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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보통사람' 격변의 시대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 현 시대의 아픔-공감 비출까

기사 등록 2017-02-2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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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슈데일리 한동규 기자
[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특별한 시대를 살아가던 보통 사람들은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1980년대 국가에 의해 통제받던 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인물이 국가가 주도하는 사건과 얽히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의 제작발표회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봉한 감독과 배우 손현주, 장혁, 김상호, 라미란, 지승현이 참석했다.

영화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를 관통할 80년대의 휴먼드라마를 선보일 김봉한 감독은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거창한 답론이 아니라 혼돈의 시대인 80년대를 살아가며 상식을 지키려고 했던 남자의 이야기를 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몇십년 전 오래된 시대를 그리는 작품이지만 영화 속 내용이 마냥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감독은 "가만히 돌아보니 그 때나 지금이나 뭐가 크게 달라졌는지 모르겠더라"면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현재를 반추해볼 수 있지 않을까’해서 끌고 왔다"고 작품이 가진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 사진=이슈데일리 한동규 기자
영화에서 가족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누리면서 살다가 뜻하지 않은 국가적 사건에 휘말리게된 성진을 연기한 손현주는 사실 스릴러 장르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여주고는 했다. 영화 '숨바꼭질'(2013)로 56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입지를 다졌던 그는 '악의 연대기'(2015) ‘더 폰'(2015)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손현주 장르'라는 新 스릴러 장르를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 손현주는 긴장감보다는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을 찾아낼 예정. 그는 "이 전에는 스릴러 장르가 재미있어서 작품을 많이 선택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80년대 아버지들의 모습을 오롯이 그려내며 휴머니즘적인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런가하면 손현주는 영화에서 캐스팅 디렉터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고 한다. 김봉한 감독은 "제가 하자고 했을 때는 망설이셨던 배우 분들이 손현주 선배님이 하자고 하니까 출연 결정을 해주시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손현주의 아내로 함께 호흡을 맞춘 라미란은 "100% 손현주 선배님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답해 그에 대한 깊은 신뢰를 표현했다.

해당 영화는 보통 사람 성진과 국가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일처리를 하는 안보부 실장 최남규(장혁)를 중심으로 갈등관계가 흘러갈 듯싶었다.

▲ 사진=이슈데일리 한동규 기자
현재 OCN 드라마 '보이스'에서 정의감 넘치는 형사로 분해 강렬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장혁이 이번 작품에서는 악역으로 파격변신을 알렸다. 감정을 최대한 절제시키고 서늘한 눈빛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인물. 장혁은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 다른 성향의 캐릭터라 좋았다"면서 "손현주 형님이 가고자 하는 길을 계속해서 막는 벽 같은 역할을 맡았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특히 장혁은 그 시대를 살아가던 일그러진 애국심을 가진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해 손현주마저 긴장시켰다. 손현주는 “장혁씨가 나온 순간부터 많은 연기자들이 긴장했다. 장혁씨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덧붙여 그의 연기에 극찬을 표했다.

▲ 사진=이슈데일리 한동규 기자
함께 출연한 배우 김상호와 지승현도 시나리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진실을 좇는 기자 재진을 연기한 김상호는 "대본이 잘 넘어가면 작품을 하는 편"이라며 "특별한 시대를 바라보는 보통사람의 시선이 결국 소용돌이를 일으키게 되는 그런 이야기가 좋았다. 시나리오를 받고 너무 행복했다"고 말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영화 출연자들은 전반적으로 보통의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배우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김봉한 감독이 영화에 담아내고자 하는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이해가 가는 캐스팅이었다. 특히 무엇보다 연기력으로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여 있기에 영화에서 얼마나 치열한 연기 전쟁을 펼칠지도 기대됐다.

김봉한 감독은 "시나리오는 사실 인물들이 문자로 돼있다. 그런데 이 배우 분들이 옷을 입어주시니 문자도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더라"면서 "제가 그리고 싶었던 땀 냄새나는 사람으로 완벽하게 변신해줘서 고마웠고, 스크린을 통해서도 이 배우들의 땀 냄새가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배우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캐스팅이 완료되고 '현장에서는 내가 할 일이 없겠다. 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 사진=이슈데일리 한동규 기자
김봉한 감독의 말처럼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100% 이상으로 소화했다. 손현주의 적극 추천을 받아 출연한 라미란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존재하는 이유를 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과감하게 대사를 없앴다.

라미란은 "처음에는 주옥같은 대사들이 많았는데 성진에게 결핍을 주고 무게감, 책임감을 조금 더 실어주기 위해 '말이 없으면 어떨까요'라고 제안을 드렸다"고 이유를 전했다. 라미란의 연기 열정으로 탄생한 새로운 캐릭터가 극에 어떤 요소로 작용될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 외에도 배우들과 감독은 영화 배경인 80년대를 표현하기 위해 연출, 소품 등에 세심한 관심을 쏟아부었다. 모든 배우들이 감독과 작은 소품하나 옷 스타일, 헤어스타일까지 의논을 거듭한뒤 각자의 캐릭터가 묻어나는 외형을 완성시켰다.

이 작품은 사실 감독이 13년 동안 간직해온 작품이었다. 그 사이 시대상황도 70년대 80년대를 거치며 변화했다. 그렇기에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일터였다. 세심한 소품, 연출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13년의 기다림이 작품 안에 그대로 담기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것만 같았다.

김봉한 감독은 "13년 전부터 쓰기 시작한 이 작품을 영화화 한다고 했을 때 미쳤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세상이 바뀌니까 이런 감개무량한 날도 오게 됐다"고 심정을 표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다. 좋은 점이 있다면 배우 분들 덕이고 모자란 점이 있다면 제 몫이니까 저를 혼내주시면 달갑게 받겠다"고 마지막 당부의 말을 전하며 제작발표회를 끝마쳤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현재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에게도 많은 의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의와 신의 그리고 평범한 행복들이 시대 상황에 가로막혀 좌절되는 상황들이 시간을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특별한 시대를 살아가던 보통 사람들의 더 특별한 이야기를 다룬 ’보통사람‘은 오는 3월 개봉한다.

안예랑기자 yrang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