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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외로운 사람들이 솔직하고 애틋해지는 시간 '커피 메이트'

기사 등록 2017-02-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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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외로움에 익숙한 여자와 그 여자의 외로움에 공감하는 남자의 순수하고 애틋한 멜로영화 '커피 메이트'(감독 이현하)가 다가오는 봄 관객을 찾는다.

영화는 카페에서 우연히 커피를 마시게 된 남녀가 비밀을 공유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폭풍에 휘말리는 일탈 로맨스를 다룬다.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커피 메이트'의 제작 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이현하 감독과 배우 오지호, 윤진서가 참석했다.

이현하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커피 메이트'라고 지은 이유에 대해 "소울메이트를 연상시켰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다"고 말했다.

영화는 인생의 소울메이트가 된 두 사람이 카페에서 만나 정서적 교류를 이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현하 감독은 "통유리 하나만 있을 뿐인데 카페는 일상하고 분리되는 느낌을 준다. 어떻게 보면 도피 같기도 하고, 천국 같기도 하다"라며 "그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절대로 창밖을 넘어 일상까지 도달하지 않는다"고 카페를 배경으로 설정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그 자유로운 장소, 그 곳에서만 만남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며 "흔히 알고 있는 소울메이트와 틀리지 않다. 커피를 마시는 소울메이트의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커피 메이트'는 잔잔한 멜로 영화다. 이번 영화에서 상처와 외로움을 가지고 사는 가구디자이너 희수를 연기한 오지호는 "시나리오를 보고 외롭고 불쌍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면서 "그런 희수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에서 인영(윤진서)을 만나 서로 치유하는 과정이 좋았다"고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커피 메이트'는 오지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멜로 영화'다. 특히 전작 드라마 '오 마이 금비'에서 부성애 가득한 연기를 보여줬기에 이번 멜로 영화가 어색하지는 않았을까. 오지호는 밀도 높은 멜로 연기에 도전한 소감에 대해 "원래 연기를 시작할 때의 목표가 멜로배우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정적인 연기로 시작했었는데 중간에 로맨틱 코미디, 액션 연기로 장르를 바꿨다"면서 "목표를 잊어가던 찰나에 '커피 메이트' 시나리오를 보고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지호는 멜로 연기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멜로 연기는 누가 해도 어려울 거다. 그렇지만 40대가 되니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오지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윤진서는 이번 영화에서 캐스팅 1순위 배우였다. 이현하 감독은 출연을 결정해 준 윤진서에 대해 "윤진서씨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시나리오를 썼다. 운이 좋게도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바로 연락이 왔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더불어 "얼굴을 보고 있으면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배우"라면서 "윤진서씨가 없었다면 지금의 '커피 메이트'가 아닌 다른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라고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감독에게 극찬을 들은 윤진서가 연기한 인영은 좋은 집, 부자 남편을 두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영위하는 가정주부다. 삶에 부족함 없이 살아가던 그가 희수를 만나면서 자신도 몰랐던 부족한 감정들을 깨닫게 되고 삶에 대해 솔직한 시간을 가지게 된다.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에 윤진서는 " 인영의 감정이 정말 복잡하고 수많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입 밖으로 잘 꺼내질 않는다"면서 "그래서 표정이나 감정 변화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희수를 만나기 전의 인영, 만난 후의 인영이 다르다"면서 "인영이 변해가는 모습, 어린 아이같이 옛날로 돌아가 솔직해지는 모습과 다시 예전의 무감정했던 인영으로 변하는 모습을 확실하게 전하려고 노력했다"고 어려웠던 연기 과정을 밝혔다.

윤진서는 영화를 '신선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시나리오 자체가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영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시나리오 상의 플롯이나 대사가 기존의 영화에서 들어보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서 였다"고 답했다.

그는 "아무래도 배우이기 때문에 제가 말하는 대사에 감정을 이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보는 대사인데도 한 번에 이해가 가더라"고 대본의 완성도가 높았음을 전했다.

윤진서는 자신이 인영과 비슷한 또래이기 때문에 캐릭터가 느낄 갑갑함이나 공허함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추가로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가 쉽지는 않았지만 새벽녘에 읽고 나서 아침까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면서 "영화가 특이해서 독특한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하루, 이틀 만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작품을 선택할 당시에 대해 회상했다.

영화의 소재가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우려의 소리도 나왔다. 이에 윤진서는 "어떤 소재냐 보다는 영화적으로 신선했기 때문에 좋았다"고 간단한 답변을 남겼다.

또 기혼자를 연기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 딱히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지는 않았지만 남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면서 "제가 느꼈던 기혼 여성들이 원하는 사회적인 부분, 얼마나 갑갑하고 힘들었을까. 그런 부분에 대해 상상했던 것들을 감정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오지호도 윤진서 만큼이나 영화를 찍으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많은 듯 했다. 그는 "사실 멜로연기가 정말 힘들다. 대사 하나하나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커피 메이트'는 기존의 멜로 영화들과 달리 두 인물 사이의 육체적인 교류가 전혀 없다. 오지호는 "오히려 그런 부분이 정신적인 교류를 부각시켜 애틋한 로맨스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제가 봐도 굉장히 애틋하더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윤진서는 "작년 이맘때쯤 추운 겨울에 힘들게 영화를 찍은 것 같은데 여전히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다"면서 "감독님의 대사를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개봉을 하게 되서 정말 기쁘다. 재미있게 정성을 다해 찍었으니 재미있게 봐달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현하 감독 또한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나를 깨우쳐가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 고마울 것 같다"며 당부했다.

제작 보고회는 영화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종료됐다. 카페라는 제한적인 장소에서 담아내는 정신적 멜로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정신적 교류를 통해 드러나는 애틋함이 '불륜'이라는 소재가 줄 거부감까지 누르고 관객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 영화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남긴 시간이었다. 주연 배우 윤진서의 말처럼 독특한 플롯과 스토리를 담은 영화를 만나길 기대한다. '커피 메이트'는 오는 3월 1일 개봉한다.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안예랑기자 yrang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