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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으로 감성터뜨리기]'남과 여' 감성행 19, '짙은' 편

기사 등록 2016-08-09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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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 성찬얼 기자]'남과 여-감성행'은 인디음악 곡들을 남과 여의 관계를 통해 추천하고자 한다. 화려한 대중음악과는 다른 매력으로 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명곡들을 이야기와 함께 접해본다. <편집자주>

이번 열아홉 번째 편은 ‘짙은’의 명곡들을 집중탐구하고자 한다.

# 'TV Show'

그여자의 감상- 짙은의 대표적인 노래지. KBS2 드라마 '프로듀사' OST로 등장했었는데...! '기억들은 버라이어티 남은 슬픔은 리얼리티'이라는 가사 압권. 버스 안에서 이 노래 듣고 있으면 뭔가 드라마 주인공 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고 지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어. '아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 그런 기분.

그남자의 감상- 난 사실 이 노래 들으면 약간 징그럽다는 생각도 든다? 나쁜 건 아니고 정말 교묘한 마음을 주는 음악이거든. 외로운 건가, 아니면 이미 적응해버린 건가 싶은. 영화 '트루먼 쇼'가 생각나기도 하고, 정말 당연하게 사소한 감정들까지 공유하는 요즘 시대에 이 'TV Show'가 주는 감정은 더 귀한 것 같아. 결코 외면하지 못할 내면을 다시 들여다보게 해주니까.

# '별, 달, 밤'

그여자의 감상-제목이 참 예쁘다. 그치? 한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곡인 것 같아. 제목도 그렇지만 짙은 노래 중 가장 독특한 곡이거든. 2008년도 발표한 짙은의 첫 번째 정규앨범 속 숨은 진주.

그남자의 감상-되게 이상하게 난 이 노래가 너무 예뻐. 가사도 참 반복적이고 중간에 이펙터 소리를 빼면 곡 구성도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데 그 안에 담긴 정서가 진짜 복합적이잖아. 무엇보다 지난 시간에 대한 회한을 이런 가사로 풀어냈다는 게 정말... 짙은의 감성이 그대로 느껴졌어.

# 'Secret'

그여자의 감상-나 곧 제주도로 여름 휴가 떠나는 거 알지? 이 노래 꼭 제주도에서 드라이브 하면서 들을거야.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지 않아? 오늘만큼은 고민도 생각도 비밀도 다 털어버려라고 말하는 것 같아. 도입부만 들어도 설레는 노래 중 하나.

그남자의 감상- '달콤한 향기에 이토록 슬픔이 깃들어'.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이 노래의 제목인 'Secret'은 우리 모두가 각자 품고 있는 슬픔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어. 서로 아픔을 품고 있는 걸 알면서도 모른체 해도 사실 그게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 그저 암묵적으로 외면해주는 거뿐이지. 그래서 그렇게 마냥 슬픈 노래 같지 않아. 오히려 공감하고 다시 힘을 내게 해주는 곡이야.

# 'Feel Alright'

그여자의 감상- 아이돌은 데뷔곡이 그 아티스트의 첫 인상이 되잖아. 하지만 인디가수는 조금 다른 것 같아. 데뷔곡이 첫 인상, 첫 느낌을 준 곡이 되진 않잖아. 각자 이 인디가수를 알게 된 곡이 다르니깐 말이야. 나에게 짙은은 'Feel Alright'가 첫 느낌이고, 첫인상이야.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 이 노래 들으면서 참 많이 위로가 됐어.

그남자의 감상- 이걸 내가 어디선가 듣긴 했는데, 제목을 몰랐어. 근데 네가 추천해줘서 들어봤는데 그게 이 곡이더라. 되게 기뻤어, 꼭 다시 듣고 싶었거든. 무슨 말이 필요할까. 기타 선율에 입혀진 짙은의 목소리, 그리고 'You make me feel alright'이란 가사. 힘들 때면 꼭 찾게될 노래야.

# 'Hero'

그여자의 감상- 너에게 '히어로'는 누구야? 난 이 노래를 들으면서 엄마가 정말 많이 떠올랐어. 자주 듣는 곡인데도 힘든 날이면 새삼 울컥하기도 해. 다들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이 노랠 듣겠지? 짙은의 감성이 새삼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그남자의 감상- 이 노래가 인상적이었던 건 딱 듣자마자 노래의 감정이 와닿았어. 짙은은 이 노래에서 '잘 불러야지' 같은 마음이 전혀 없었던 거 같은 느낌이랄까? 정말 있는 힘껏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줄 '그대'를 찾는 심정이 느껴져서 가끔 방에 멍하니 누워서 반복재생하는 곡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