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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나랏말싸미' 송강호 "수건에 물기가 흥건히 젖은 듯한 묵직한 영화 하고 싶었다"

기사 등록 2019-06-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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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송강호가 25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 박관희 기자
[이슈데일리 황고은기자]배우 송강호가 25일 진행된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서 “마치 수건에 물기가 흥건히 젖은 듯한 느낌의 묵직한 영화를 하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이날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가 진행, 조철현 감독,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이 참석했다.

‘나랏말싸미’는 문자와 지식을 권력으로 독점했던 시대에 모든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 천한 신분의 스님 신미가 만나 백성들을 위해 뜻을 모아 나라를 만들기 시작하는 이야기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아 냈다.

송강호는 극중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 정신이 투철한 세종 역을 맡았다. 필생의 과업으로 선비들만이 아닌 모든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새 문자를 만들고자 하는 인물이다.

세종 역의 송강호는 "사극이 세 번째다. 얼마 전 사도 역을 했는데 또 다시 역사적으로 위대한 세종대왕을 연기하는 것이 부담이 됐다. 하지만 이런 기회에 안 하면 언제 해보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대왕에 대해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가 많지만, 한글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왕으로서의 외로움과 고통을 심도있게 접하고 만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부담도 됐지만 세종의 매력에 끌렸던 것 같다. 수건에 물기가 젖은 듯한 느낌의 묵직한 영화를 하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송강호는 4년 전 사극 작품에서 영조 역을 연기한 이후 4년 만에 세종대왕으로 돌아왔다. 또 사극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송강호는 "사극이 주는 웅장함, 막중함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편안함이 있더라.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서 왠지 모를 편안함이 들었다. 조철현 감독께서 오랫동안 집필 하시고 작업 해오신 수많은 작업들 중에 사도라는 작품을 했었다. 호흡과도 잘 맞았고, 조철헌 감독이 갖고 있는 이야기의 묵직함이 있었다. 편안함 속의 막중함을 공유하며 즐거운 작업을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세종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묻자 송강호는 "세종대왕은 어마어마한 성군이고, 역사적으로 대단한 인물이다. 사실은 그 분이 갖고 있던 고뇌, 군주로서의 외로움, 불굴의 신념, 문화적으로 강한 나라로 키우고 싶었던 군주의 마음이 스크린 속에 곳곳이 밴 것 같다"고 답했다.

송강호는 지난 2003년 개봉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해일, 전미선와 ‘나랏말싸미’로 16년 만에 뭉치게 됐다. 송강호는 "13년 전을 기억 못해 죄송하다. 해일씨는 친동생같고, 미선씨는 친누나 같아서 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만 늙었구나 싶었다. ‘살인의 추억’의 오롯한 추억을 즐기는 것도 좋았지만, 많은 배우들이 작은 역할이라도 헌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 다 같이 함께 한 순간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나랏 말싸미’ 촬영 후 한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점을 묻자 송강호는 "간단하면서도 쉬워야 하는 것이 어렵다 생각한다. 그 위대한 작업을 해 오시고 만들어 오신 세종을 그린 영화다. 한글 사랑이라기보다 존중과 존경의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세종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송강호는 "‘기생충’의 지하 세계를 탈출해서 600년을 거슬러 올라가 위대한 인물들과 만나고 왔다. 지워지지 않는 역사적 위대한 인물들을 만나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한다”고 관객들을 향한 당부를 전했다.

‘나랏말싸미’는 가장 높은 곳의 임금과 가장 낮은 곳의 스님인 세종과 신미의 인연화 협업, 충돌의 과정 속에 그들이 함께 한 소헌왕후, 대군들, 신미의 제자이자 도반의 스님들, 새로 태어난 문자를 익혀 퍼뜨렸던 궁녀들까지, 개인의 업적이 아닌 모두의 성취였던 한글, 그 이면의 이야기를 전한다.

한편, 영화 ‘나랏말싸미’는 오는 7월 24일 개봉한다.

황고은기자 sukidayo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