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누가누가 잘했나]시간에 갇힌 캐릭터들은?

기사 등록 2017-06-08 18:46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넘쳐난다.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르는 그들을 하나의 주제에 놓고 선별해 볼 필요가 있었다. <편집자 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에 후회를 하고 다시 시간을 되돌려 다시 상황에 직면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것이다. 타임슬립은 현실에선 이뤄질 수 없는 일이기에 최근 다수의 작품에서 소재로 이용되곤 한다. 그렇다면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시간 속에 갇혀 스스로의 방법으로 극을 이끌어 나가는 캐릭터들은 무엇이 있을까. 시간에 갇혀버린 캐릭터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사진=영화 '하루' 스틸컷

# ‘하루’(감독 조선호) 준영(김명민)

영화 ‘하루’ 속 준영은 딸의 생일 날 약속 장소로 향하던 중,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죽어있는 딸 은정(조은형)을 발견한다. 충격도 잠시,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딸의 사고 2시간 전으로 돌아가 있다. 어떻게 해서든 그 날의 사고를 막으려 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고 매일 딸이 죽는 지옥 같은 하루를 반복한다.

아무리 벗어나려 해봐도 뫼비우스 띠 같은 시간 속에 갇혀버린 준영은 갖은 방법으로 딸을 구하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준영은 초반 딸의 죽음을 목격한 후 통제 불능 상태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침착해지는 모습을 통해 감정의 완급조절을 나타낸다. 연기에 대해선 군더더기 없는 배우 김명민이 어찌 보면 궤변 같은, 같지만 다른 하루를 미묘한 차이로 그려내는 모습들에선 ‘역시’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 사진=영화 '더 폰' 스틸 컷

# ‘더 폰’(감독 김봉주) 고동호(손현주)

영화 '더 폰'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은 한 남자가 과거를 되돌려 그녀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단 하루의 사투를 그린 추격 스릴러다.

변호사 고동호(손현주)는 회식을 하느라 산부인과 의사인 아내 조연수(엄지원)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결국 밤늦게 귀가한 고동호는 잔혹하게 살해된 아내의 시신을 발견하고 폐인처럼 지낸다. “그때 전화만 받았으면 아내는 죽지 않았을 텐데”라고. 어느덧 아내를 떠나보낸 후 일 년이 지난 어느 날 거짓말처럼 아내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오고 거짓말처럼 아내를 잃었던 그 날로 돌아가 있다. 고동호는 1년 전의 시간에 갇힌 아내와 오직 휴대폰으로만 통할 수 있다. 동호는 결심한다. 아내의 1년 전 행적을 바꿔 아내를 구하겠다고.

눈빛만으로 절망감을 표현해내는 배우 손현주는 ‘더 폰’에서도 이를 잘 담아냈다. 아내를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과 급박함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표현해내며 극을 힘 있게 이끌어나간다.

▲ 사진=영화 '시간 이탈자' 스틸 컷

#'시간 이탈자‘(감독 곽재용) 지환(조정석)-건우(이진욱)

영화 '시간이탈자'는 결혼을 앞둔 1983년의 남자(조정석)와 강력계 형사인 2015년의 남자(이진욱)가 우연히 서로의 꿈을 통해 사랑하는 여자(임수정)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간절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감성추적 스릴러.

32년을 뛰어넘는 시간이지만 같은 외모를 지닌 여성을 사랑하는 지환과 건우는 서로의 꿈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고 기록물을 통해 일어날 사건이 단순히 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을 알게 된다. 각기 다른 시대에 살면서 꿈을 이용해 소통하고, 사랑하는 여자의 죽음을 막으려 모든 것을 건 사투를 벌이는 지환과 건우의 노력은 관객에게 긴장감을 선사한다. 더불어 절박한 사투 끝에 만나는 애절한 사랑은 장르물의 단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로맨스로 극을 아름답게 마무리한다.

김지영기자 b33151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