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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 김윤석X염정아X김소진, ‘미성년’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영화

기사 등록 2019-03-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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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박스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믿고 보는 배우’ 김윤석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1987’, ‘검은 사제들’, ‘추격자’등 화려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그이기에 대중들은 벌써 큰 기대를 품고 있다. 영화 ‘미성년’은 김윤석이 ‘믿고 보는 감독’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기 위해 내딛는 첫 발걸음이다. 배우 경력 20년이 넘은 그에게도 이번 도전은 간절하고도 떨렸다.

영화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사건에 대처하는 아이와 어른의 시각을 통해 인물 각각의 내면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했다.

김윤석 감독은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서 하는 창작극 워크 샵에서 처음 ‘미성년’을 만났다. 젊은 작가와 연출자들이 옴니버스로 발표회하는 형식이었는데 그때 반했다. 특히 주리와 윤아라는 캐릭터에 마음을 뺏겨 ‘미성년’이라는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것이다. 동명 연극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것은 아니다. 직접 그때 작가를 만나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고 작가분과 3년정도의 시나리오 제작과 수정의 작업을 거쳐 만들어낸 작품이다”라며 ‘미성년’ 영화 제작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연극 연출은 했었지만 영화 연출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다. 이제 50살 이 넘은 나이에 첫 작품을 한 것이 어떻게 보면 너무 늦었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 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로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다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것이고 귀한 배우 분들에게도 좋은 결과를 드릴 수 없었을 것 같다. 시작하기전에 겁도 많이 났고 주저하기도 했다. 하지만 용기있게 선택한 제 선택에 후회없다”며 감독 데뷔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영화 ‘추격자’, ‘황해’로 친분을 쌓은 하정우는 김윤석보다 감독데뷔를 먼저 했다. 김윤석은 “이번 작품에서 감독과 배우 두 역할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하정우가 존경스러웠다. 나는 ‘미성년’에서 많은 배우들과 분량을 나눠서 할 때도 힘들었다. 하정우는 영화 ‘허삼관’에서 큰 비중을 맡은 것과 동시에 감독까지 한 것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배우와 감독 같이 하는 작품은 되도록이면 안하고 싶다. 감당하기 힘들었다. 앞으로는 메가폰만 잡던지 연기만 하던지 둘 중 하나만 하겠다”며 하정우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다.

‘미성년’은 개봉 전부터 김윤석, 염정아, 김소진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참여해 많은 이목을 끌었다.

염정아는 극 중 남편의 비밀을 알고 충격이 크지만 딸을 위해 담담한 척 참아내는 영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공교롭게도 전작 ‘완벽한 타인’과 ‘SKY 캐슬’에서 엄마 역할을 맡았던 염정아는 “이번 작품에서는 모정보다는 영주라는 여성자체에 집중했다. 물론 아이가 삐뚤어질까봐 걱정되기도 했지만 여자의 절실함이 ‘미성년’에서는 더 잘 나타나도록 연기했다”며 지금까지의 역할과 차이점을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이 늘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사실 첫 촬영 때는 너무 긴장을 했다. 감독님이 모니터로 제 속까지 꿰뚫어 볼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그런데 첫날이 지나니까 오히려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현장이라고 느꼈다. 감독님이 배우이다 보니까 배우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주신다. 현장이 너무 편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며 김윤석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였다.

연극 무대를 통해 견고한 연기력을 다져온 김소진은 영화 ‘더킹’과 ‘마약왕’ 등의 화제작으로 신뢰도 높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가 영화 ‘미성년’에서는 겉으론 강해보이지만 속은 한없이 여린 미희 역으로 분해 또 한번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소진은 “김윤석 선배를 사적으로 본 적 없었다. 작품 때문에 처음 만나게 됐는데 선배와 후배, 감독과 배우의 느낌이 아니라 그냥 김윤석이라는 사람과 김소진이라는 존재로 만난 것 같았다. 내 모습 그대로에 대해 대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편했다. 선배님은 삶을 살아감에 있어 진중하고 진지하신 분인 것 같다. 그래서 현장에서 배려도 많이 받고 존중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들이 영화에도 담긴 것 같다. 따뜻한 에너지가 영화를 통해 잘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며 김 감독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을 동시에 표했다.

김윤석 감독은 두 배우가 자신의 첫 연출작에 참여해준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그는 “염정아 배우의 ‘범죄의 재구성’, ‘장화홍련’과 같은 빛나는 작품들 중 ‘오래된 정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염정아 배우의 진가를 이번 작품을 통해 한번 더 보여드리고 싶었다. 김소진은 단역일때부터 눈여겨 봤다. 영화 ‘초능력자’에서 커피 배달하는 사람으로 짧게 나왔는데 그 모습을 보고 굉장히 독특한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로 계속 지켜봤다. 김소진이라는 배우의 느낌이 미희와 잘 어울릴 것 같았고 바로 연락해서 만났다. 두 배우 모두 흔쾌히 참여해주겠다고 해서 기쁘고 감사했다”며 두 배우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두 명의 신인 배우가 영화 ‘미성년’을 통해 공개된다. 50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김혜준과 박세진 배우. 그들에게 '미성년' 출연은 엄청난 기회였다. 김혜준은 “오디션 합격 소식을 받았을 때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락받고 버스에서 울면서 집에 갔다. 강남구청에서 서대문구까지 한시간 정도 울었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가족이랑 돼지 갈비 먹었다”며 감격스러웠던 당시를 회상했다.

박세진 역시 “연락을 기다리기까지 일주일 정도의 시간 걸렸다. 기다리면서 매일 합격하는 꿈과 불합격하는 꿈을 꿀 정도로 신경쓰였다. 결국에는 위염에 걸릴 정도로. 그렇게 원하던 합격 전화를 받고나서는 꿈인 것 같았다. 현실로 와 닿지 않았다. 3일정도 지나니까 날아가고 싶었다.”며 아직까지도 그 순간을 잊지 못했다.

이 둘에게 김윤석 감독의 오디션 방법은 조금 독특했다. 김혜준은 “잠깐 대화하는 오디션과 다르게 감독님과는 한 시간 정도 일대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할 정도로 깊은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기존의 오디션 보다 좀 더 편하게 임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이에 김윤석 감독은 “오디션이라는 것이 동전의 양면 같다. 나도 무수히 많이 떨어져봐서 안다. 그러한 과정들을 겪다보니 응시자가 떨지 않고 진가를 다 보여줄 수 있는 오디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 결과 내가 선택한 방법은 대화였다. 응시자와 만나 오랜 시간동안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 사람에 대한 느낌과 생각, 이미지를 알고 싶었다. 그렇게 보석같은 두 배우를 만난 것이다. 오디션을 보러온 사람들 중에는 김혜준, 박세진 말고도 재능있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캐스팅 오디션이다보니 이미지에 맞는 배우들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자리를 빌어 많이 오디션 보러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인사 전하고 싶다”며 지금도 배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감독, 배우 모두가 온몸을 다 바쳐 완성한 영화 ‘미성년’이 관객들에게 만족, 감동을 선사하고자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불륜’이라는 주제를 세 명의 성년과 두 명의 미성년의 시선으로 다채롭게 그려낸 영화 ‘미성년’은 영화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전하고자는 감독의 의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윤석 감독은 ‘미성년’을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영화라고 표현했다. 2019년 봄 가장 신선하고 기발한 화제작의 탄생을 알리는 영화 ‘미성년’. 오는 4월 개봉.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