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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추리의 여왕’ 권상우 “주·조연 상관없이 작품 하고 파”

기사 등록 2017-06-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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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수컴퍼니 제공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무려 3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다. 2014년 방송된 SBS 드라마 ‘유혹’ 이후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배우 권상우. 그는 최근 종영된 KBS2 드라마 ‘추리의 여왕’에서 최강희와 티격태격 ‘케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솔직 담백한 입담으로 인터뷰를 이끌어갔다. 예정된 시간이 한 시간 남짓이라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너무 즐거웠던 작업이었다. 3개월 동안 발 다친 것 외에 아무 탈 없이 촬영했다”라며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작품이었다”라고 말문을 이어갔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파트너인 최강희와 찍는 신들 모두 즐거웠죠. 강희씨가 너무 열심히 애착가지고 하셔서 저도 힘내서 촬영했어요. 감독님 두 분도 성격 좋으시고, 착하신 분들이었어요. 마찰이 전혀 없었죠. 하길 잘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복귀는 성공적이었다. “예전에는 ‘권상우 왔네’라는 반응이었는데, 어딜 가든 사인 받고 사진 찍자는 반응으로 바뀌었다”라면서 권상우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특히 ‘추리의 여왕’ 최종회에서는 시즌2를 예고한 결말로 마무리됐는데, 그는 시즌2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시즌2를 생각하진 않았는데,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했어요. 감독님이 ‘아쉬운 게 있었다면 시청률에 대한 욕심도 있으니까 보완해서 (시즌2) 하시죠’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셨어요. ‘최강희가 한다고 하면 할게요’라고 했죠. 하하. 종방연에서도 KBS 관계자들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사진=수컴퍼니 제공
‘추리의 여왕’은 경찰을 꿈꿔 온 주부와 열혈형사가 각기 다른 수사 방식과 협업으로 완벽한 파트너를 이뤄 추리해나가는 내용이다. 극중 권상우는 마약견이라 불리는 마약반의 에이스 열혈형사 하완승을 맡았다.

앞서 권상우는 성동일과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을 통해 추리 콤비 호흡을 맞췄고, 영화 ‘탐정2’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비슷한 이야기, 설정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 걱정은 없나’는 질문에 “전혀 다른 작품이다”라고 답했다.

“‘추리의 여왕’에 출연하면서 전작들과 엮어서 얘기하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할 때는 전혀 다른 작품이에요. 유쾌한 역할이다 보니까 다른 작품에서는 다른 색깔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죠. CP님께서 ‘추리의 여왕’ 시놉시스를 주면서 ‘읽어봐’라고 하셨어요. 다음날 가족여행을 가는 날인데 읽어보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또 유설옥 역에 최강희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잘 어울리는 거예요. 출연을 결정하고 바로 시작하게 됐죠.”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여주인공 유설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완승 역을 맡은 권상우는 그를 돕는 역할이기도 하다.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 가는 전개이기 때문에 자신의 분량 걱정은 없었을까.

“예전부터 분량을 신경 쓰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특히 완승이는 적게 나와도 잘 보이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제목이 ‘추리의 여왕’이라고 해서 그런 것은 전혀 없었어요. 남녀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작품이죠. 촬영만 잘 된다면 그게 좋은 거니까요.”

그러면서 권상우는 최강희와 호흡에 대해 완벽했다고 말했다.

“최강희랑 부딪히는 역할이에요. 초반 현장에서 자유롭게 애드리브가 나왔죠. 최강희에게 받아 넘어오는 리액션이 너무 재밌었어요. 최강희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강한 사람이에요. 제부도에서 촬영할 때 1km 넘게 뛰었는데도 싫은 소리 안하는 모습을 보고 ‘참 좋은 배우다’라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 저런 태도를 가진 배우는 최강희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 사진=수컴퍼니 제공
권상우는 한류의 지평을 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1년 드라마 ‘맛있는 청춘’으로 데뷔한 그는 이후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와 한류바람을 일으켰고,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남녀노소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두 작품 속 이미지가 컸던 탓일까. 14년이 지난 후 ‘추리의 여왕’을 통해 ‘인생캐릭터’를 얻은 그다.

“인생캐릭터를 만났다고 하니까 기분 좋고 힘이 됐어요. 대박난 작품은 아니지만 이 작품을 통해 ‘권상우가 있네’라는 느낌을 받고, 전해준 것 같아요. 부지런히 작품을 할 생각이에요. 당연히 유명한 작가님, 감독님이 하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고 싶지만 그런 것보다는 2~300만이라도 배우가 보이는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죠.”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계기는 ‘결혼’을 하면서부터란다. 그는 2008년 손태영과 결혼해 어느덧 결혼생활 9년차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어엿한 두 자녀의 아빠고, 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는 과거보다 앞을 보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다른 것을 계발하고 보여줘야겠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과거보다 앞을 보게 됐죠. ‘과연 몇 년 동안 주인공 할 수 있을까’ ‘앞으로 몇 년 뒤의 행보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죠. 일을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작품하고, 좋은 작품을 만났을 때 캐릭터가 괜찮다면 주 조연 상관없이 즐겁게 하고 싶어요. 그때까지 치열하게 작품하고 싶어요.”

“저는 ‘외톨이 배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또래보다 데뷔가 늦었죠. 연극영화과를 나온 배우도 아니고, 운이 좋아서 데뷔하자마자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에요.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 시기질투가 많았어요. 배제도 많이 당했고요. 배우들을 보면 흥망성쇠가 있어요. 영화만 하는 배우가 아니라, 영화판에 가면 외톨이 같았고, 해외활동을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공백기를 가지게 됐죠. 그러니까 외톨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협업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니까 콤플렉스를 가지고 일했죠. 단점이 많으니까 다른 걸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권상우는 1년에 한 번씩, 꾸준히 대중 앞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탐정2’를 시작으로 한 편 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롱런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때다.

“계속 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순재 선생님처럼. 신인 때 ‘서른 살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이런 말을 한 적 있어요. 어리석은 생각이었죠. 될 수 있다면 치열하게 하고 싶어요. 앞으로 영화 두 편을 더 촬영해요. ‘탐정2’는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고, 끝난 다음 영화 한 편을 더 할 예정이에요. ‘추리의 여왕’ 캐릭터에서 조금 벗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작품이니 기대해주세요.”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