스팅할 때는 겉모습보다는 음색과 노래실력에 주목했다. 에일리 특유의 파워풀하고 소울이 가득 담긴 목소리는 모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 노래에 잘 어울릴 것만 같다. 가젤 역으로 볼 수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방송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 정도는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플래시 – 정진운

씬스틸러 역할을 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던 나무늘보 플래시. 행동적 특성 보다는 그가 가진 인상에 주목했다. 플래시의 다소 내려간 눈꼬리와 입매는 정진운과 비슷하다. 물론 플래시보다 훨씬 잘생긴 외모를 자랑하는 정진운이지만 그가 가진 의외의 예능감이 발휘된다면 플래시 못지않게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지연기자 jy4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