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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백두산’ 이병헌 “팬들이 내 작품 안 보고 싶어할 때까지 연기할 것”

기사 등록 2019-12-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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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병헌/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황고은기자]배우 이병헌이 재난 블록버스터 ‘백두산’으로 연말 극장가를 찾았다. ‘내부자들’(2015), ‘마스터’(2016), ‘남한산성’(2017), ‘미스터 션샤인’(2018) 등 매 작품 새로운 변신을 시도해온 그는 ‘백두산’을 통해 데뷔 이후 첫 북한 요원 캐릭터에 도전했다.

본지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 덱스터픽쳐스 제작)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과 이야기를 나눴다.

19일 개봉한 영화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병헌은 극중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다음은 이병헌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이후의 작품이다. 최근 어떻게 지냈나.

"올해는 제법 쉬었다. 최근 '남산의 부장들'과 '백두산'을 연이어 촬영한 뒤 쉬고 있다. 쉴 때는 식구들하고 미국에 있었다. 여행도 하고, 촬영하면서 못 봤던 친구들과 식사하고 술도 한 잔 했다. 그 동안 못 봤던 영화도 봤다.”

-‘백두산’에 출연하기로 마음 먹은 계기는 무엇인가?

"이렇게 볼거리가 풍성한 재난영화에 ‘버디무비’같은 매력이 있는 점이 다른 보통의 재난 영화와 차별화된 점이라고 생각했다. 하정우씨와 케미가 잘 맞으면 재밌게 촬영할 것 같았다."

-완성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했나.

"드라마가 중심인 영화는 대충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배경이 다 바뀐다. 배경이 중요한 영화라 시사회 하기 전날에 어떤 식으로 나올지 상상했다. 그만큼 CG가 중요한 성격의 영화이기 때문에 더 조마조마했다."

▲ 배우 이병헌/BH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중 카메오로 전도연이 아내 역할로 출연한다. ‘협녀:칼의 기억’ 이후 4년만에 재회인데, 연기 호흡은 어땠나.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연기하기 어렵고 중요한 씬이었는데 순조롭게 촬영했다. 캐스팅 소식은 도연씨가 오기 며칠 전에 알게 됐다. 그렇게 좋은 배우가 카메오로 출연해주는 것도 놀라웠다. 좋은 작용이 됐던 씬인 것 같다. 리준평의 전사에 대한 레이어가 더 쌓이게 되고, 진지한 장면들이 좋았다고 해주더라. 다행이었다.”

-‘백두산’에서 연기하는 장면의 배경은 북한이다. 촬영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대부분 눈앞에 없는 걸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대신 그게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인지하고 연기해야 했다. 춘천에는 야외세트가 많았다. 실내 세트도 여러 군데 있었다. 실내 세트 아니면 허허벌판이었다. 실내 세트는 먼지가 엄청 많다. 바깥에서도 재를 뿌리느라 숨을 쉬기 힘들었다.”

-극중 북한 사투리부터 러시아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 연기를 펼친다. 부담은 없었나.

"부담을 느끼고 시작했다. 북한 사투리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중국어가 가장 힘들었다. 생소하더라. 북한이나 목포 사투리는 우리말이니까 억양이나 리듬의 법칙을 연습했다.”

▲ 배우 이병헌/BH엔터테인먼트 제공
-제작비 260억을 들인 ‘백두산’은 개봉 전날 언론시사회를 열 만큼 후반 CG 작업에 공을 들였다. 그럼에도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연말에 개봉하는 블록버스터,오락 재난물로써 스케일과 재미, 볼거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사회 직전까지 이 영화가 어떨지에 대한 감이 별로 없었다. 내 연기와 상대방과 호흡 맞춘 것만 알았다. 이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cg와 음악이 후반부에서 어떻게 끝냈는지 몰랐다. 개인적으로 시사회 끝나고 ‘어마어마한 규모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감독님이 너무 촉박한 시간 안에 많은 CG 작업을 해야 해서 시사회 이틀 전까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CG 전문가가 아니라서 아주 디테일하게는 모르지만 보름만 더 주어졌으면 싶었다.”

-백두산 1차 폭발 장면의 촬영은 강남역에서 진행됐다. 서울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에서 촬영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초반 10분 정도에 강남역에서 건물이 무너지는 씬에서 많이 놀랐다. ‘영화가 힘 있게 시작하는구나’ 싶더라. 그 부분의 CG를 굉장히 신경 많이 쓴 것 같았다. 물론 CG라는 게 전혀 안 느껴지다가 갑자기 CG라는 게 느껴지는 지점도 있었다."

-내년이면 연기인생 30년이다. 이번 한 해를 돌아본다면?

"팬들이 내가 하는 작품을 그만 보고 싶어할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 올해 연말은 '백두산'을 보면서. 연초는 '남산의 부장들'을 보면서 시작하는 게 어떨까 싶다. 올해는 3분의 1 일하고 3분의 2 쉴 수 었었던 여유 있는 한 해였다. 이제 또 남은 휴식이 있다면 충분히 에너지를 비워낼 건 비워내고 새로운 에너지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 할 계획이다.”

황고은기자 sukidayo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