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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자이언티 "'양화대교'에 머물러있지 않았으면"

기사 등록 2017-02-0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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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기자]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음원강자' 자이언티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지난 1일 새 앨범 'OO'을 발매한 자이언티는 발매직후 타이틀곡 '노래'로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올킬했다. 이뿐 아니라 수록곡 '미안해', '영화관', '바람, '나쁜놈들', '코미디' 등 앨범 수록곡 7곡 모두 줄세우기에 성공했다.

이슈데일리는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더 블랙 레이블 사무실에서 자이언티를 만났다.

"반응이 뜨겁네요. 오랜만에 앨범이 잘돼서 정말 행복합니다.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에요. 제 얼굴이 보고싶어서 검색하시는 건 아닌 것 같고(웃음). "

무엇보다 자이언티는 주요 음원 실시간 차트에서 장기롱런중이었던 tvN 드라마 '도깨비' OST의 독주를 막았다.

"실시간차트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냐는 의미가 없어진 것 같아요. 앨범 발매 전 음원강자들과 엄청난 드라마 OST들이 빽빽히 있는 차트를 보면서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생각으로 앨범을 냈어요."

이번 앨범 'OO'는 자이언티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개성 강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자유로우면서도 부담없는 멜로디의 음악들로 채워졌다. 특히 독특한 앨범명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앨범명인 'OO'은 저의 시그니쳐이자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안경'을 상징해요. 또 저의 '시야', '시각'을 표현하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사람들과 저와의 교집합을 의미하기도 하죠. 그래서 앨범명 'OO'은 벤다이어그램 모양이기도 해요."

그의 대표곡이자 히트곡인 '양화대교', '꺼내먹어요'등에서 느낄 수 있듯이 자이언티표 음악의 힘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는 '진심'을 담으려 노력했다.

"이번 앨범에선 살아있는 동안 제가 보고 듣고 느낀 경험들을 담으려 했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 곡 전반적으로 어두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직접 앨범 소개를 쓰려고 했는데 딱 한줄 밖에 못 쓰겠더라고요. '최근의 생각들을 담았습니다'(웃음)."

타이틀곡 '노래'는 혼자만의 일기를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됐을 때의 기분이 어떨지 상상하며 쓴 곡. 자이언티와 쿠시가 공동으로 작곡했다. 특히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라는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후렴구 가사는 당연히 농담이죠. 유명해졌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자전적인 가사를 쓰는 것이 저의 아이덴티티인데, 제 이야기를 쓰다보니깐 기분이 싱숭생숭해질 때도 있더라고요. 혼자만 아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알고 따라 부르고, 누군가는 그런 것들로 놀리기도 하고요.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조금 당황스럽고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하죠. 나 혼자 알고 싶었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에서 오는 복잡한 심정들을 반영한 곡입니다."

타이틀곡 '노래' 외 자이언티는 수록곡 중에선 '바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바람'이란 곡을 썼을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시기였지만 동시에 어려웠던 시기였어요.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기도 했고, 사람들의 관심이 힘들었어요. 그 당시의 그런 힘든 마음이 복받쳐서 썼던 곡이죠. 저의 이야기를 썼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은 늘 뭔가가 되어주길 바라잖아요.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상사', '좋은 학생'. 그런 '바람들'에 대한 부담감이 누구에게나 있을거라 생각해요."

또 수록곡 '미안해'와 '콤플렉스'에는 빈지노와 빅뱅의 지드래곤이 각각 랩 피처링으로 참여해 발매 전 부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말 사랑하는 두 아티스트라는 게 함께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에요. 감사하게도 둘 다 너무 흔쾌히 함께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제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피처링을 해주신 두 분 파트는 너무 좋아요. 트랙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많이 공들였고 후회 없이 작업했어요."

자이언티는 지난해 3월 아메바컬쳐에서 현재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앨범은 자이언티가 YG를 대표하는 프로듀서 테디의 '더블랙 레이블'에 합류 후 1년여 만의 첫 앨범이기도 하다. 이적 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이직을 결심한 첫번째 이유는 다양한 경험과 배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뮤지션으로서 더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두 번째는 아메바컬쳐에서 함께 작업하던 동료들이 그대로 지금의 더 블랙 레이블로 왔어요. 회사가 자연스럽게 생긴거죠.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새로운 환경이라고 해서 달라진 점은 별로 없어요.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같고, 작업환경도 비슷해요. 더 블랙 레이블에 오면서 저의 음악이 많이 바뀌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이번 앨범을 들으셨다면 제가 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해 분명히 느꼈을 거라 생각해요."

'음원강자', '음원깡패'외 자이언티의 또다른 수식어는 '히트곡 제조기'다. 그만큼 그는 싱어송라이터로서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그의 주옥같은 명곡들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걸까.

"목 위까지 차올라서 나오는 노래가 대부분이에요. '이 말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라고 해야할까요. 평소에 경험이나 느낌들에 대해 메모를 많이 해요. 자다가도 메모하고. 그런 기록들의 파편들이 노래로 완성되기도 하죠. 나 혼자 알기 싫은 뭔가가 됐을 때, 작정하고 노래를 만들어요."

그의 대표곡 '양화대교' 역시 그의 끊임없는 노력과 고민들의 흔적으로 탄생한 곡이다.

"'양화대교'를 발표하기 전 '자이언티는 감탄은 주지만 감동을 주긴 어려운 아티스트다'라는 댓글을 본 적이 있어요. 그 댓글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죠. 그 댓글대로 이전엔 정말 '감탄'을 자아내고자 했던 것 같아요. 이전엔 '감탄'을 자아낼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던 거죠. 그 이후에 오랜 슬럼프를 겪은 후 '양화대교'가 나왔어요. 그 곡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고 감동을 받았다는 걸 알았을 때, '공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아이러니하게도 자이언티에게 '양화대교'는 '콤플렉스'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앨범의 수록곡 '콤플렉스'에 '전화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특히 너네 양화대교 지나갈 때/그래그래 그 노래 좋아해/근데 그 다리가 뭔 상관인데'라는 가사로 그런 그의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양화대교'는 저에게 큰 기회를 준 곡이고, 저의 대표곡이자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기도하고요. '콤플렉스'라는 곡에 '양화대교'라는 가사를 넣은 건 재미를 위해 쓴 것도 있지만 듣는 분들이 '양화대교'라는 곡의 단면만 보고 저의 음악, 이미지 등이 그 곡에 머물러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어요."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수정기자 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