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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암수살인' 김윤석x주지훈 치열한 수싸움 뒤 깊은 여운

기사 등록 2018-09-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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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유쾌한 한 방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접한 형사물과는 궤를 달리하는 여운을 남긴다. '암수살인'이란 낯선 범죄가 무책임한 우리사회에 쓸쓸한 경종을 울릴까.

1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 점에서는 영화 '암수살인' 언론시사회가 진행, 김태균 감독, 김윤석, 주지훈이 참석했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강태오(주지훈)와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실화극.

김윤석이 사건을 추적하는 김형민 형사 역을, 주지훈이 살인범 강태오로 분해 미묘한 심리와 수 싸움을 해나간다.

강태오는 구속되게 된 여자친구 살인사건을 인정하고 김형민에게 연락해 추가 범행을 털어놓는데, 결정적인 순간만 되면 얼굴색을 바꾸며 "형사가 시켰다"고 번복한다.

김형민은 범행 날짜, 장소, 시간까지 똑똑하게 기억하는 강태오가 분명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사건을 조사한다. 증거도, 목격자도, 그리고 시체도 없는 '암수살인'이기에 강태오의 말에만 의존해야 한다.

강태오의 수에 번번히 휘둘리는 것 같지만 김형민은 말한다. "차라리 내가 틀린거라면 다행이다. 나만 바보되는 것 아닌가." 누군가를 이기려고 하는 일도 아니다. 실종돼 생사를 모르는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위해, 억울하게 죽어간 피해자를 위해 김형민은 모두가 반대하는 사건과 마주한다.

'암수살인'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2012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조명한 사건이다. 김태균 감독은 암수살인이란 모티브를 따오긴 했지만 많은 걸 차용하진 않았다. 김태균 감독은 "영화는 새로운 창작을 통해 보여져야 한다. 작품을 통해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전달하려 구성했다. 강태오라는 괴물을 극적으로 만들다보니 실제 사건과는 별개로 극화된 지점이 있다. 모티브로 활용했을 뿐 그대로 갈 이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암수살인'이 그 동안 우리가 봐왔던 형사물과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 잔인한 장면이나 정의가 이긴다는 통쾌함도 없다. 씁쓸하지만 알아야 할 진실과 또 사건이 방치되도록 만든 무책임한 사회를 자각하게 된다. 김 감독은 "범인이 잡혀있는 이야기다. 물리적 에너지가 다른 영화들과는 달라야 한단 부담감이 있었다. 형민의 내재된 눈빛 안에서 전달되는 감정들이 다른 영화에서 보여지는 물리적 에너지 그 이상이 전달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접견실에서 자신의 범행을 이야기하는 태오, 진실에 도착하고 싶은 형민의 수싸움, 미묘한 심리 싸움의 영화의 고삐를 조인다. 처음의 호기심이 극 후반까지 유지되는 김태균 감독의 영리한 연출이 돋보인다.

김윤석과 주지훈의 대립 연기도 관전 포인트다. 그 동안 형사 역할을 많이 맡았던 김윤석은 조금 더 단정하고 스마트한, 인간적인 형사를 연기했다. 주지훈의 강렬한 연기 변신도 빼놓을 수 없다. 5~6kg를 증량하고 삭발까지 감행하며 강태오를 완벽하게 표현하려 했다. 캐릭터상 주지훈이 강렬하게 박히지만,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김윤석이 안정감있게 지지대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 김윤석은 '암수살인'이 가을에 개봉되길 바랐다고 한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만큼 가을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그의 바람대로 가을 극장문을 두드리는 '암수살인'이 관객들에게도 여운을 전할 수 있을까. 오는 10월 개봉.

유지윤기자 jiyoon225@